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전
[세계는 지금] 이란 전쟁 두 달...직·간접 당사자 대부분 '패자'
2026.05.05 11:5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방작전이라 부르며 호르무즈의 안전한 통행을 선언했던 첫날인 4일(현지시각) 미국과 이란이 무력을 행사하면서 안전한 항해 대신 휴전이 위협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브래들리 쿠퍼 미군 중부사령관은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에 순항 미사일을 발사하고 드론을 출격시켜 미 해군 함정이 격추했다고 밝혔다.
쿠퍼 사령관은 상선을 위협하던 이란의 소형 군용 고속정 6척을 미 육군 아파치 헬기가 격침했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공격은 미 중부사령부가 해방작전의 첫 걸음으로 미 상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 통과했다고 밝힌 직후에 이뤄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쿠퍼 사령관은 '이란과 미국의 휴전이 끝났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 채 "공격적인 행동을 먼저 시작한 것은 이란"이라며 "이날 아침 이란이 공격적인 행동을 시작한 것을 확인했고, 우리는 그에 대응할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해방작전을 수행 중인 미군을 공격할 경우 강력한 군사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을 지구상에서 날려 보내버리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 중동, 미국을 위해 선박들을 이 제한된 수로(호르무즈 해협)에서 안전하게 밖으로 내보냄으로써 자유롭고 원활하게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해방 작전)으로 이름 붙여진 작전이 중동 시각으로 월요일 오전에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의 핵심 석유 항구와 선박 여러 척을 공격했다.
WSJ에 따르면 UAE는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UAE는 이날 이란에서 발사된 순항미사일 4발을 탐지했으며 이 가운데 3발은 영해 상공에서 요격하고 1발은 해상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UAE의 핵심석유 시설인 푸자이라 석유 산업단지에서도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푸자이라 당국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푸자이라 석유산업지대에서 발생한 화재가 이란에서 발사된 드론 공격으로 인한 것임을 확인했다"며 "현재 화재를 진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자이라는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바로 오만만으로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핵심 우회로로 꼽힌다.
이란은 미 중부사령부가 해방작전의 일환으로 미 상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 통과했다고 밝힌데 대해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 2월 28일(현지시각)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른바 '장대한 분노(Epic Fury)을 시작한지 두 달이 넘었지만 전쟁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이 4~5주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두 달이 지나서도 작전은 멈추지 않고 있다.
CNN은 전쟁 두 달을 분석한 기사에서 미국과 이란, 이스라엘, 중동 국가 등 직간접 당사자와 당사국들이 승리를 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아랍계 언론 알자지라에 따르면 4일(현지시각)까지 이란의 전쟁 사망자는 최소한 3375명이며 부상자는 2만6500명 이상이다. 희생자들의 연령대는 생후 8개월부터 88세에 이르며, 여기에는 영아 7명, 어린이 376명, 여성 496명이 포함되었다. 부상자중 여성은 최소 4천명, 어린이는 1621명이다.
이란의 철권 통지를 이끌었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2월 28일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올해 87세로 37년간 이란을 철권 통치하며 반(反)미·반서방 노선을 일관되게 걸어온 인물이 미국의 공격으로 퇴장했다.
최고지도자를 보위하는 최정예 군사조직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이끄는 무함마드 파크푸르 총사령관, 아지즈 나시르자데 국방장관, 무함마드 시라지 군사실장, 알리 샴카니 최고지도자 수석 고문 등 이란의 군사·안보 최고위급 인사 40여 명이 사망했다.
이란 전문가회의는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미국에 기반한 이란 인권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전쟁 후 정치 및 보안 사건에 대한 사형 집행과 사형 선고가 급증하는 등 반정부 세력에 대한 당국의 탄압은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전쟁 후 두달 동안 평균 3일에 한 명꼴로 정치 또는 보안 사범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었다. 작년 같은 기간 전체 사형 집행 191건 중 정치·보안 사범은 7건에 불과했다.
전쟁 후 사형 집행 건수는 31건으로 줄었으나, 그중 정치·보안 사범은 22건으로 급증했다. 전쟁 이후 집행된 전체 사형의 71%가 정치·보안 사범이었다.
