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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화’로 질주하는 중국, 탄소 감축은 글쎄

2026.05.05 14:10

[표지이야기]중국 ‘제15차 5개년 계획’의 두 얼굴
전기화·재생에너지는 확대, 배출총량 통제는 빠져
2026년 3월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해 박수를 받고 있다. 12일 전인대 폐막식에서 ‘제15차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5개년 계획’이 승인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은 전기화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위기 대응 의지가 분명한지에는 우려도 나온다. 탄소배출총량 상한선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고, 석탄을 기저 전원(핵심 전원)에서 유연성 전원(보완 전원)으로 전환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석탄의 “청정하고 효율적인 사용”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의 재생에너지 확대가 탄소중립보다는 에너지 안보 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2026년 3월13일 ‘제15차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5개년 계획’(2026~2030년·이하 제15차 계획)을 발표했다. 5개년 계획은 중국 공산당이 1953년부터 5년마다 수립하는 국가 최상위 경제·사회 발전 계획을 담은 문서다. 향후 5년간의 경제와 산업정책, 사회와 기후정책 등을 망라한 핵심 청사진이다.

 

재생에너지 설비, 석탄 첫 추월


 

제15차 계획은 먼저 제14차 계획(2021~2025년)의 주요 성과에 대해 “녹색과 저탄소 전환 속도가 가속화됐고, 비화석에너지 발전 설비용량이 화석에너지 발전 설비용량을 넘어섰다”는 점을 앞세웠다.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석탄·가스 등 화석연료의 설비용량을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추월한 ‘에너지 전환’ 성과를 강조한 것이다. 중국 국가에너지국(NEA)의 자료를 보면, 2025년 중국의 총 발전 설비용량은 3890기가와트(GW)에 달해 전년 대비 16.1% 증가했다. 이 가운데 태양광발전 설비용량이 1200GW(전년 대비 35% 증가)로 석탄 추월을 주도했고, 풍력발전 설비용량도 640GW(23% 증가)를 기록했다. 석탄 중심의 화력발전 설비용량은 1500GW(6% 증가)였다.

제15차 계획에서 중국은 ‘탄소집약도’ 17%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다. 탄소집약도는 ‘1달러의 국내총생산(GDP)을 창출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말한다. 그 양이 적을수록 긍정적인 것으로, 한 나라의 경제구조가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작동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에너지 연구·컨설팅 업체 에너데이터(Enerdata)의 자료를 보면, 2024년 중국의 탄소집약도는 1달러당 0.4㎏이다. 영국 0.09㎏, 독일 0.12㎏, 일본 0.17㎏, 미국 0.2㎏, 한국 0.22㎏ 등에 견줘 높다.

중국은 제14차 계획 5년 동안 탄소집약도를 17.7% 감축했다. 목표치인 18% 감축을 달성하지 못했다. 영국의 기후·에너지 전문 매체인 카본브리프를 보면, 중국은 2024년 3월 이후 2년 동안 탄소배출량이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제15차 계획 발표 전에 관심을 모았던 ‘탄소 이중통제’ 시스템도 도입하지 않았다. 탄소 이중통제 시스템은 기존 탄소집약도(상대량) 목표에 탄소배출총량(절대량) 상한선 목표를 새로 도입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국제 기후환경단체 ‘350.org’는 중국의 제15차 계획에 대해 “불충분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이 계획은 중국이 탄소집약도 목표에서 절대 배출량 감축으로의 더욱 명확한 전환을 보여줄 것으로 널리 기대됐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않음으로써) 중국이 기록적인 재생에너지 보급을 어떻게 지속적인 배출량 감축으로 전환할지 매우 불확실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2030년 전기화율 35% 예상”


 

다만 중국은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전기화 수준을 높이는 계획은 차곡차곡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제15차 계획에서도 중국은 “최종 에너지 소비의 전기화 수준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중국전력협의회는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최종 에너지 소비의 전기화율이 약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데이터의 자료를 보면, 2024년 기준 중국의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7.4%로 한국(25.8%)·프랑스(25.6%)·미국(22.8%)·영국(21.3%)보다는 높고, 노르웨이(47.3%)·스웨덴(32.9%)·일본(31.3%)보다는 낮다. 세계 평균은 21%다. 중국에서는 이미 전기화에서 선진국들보다 앞서가는 수준을 보이는 것이다.

제15차 계획에는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총 에너지 소비에서 비화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25%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제14차 계획 21.7%에서 3.3%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제15차 계획에는 “신형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강력하게 육성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에너지저장장치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핵심’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에너지저장장치는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가 확대됨에 따라 전력망에 안정성을 보장해주기 위한 설비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을 반영했다.(‘전기차 충전 빠르다 했더니… 이란 전쟁서 돋보이는 중국의 에너지 맷집’ 참조) 중국 정부는 에너지저장장치 누적 설치 규모를 2027년까지 180GW로 설정했다. 이에 제15차 계획 기간 종료 시점인 2030년까지 에너지저장장치 설비용량은 300GW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후냐 안보냐 긴장 속 탄소 감축은 ‘글쎄’


 

중국은 제15차 계획 기간을 ‘탄소 정점’ 달성의 결정적 시기로 보고 핵심 분야의 탄소 저감 추진 계획도 세웠다. 그중 핵심 내용이 “제로탄소산업단지(ZCIP) 건설”이다. 제로탄소산단은 계획, 설계, 기술과 관리를 통해 생산과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줄이고, ‘순제로’(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제거량이 상쇄돼 실질적인 순배출량이 ‘0’이 되는 것)를 달성할 조건을 갖춘 산업단지를 말한다. 중국 전체 탄소배출량의 약 31%를 차지하는 탄소 다배출 분야인 산업부문에서의 탄소 감축을 위한 청사진이다. 중국은 국가 수준의 제로탄소산단을 약 100개 설립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국 경제와 에너지 전략을 지휘하는 국무원 소속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2025년 12월 전국 52개 산업단지를 선정해 ‘국가급 제로탄소산단 건설 명단(1차)’을 발표했다. 제로탄소산단에서는 전체 전력 소비량의 50% 이상을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제15차 계획에 대해 카본브리프는 “석탄과 석유 사용량의 ‘정점 도달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시기는 제시하지 않았고, 석탄의 ‘청정하고 효율적인’ 사용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기후 목표와 에너지 안보 달성 사이에 여전히 긴장관계가 존재함을 보여주고, 중국의 탄소 감축 의지에 대해 우려를 품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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