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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29kg까지 빠졌다"...의료진도 손 놓은 30대女의 '끔찍한 질환' [헬스톡]

2026.05.05 07:30

음식 소화 못 시키는 희귀 만성질환
영양분 흡수 못 해 '완화의료' 희망


에밀리는 심각한 저체중 상태이며 현재 체중이 전혀 늘지 않고 있습니다. 출처=케네디뉴스, 더 선


[파이낸셜뉴스] 단순한 식중독이나 장염인 줄 알았던 증상이 위가 완전히 마비되는 희귀 만성질환으로 밝혀져 '아사(餓死)' 위기에 처한 한 30대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4일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하트퍼드셔주 세인트올번스에 거주하는 세 아이의 엄마 에밀리 컬럼(36)은 현재 '위장 마비(Gastroparesis)'라는 희귀 질환을 앓으며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에밀리의 악몽은 2024년 11월 아침으로 시리얼을 먹은 직후 구토를 하면서 시작됐다. 초기에는 우유가 상했거나 가벼운 소화불량이라 여겼지만, 열이나 다른 증상 없이 심한 구토가 무려 10일간 지속됐다. 사흘 내내 격렬하게 토한 탓에 그녀는 갈비뼈가 부러진 것 같다고 느낄 정도였다.

응급실을 찾은 에밀리는 당초 '크론병'(만성 염증성 장질환)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이듬해 2월 전문의를 찾아간 뒤에야 진짜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전문의는 "갈비뼈가 아니라 위가 아픈 것"이라며 "위가 완전히 망가져 음식물이 전혀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밀리가 앓고 있는 '위장 마비'는 위의 근육이 제대로 수축하지 않아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넘어가는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느려지거나 아예 멈춰버리는 만성 질환이다.

건강한 위장은 강한 근육 수축을 통해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소장으로 밀어내지만, 이 질환에 걸리면 기능이 마비된다.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당뇨병으로 인한 미주신경(위장 근육을 제어하는 신경) 손상이다.

또한 위나 장 절제 수술 과정에서의 신경 손상, 항우울제나 마약성 진통제 등 특정 약물의 부작용, 심한 바이러스 감염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에밀리의 사례처럼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인 경우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식후 몇 시간 뒤에도 소화되지 않은 음식을 그대로 구토하는 현상, 몇 입만 먹어도 배가 부른 조기 포만감, 심한 메스꺼움, 복부 팽만과 통증, 위산 역류 등이 있다.

증상 자체도 고통스럽지만 치명적인 합병증이 환자의 생명을 위협한다. 위가 음식을 소장으로 보내지 못하면서 에밀리의 사례처럼 극심한 체중 감소와 영양실조, 탈수 증세가 동반된다. 심한 경우 위에 오래 머문 음식물이 돌처럼 단단한 덩어리인 '위석(Bezoar)'을 형성해 위장을 완전히 막아버릴 위험도 있다.



현재로서는 위장 마비를 완벽하게 치료하는 방법은 없으며, 철저한 식단 조절과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관리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하루 3끼의 식사 대신, 소화가 잘되는 부드러운 음식을 4~6번에 나누어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소화가 어려운 지방이나 불용성 식이섬유(생과일, 생채소, 통곡물, 콩류 등) 섭취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증상이 악화할 경우 위장관 운동을 촉진하거나 메스꺼움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하지만, 이마저도 듣지 않는 중증 환자는 유동식에만 의존해야 한다. 에밀리처럼 장에 영양 공급용 튜브(급식관)를 삽입하거나 정맥을 통해 영양액을 직접 주입하는 '총정맥영양(TPN)' 치료를 받아야 생존할 수 있다. 최후의 수단으로는 위장에 전기 자극기를 삽입해 근육 수축을 유도하거나 위 우회술 같은 외과적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한편, 현재 몸무게가 33.5kg에 불과한 에밀리는 혈관으로 영양분을 공급받는 사설 TPN 치료를 자택에서 받기 위해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다. 남은 시간을 병원이 아닌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서다. 그녀는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고 싶다"며 삶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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