시위 등으로 구금된 반정부 인사들 중 최소 16명이 사형 선고를 받았다. 반정부 인사들은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원하는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를 박탈당한 채 국선 변호인에 의존해야 했으며, 사선 변호인들은 사건 기록 열람을 거부당하거나 재판 과정에서 가혹한 대우를 받기도 했다.
구금자 가족들은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심문관들의 고문과 신체적·정신적 학대로 얻어낸 강제 자백이 사법 당국이 유죄를 결정짓는 핵심 증거로 활용되었다고 증언했다.
CNN은 지난해 12월 말과 1월 초 시위 도중 수천 명이 사망한 데 이어, 올해 초부터 정부에 의해 600명 이상이 처형되었다고 전했다.
이란인들은 정부가 강제로 인터넷을 차단한 상태에서 8주 넘게 고립되어 있다.
이란 경제 역시 막대한 타격을 입으며 실업자가 속출하고 빈곤층이 급격히 늘었다.
인권 통신은 전쟁 후 전국적으로 13만5천개 일자리가 사라졌고 100만 명에 가까운 인구가 노동 시장을 이탈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19만1천건의 실업 보험 청구가 접수되는 등 고용 위기가 심화되고 노동자들의 생계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권은 여전히 건재하며, 새로운 지도부는 이전보다 더 급진적이고 대결에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으로 이란 정권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함으로써 전 세계에 대혼란을 일으킬 수 있음을 증명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외교적 지렛대를 확보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동 프로그램 책임자인 모나 야쿠비안은 "그들은 주사위를 던졌고, 그 위험천만한 도박의 결과로 자신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향후 지역 안보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중대한 함의를 갖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트럼프
미국 국민들도 전쟁으로 고통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전쟁은 미국인들과 그들의 생활에 가혹한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이미 휘발유 가격과 항공권 요금이 올랐으며, 연료 추가 요금(Surcharge)을 부과하는 기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각종 서비스 비용 또한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월 2.4%였던 연간 물가 상승률은 3월에 3.3%로 치솟았고, 소비자 심리지수는 급락하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시슨 연구원은 CNN에 "완곡하게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재 미국의 상황은 좋지 않다"라며 "미국 경제는 인적·물적 운송을 위한 석유 의존도가 매우 높은 반면, 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미비한 상태다"라고 분석했다.
폭스 뉴스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약 3.78L)당 25.4센트 상승했다. 4일(현지시각) 기준 평균 5.94달러(8775원) 이다.
가스버디(GasBuddy)가 캘피포니아 프레스노 지역의 364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프레스노의 유가는 한 달 전보다 갤런당 15.1센트 높으며,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35달러 상승했다. 캘리포니아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최저가는 갤런당 4.39달러, 최고가는 8.49달러(1만2543원)를 기록했다.
미국 밖의 전쟁으로 사망한 미군은 13명이며 부상당한 200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대한 도박을 걸었지만, 아직 그 대가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는 이란의 핵 및 미사일 위협을 종식하고, 어쩌면 정권 자체를 전복시키는 것까지 목표로 하는 '단기전'을 약속했다. 이러한 목표들은 아직 달성되지 않았으며, 분쟁의 끝 또한 여전히 막연하다.
미국 내부에 이 전쟁은 시작부터 인기가 없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조사 결과는 악화되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ABC뉴스, 여론조사기업 입소스와 지난달 24∼28일 미국 성인 2560명을 조사(오차범위 ±2.0%포인트)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7%로, 지난 2월 조사 당시 기록한 39%와 비슷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2%로 그의 1·2기 임기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공화당 지지자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85%였지만, 공화당 성향 무당파의 지지율은 56%로 저점을 찍었다. 무당파 전체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25%에 그쳤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시슨 연구원은 "정치적으로 볼 때, 이미 높은 휘발유 가격이 계속 치솟고 있다는 점은 트럼프 행정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으로도 부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CNN은 트럼프가 전투를 재개하는 것이 미국에 막대한 비용을 치르게 할 뿐이며, 핵 문제나 호르무즈 해협, 혹은 정권 교체 측면에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의 승리는 이란이 굴복하여 미국의 최대한의 요구 사항들을 대부분 수용하는 것이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위기 맞은 초기의 승자 네타냐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역사적으로 현대의 이스라엘로서는 도저히 할수 없는 일을 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적인 충돌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전 세계, 특히 미국이 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정권과 핵 프로그램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격뿐이라며 트럼프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적어도 초기에는 네타냐후 총리의 전략적 승리였다. 지난 주 네타냐후는 "중동의 얼굴을 바꾸겠다"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완벽한 협력하에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군사 작전을 통해 이란의 군사력 상당 부분을 파괴했다는 사실은 선거철을 맞이한 이스라엘 내부에서 네타냐후에게 필요한 정치적 동력이 될 수 있다.
