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25만원’ 풀옵션 원룸…청년 임대주택으로 변신한 호텔
2026.05.05 11:02
청년 창업가 노동균씨는 최근 매입임대주택 ‘에스키스 가산’에 입주해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욕실과 작은 주방이 딸린 ‘원룸’이지만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풀옵션이 기본 제공되고, 무엇보다 월세가 25만원에 불과하다. 이곳은 빈 상가나 업무시설, 호텔 등 상업용 부동산을 공공에서 매입해 용도변경과 리모델링을 거쳐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의 대표 사례다.
노씨에게 이곳은 단순한 집이 아니다. 에스키스 가산은 인공지능(AI)·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을 위한 특화형 매입임대주택이어서, 노씨는 임대주택 위탁운영사에서 주관하는 각종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디자인 전공인 노씨는 “요즘 디자인 분야에도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서 관련 역량을 키우려고 입주했다”며 “대학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여러 프로그램과 툴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큰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한겨레가 찾은 서울 금천구 ‘에스키스 가산’은 한때 3성급 비즈니스호텔이었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매입임대주택이다. 지금은 1층 로비에서 옥상까지 엘리베이터가 직통으로 연결되어있다는 점 외에는 호텔의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지하 2층∼지상 19층 규모의 이 건물은 전용 16∼27㎡ 181가구로 구성된 원룸형 주택으로 탈바꿈했다. 지하철 가산디지털단지역과 남구로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더블 역세권’이지만 보증금은 800만∼1290만원, 월세는 21∼34만원으로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2023년 11월 최초 입주자 모집 당시 181명 모집에 3천여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16:1을 넘어섰다.
최근 정부는 2022년 중단했던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4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2020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도산 위기에 처한 호텔 등을 주로 매입해 이 사업을 시행해 에스키스 가산을 비롯한 매입임대주택 10곳(1291가구)을 공급했지만, 공사비 증가 등의 이유로 2022년부터 추가 사업을 진행하진 않았다. 최근 들어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는 공급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재개해 도심 내 ‘영끌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건물 매입 방식과 공급 대상 등을 다양화해 사업 규모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과거에는 평형 구성에 한계가 있는 호텔을 주로 매입해 규모가 작은 주택만 공급할 수 있었지만, 근린생활시설·업무시설 등까지 매입 대상을 넓혀 신혼부부나 신생아 가구 등 공급 유형을 다양화하겠다는 것이다. 김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 주택매입기준팀 차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엘에이치와 민간사업자가 용도변경 리모델링 주택에 대한 사전 약정을 체결하고 민간이 리모델링하면 엘에이치가 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매입약정 방식이 기존 방식”이라며 “여기에 입지 등을 고려해 비주택을 엘에이치가 매입한 뒤 용도변경 리모델링을 하는 직접시행 방식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입 대상은 수도권 규제지역 내 청년과 신혼부부의 수요가 많고 교통 접근성이 높아 입지여건 등이 우수한 지역의 최초 사용승인 뒤 30년 이내의 비주택이다. 이미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일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접매입 방식의 리모델링을 위해 2천가구 규모 매입 공고를 냈다. 오는 6월부터 매입심사를 거쳐 8월에 예정대로 계약을 체결하면, 내년 상반기 중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입주 예상 시점은 2027년 하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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