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에 결혼 숨겼다가… 2년 뒤 ‘사례금 3배’ 폭탄 청구서
2026.05.05 11:36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방창현 부장판사는 결정사가 최모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하고, 최씨가 미납한 성혼사례금 1188만원과 위약벌 3564만원을 합친 4752만원을 결정사에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최씨는 2022년 9월 결정사에 가입비 528만원을 내고 소개를 통해 결혼에 성공하면 1188만원의 성혼사례금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가입 계약서에는 결혼 사실을 숨기면 사례금의 3배를 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돼 있었다. 최씨가 가입한 결정사는 상류층·자산가와 법조인·의료인 등 전문직, 명문대 출신을 주 타깃으로 하는 ‘프리미엄 결정사’로 알려져 있다.
최씨는 2023년 1월 결정사가 주선한 자리에서 여성을 만나 그해 6월 결혼에 골인했다. 문제는 최씨가 결혼 사실을 결정사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2년 뒤 2025년 10월 최씨 앞으로 소장이 날아왔다. 결정사가 최씨를 상대로 약정금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결정사는 성혼사례금 1188만원과 그 3배에 달하는 위약금 3564만원 등 총 4752만원을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최씨는 단순히 돈을 내지 않으려 한 것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회사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아내가 가입했었던 제휴 결혼정보업체에 무단으로 넘겼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연봉을 ‘9000만원 이상’, 자산을 ‘10억원 이하’라고 과장해서 전달했다는 것이다. 최씨는 이런 거짓 정보 때문에 상견례에서 상대 측 가족과 갈등까지 빚었다며 성혼사례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최씨가 과거 회사 홈페이지에서 제휴사 회원과의 만남을 포함한 개인정보 이용에 동의했기 때문에 개인정보 무단 유출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문제 된 연봉·자산 정보 역시 최씨가 회원 가입 당시 직접 입력한 내용을 토대로 제공된 것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성혼사례금의 3배인 3564만원을 ‘위약벌’로 내야 한다고 판단했다. 위약벌은 단순히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손해액을 배상하는 의미의 ‘위약금’과 달리, 약속을 지키도록 강제하는 ‘벌금’ 성격을 갖는다. 재판부는 “성혼사례금은 회사가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후불 성격의 대가인데, 회원이 알려주지 않으면 회사는 성혼 사실을 알기 어렵다”며 “(3배의 위약벌은) 성혼 사실을 알리고 성혼사례금을 주도록 심리적으로 강제하기 위한 약정”이라고 했다.
최씨는 결혼 한 달 전인 2023년 5월 결정사를 이미 탈퇴했기 때문에 성혼사례금을 낼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결정사가 최씨에게 이성과의 만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간은 1년인데 남녀가 처음 만난 후 혼인에 이를 때까지는 통상적으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며 “계약 당시 최씨는 계약 기간 이후에 성혼되는 경우에도 성혼사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던 점을 고려하면, 최씨가 회원 탈퇴를 했다고 해도 성혼사례금 지급을 면할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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