여러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 유대인 대다수가 이란과의 전쟁을 지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승리하고 있다고 믿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전쟁은 가자지구에서의 참혹한 분쟁으로 이미 악화된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안보 측면에서도 이스라엘 북부 지역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헤즈볼라의 로켓과 드론 위협이 다시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보복공격으로 이스라엘의 국민 26명이 사망했고 부상사는 최소한 7791명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과의 휴전 합의 때문에 최근 다시 정치적 궁지에 직면했다.
레바논 휴전은 이란이 강하게 요구해왔던 조건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협상 진전을 위해 이스라엘의 강경론에도 압박을 통해 성사시킨 것이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레바논 내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는 것이 금지되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악시오스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에 개인적으로 큰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했으며, 이스라엘 관료들은 백악관 측에 즉각적인 해명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으로 재개될 예정이었던 부패혐의 재판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월요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었던 네타냐후 총리의 재판이 안보상의 이유로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현재 부패 혐의로 3건의 형사재판에 기소돼있는데, 이란 전쟁 발발로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잠시 중단됐던 재판이 지난달 12일 재개됐다.
신문은 지난주에도 네타냐후 총리가 긴 휴정기 끝에 증인석으로 복귀하기 직전, 안보상의 이유로 별도의 심리가 취소된 바 있다고 전했다.
형사 피고인으로서 증언하는 최초의 현직 이스라엘 총리인 네타냐후는 자신을 둘러싼 세 가지 부패 사건과 관련해 뇌물 수수, 사기 및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해당 사건들이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
중동 국가들
중동 전역의 국가들은 자신들이 원치 않았고, 막기 위해 그토록 노력했던 이 전쟁으로 인해 깊은 타격을 입었다.
최근 몇 년간 인근 지역에서 참혹한 분쟁들이 잇따랐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는 수십 년 동안 안정과 번영을 누려왔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동 국가들을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그 평화는 깨졌다.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은 이스라엘로부터 광범위한 공격을 받으면서 중동 국가중 전쟁의 두 번째 큰 피해자가 됐다.
현재까지 2509명이 사망했으며 7755 이상이 부상당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2일 레바논과의 휴전 합의에도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며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거점 100여 곳을 파괴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레바논 남부 여러 지역에서 헤즈볼라의 군사 시설 약 70곳과 기반 시설 약 50곳의 목표물을 타격해 위협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에 앞서 레바논 남부 9개 마을 주민에게 대피령을 발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레바논에서 10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간접 당사국 중 아랍에미리트(UAE)의 피해가 가장 컸다. UAE는 이스라엘을 포함한 그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이란제 미사일과 드론의 표적이 되었다. 공격의 대다수가 요격되기는 했으나, 이미 입은 타격은 상당하며 이는 지역 경제 및 관광 중심지로서의 UAE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UAE의 핵심석유 시설인 푸자이라 석유 산업단지가 이날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푸자이라 당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푸자이라 석유산업지대에서 발생한 화재가 이란에서 발사된 드론 공격으로 인한 것임을 확인했다"며 "현재 화재를 진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에 의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기반시설 공격은 석유, 천연가스 및 기타 수출품 운송을 위해 이 좁은 해상 항로에 의존하고 있는 이라크, 카타르, 쿠웨이트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 국가들의 경제 성장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으며, 올해 이라크, 카타르, 쿠웨이트의 경제가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쟁의 수혜자 중국·러시아·우크라이나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까지 이란 전쟁의 수혜자일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입국인 중국은 중동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갈등을 거치며 오히려 더 강력한 지위를 확보하게 될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석유 위기를 비교적 잘 견뎌내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방대한 양의 석유 비축량을 확보해 왔고, 수입원을 다변화했으며, 석탄 및 재생 에너지 등 자국 내 에너지원을 활용한 전력화(Electrification) 전환에 박차를 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중국은 고유가 압박을 버텨낼 수 있었다. 또한 향후 재생 에너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중국산 태양광과 풍력 터빈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외교적 관점에서의 이득도 보고있다. CNN은 이번 전쟁이 미국에 안긴 평판의 손상이 중국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동 프로그램 책임자인 모나 야쿠비안은"미국은 이번 전쟁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 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없는 전쟁이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중국은 이 상황에서 도덕적 우위를 점하며, 자신들을 세계 평화와 안보, 국제법의 핵심 옹호자로 자리매김 할수 있었다"라로 말했다.
