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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호텔 건물서 월세 25만원 내고 살아요” MZ세대 입소문에 경쟁률 ‘150대 1’ 뚫은 임대주택 [부동산360]

2026.05.05 11:01

관광호텔 개조한 청년 임대주택 ‘에스키스 가산’
단순 주거공간 넘어 교육 등 디지털 캠프 방식 운영
월세 시세 50% 수준…신혼부부까지 공급 확대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소재한 ‘에스키스 가산’ 호실 내부 모습. 홍승희 기자


디자인학과를 졸업했는데, 최근에는 디자인 부문에서 인공지능(AI)를 활용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그 역량을 키우고자 이곳에 입주했어요. KBS비즈니스영상원에서 입주자를 대상으로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대학에서 배우지 못한 AI 활용법을 적극적으로 배울 수 있었어요
에스키스 가산 입주자, 노동균(26)씨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정부는 앞서 코로나19 시기였던 지난 2020년~2021년 관광호텔 등을 개조해 청년 임대주택으로 공급했다. 금천구 가산동에 소재한 ‘에스키스 가산’이 이때 탄생한 대표적인 청년 임대주택 사례다. 사회적기업 나눔하우징이 ‘가산 해담채 호텔’을 지난 2022년 1월 매입해 같은 해 리모델링을 완성했다. 현재는 소득기준을 충족한 39세 이하 청년들이 입주해 거주하고 있다.

최근 직접 찾은 에스키스 가산은 단순 청년 주거시설을 넘어 ‘디지털 캠프’에 가까운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1층 로비를 지나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커뮤니티 라운지와 미디어라운지, 크로아키 스튜디오, 디지털 강의실, 컨퍼런스룸 등이 위치해 입주민들이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하 2층에는 피트니스룸과 공유빨래방도 있다.

에스키스 가산서 입주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KBS비즈니스 영상원’ 스터디룸. 예약제로 운영된다. 홍승희 기자


서울 금천구에 소재한 ‘에스키스 가산’ 전경. 홍승희 기자


KBS비즈니스영상원과 제휴해 입주자들에게 AI활용 강의 등도 주기적으로 제공한다. 2층 스터디랩에서는 교육을 받은 이들이 함께 공부하는 공간이 있다. 공유책방에서는 책을 기증받아 도서관처럼 운영되며 학생들은 각자 업무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

다만 무엇보다 에스키스 가산의 가장 큰 장점은 입지다. 젊은 직장인이 모여있는 가산디지털단지를 도보로 오갈 수 있다. 1호선과 7호선이 다니는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도 도보 8분이면 도달한다. 나눔하우징 관계자는 “호텔이 있던 이 자리는 원래 구로공단이 위치한 공업지역이었지만 현재는 서울서 가장 젊은 산업단지로 꼽힌다”며 “넷마블, 컴투스, 오스템, 에듀윌 등의 사옥이 위치해 14만명의 젊은 직장인이 상주하며 50% 이상이 2030 세대”라고 설명했다.

공급되는 호실 면적의 경우 16.65㎡(이하 전용면적)부터 28.57㎡까지 다양하다. 방은 침대와 책상, 싱크대 등이 빌트인으로 제공돼 있어 성인 한 명이 살기에 충분한 면적이다. 또 채광이 좋아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지만 입주민들이 내는 비용은 보증금 800만~1290만원에 월세 21~34만원. 모두 시세의 50%도 안되는 수준이다. 에스키스 가산에 입주해 있는 임지윤(27)씨는 “대전에서 살다가 서울에 정착하기 위해 4년 전 서울 신림동에 방을 알아봤는데 제일 싼 게 보증금 1억원에 50만원 수준이었다”며 “여기는 더 저렴한 가격에 다른 입주자들과 커뮤니티 협업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입주자 고웅(29)씨는 “면적이 좀 큰 방인데도 월세는 27만~29만원 수준”이라며 “관리비도 10만원초반대로 내고 있어 주거비를 줄이니 삶의 질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에스키스 가산 내부 모습. 성인 한 명이 지내기에 충분한 면적이다. 홍승희 기자


에스키스 가산 2층에 있는 공유책방 내부 모습. 홍승희 기자


이렇다 보니 경쟁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첫 입주 당시에는 180명 모집에 3000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150대 1 수준이었다. 이후에도 에스키스 가산이 입소문이 나다보니 퇴소자가 있어 16명을 추가 모집하는 과정에서 2400명이 지원했다. 입주자 공고에 관심을 가진 이들의 조회수는 18만4500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에스키스 가산과 같은 비주택 리모델링 방식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민간이 비주택을 주거용으로 리모델링한 후 LH가 매입하는 ‘매입약정’ 방식만 진행했다면, 이제는 LH가 직접 비주택을 사들여 리모델링하는 ‘직접매입·시행’ 방식을 도입했다. 과거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매입약정 사업이 중단됐다는 점을 고려해 사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LH 직접시행 방식을 추가한 것이다.

공급 대상도 확대됐다. 과거 호텔 중심에서 벗어나 상가,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1인 가구뿐 아니라 신혼부부와 신생아 가구를 위한 중형 평형도 도입할 계획이다. LH는 지난 4월 LH직접매입 방식에 대한 사업자 공고를 진행했다.

정부는 해당 방식으로 주택 공급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축 매입의 경우 착공하고, 준공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도심에 더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콘셉트”라며 “비어있는 건물을 효율적으로 쓰면서 주택의 입지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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