"요청 정당","무리한 요구"…영풍·MBK 계약서 공개 놓고 공방
2026.05.05 17:59
[고려아연·영풍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체결한 계약 서류의 공개 여부를 놓고 법정에서도 엇갈린 판단이 나오며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5일 고려아연 측 KZ정밀(케이젯정밀)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25-2부(황병하 한창훈 이균용 부장판사)는 장형진 영풍 고문이 경영협력계약 문서제출명령에 불복해 낸 즉시항고를 지난달 28일 기각했다.
앞서 고려아연 측은 계열사인 KZ정밀을 통해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맺은 콜옵션 계약 등이 담긴 계약서를 공개하라며 법원에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신청을 인용했는데 항고심 재판부 역시 MBK파트너스 측과 영풍의 계약 서류 일체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KZ정밀은 재판부가 계약서 중 아직 공시되지 않은 부분의 내용에 따라 영풍의 손해액이 달라질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계약 문서 제출 요청이 주주로서 정당한 감시권한 행사라는 점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는 2024년 9월 영풍, 장형진 영풍 고문 일가 등과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해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하고, 영풍 및 특수관계인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해서는 콜옵션을 부여받기로 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영풍이 MBK에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도록 콜옵션 계약을 체결해 배임 등 의혹이 있다며 장 고문과 영풍 이사 등을 상대로 9천300억원대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KZ정밀 관계자는 "1심에 이어 항고심 재판부도 영풍·MBK 경영협력계약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정했다"며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이 어떠한 조건과 방식으로 MBK 측에 이전될 수 있도록 설계됐는지, 이 과정에서 법인 영풍과 일반 주주의 이익이 훼손됐는지 여부를 주주대표소송에서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영풍 측은 KZ정밀이 별도의 소송에서 제기한 경영협력계약 문서제출명령은 1심에 이어 지난달 29일 항소심에서도 기각됐다고 밝혔다.
KZ정밀은 영풍이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이 영풍 이사들의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 위반,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위법행위유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이 소송 과정에서도 관련 계약 문서 제출을 요구하는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
영풍 측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이미 공개매수 신고서와 설명서 등을 통해 경영협력의 핵심 내용은 충분히 공시돼 있었다"며 "법원이 최윤범(고려아연 회장) 측의 과도하고 무리한 자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주대표소송에서 내려진 일부 문서제출명령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하며, 핵심 경영 전략과 영업상 중요 정보가 침해돼 영풍과 전체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boin@yna.co.kr
(끝)- [이 시각 많이 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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