이번 분쟁이 러시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치솟는 유가와 비료 가격 덕분에 러시아는 가용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었다. 특히 유가가 급등하자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미국이 해상에 머물던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일시적으로 완화하면서 러시아는 큰 득을 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주 초,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이 2월 97.5억 달러에서 3월 190억 달러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석유 시설, 특히 항구와 정유소를 계속해서 타격하면서 러시아가 판매할 수 있는 석유의 양은 제한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에게 단기적으로 이란 전쟁은 매우 좋지 않은 소식이다. 주요 무기 공급 경로가 변경되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생산 능력 한계 때문에 탄도 요격 미사일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위기는 전 세계의 관심을 우크라이나로부터 돌려놓았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 특사가 이끄는 협상팀은 이제 우크라이나가 아닌 이란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4년 넘게 러시아에 맞서 자국을 방어해 온 과정에서 일종의 '드론 강대국'으로 거듭났다. 이란의 위협은 전 세계가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역량에 주목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해온 요격용 무인기(드론)가 중동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특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과의 실전을 치르면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쌓아온 기술이 중동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도 기존에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되어온 미제 드론 방공망인 '메롭스'를 중동에 추가 배치하는 동시에 요르단 미군기지의 방어를 위해 우크라이나 요격 드론과 전문가팀을 받아들였다. 이란이 주변국을 드론으로 공격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드론뿐 아니라 전문가도 중동에 파견해 기술을 전하고 있다.
대부분이 피해자 세계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전략으로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우리 시각으로 4일 오후 8시 40분께 호르무즈 해협 안쪽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움알쿠와인항 항계 밖 수역에 정박 중이던 한국 해운사 HMM의 벌크선 나무(NAMU)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진압 이후에도 기관실이 손상돼 직접 진입하기 어려운 상태다. 나무호는 다목적 운반선으로 HMM이 보유한 파나마 국적선이다.
지난달에는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태국 벌크선 등 선박 3척이 이란군의 공격을 받고 파손됐다.
이란 전쟁은 이런 물적인 직접 피해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전반, 특히 물가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4일(현지시각)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 기준물 브렌트유 7월 인도분은 배럴당 5.80% 상승한 114.44달러로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6.42달러로 전장보다 4.39% 올랐다.
전쟁 전이었던 2월 27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72.48달러에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67.02달러에 거래됐다.
이날까지 브렌트유는 41.96 달러(58%) 뛰었다. WTI는 37.40달러(59%) 폭등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5천만배럴 이상의 이란산 원유와 수많은 민간 상선들은 세계 공급망의 동맥경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최근 이란 전쟁으로 올해 에너지 가격이 24% 폭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WB는 최신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를 인용, 이같이 전망하면서 올해 에너지 가격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에너지 및 비료 가격 급등과 주요 금속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올해 전체 원자재 가격은 1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경제·금융 포럼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6'에 참석해 "미국·이란 전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일부 국가는 깊은 경기침체에 빠지게 되며, 전 세계가 공급망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이란 전쟁이) 2027년까지 이어지고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 선에 머문다면 우리는 훨씬 더 나쁜 결과를 예상해야 한다"며 "물가가 치솟는 것을 보게 될 것이고 공급망도 영향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료 가격이 1년 만에 30∼40% 올랐고, 이제는 곧 식품 가격이 3∼6% 오르게 될 것"이라며 "세계의 80%가 석유 수입국인데, 이 가운데 재정 능력이 없는 국가들이 있다. 미국이나 중국은 버틸 수 있겠지만 세계 상당 부분이 깊은 경기 침체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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