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상승 반도체, 이제 쉴 때가 됐다고? [조병문의 Monthly Pick]
2026.05.05 08:58
AI가 똑똑해질수록 돈 버는 구조
특히 추론(생각)을 넘어 실행 단계로 진입하면 D램과 HBM의 사용량은 단순히 늘어나는 수준을 넘어 폭발적인 질적·양적 변화를 겪게 된다. 결국 AI가 똑똑해질수록 반도체 기업은 돈을 벌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공고해진다. 이런 변화가 불과 1~2개월 사이에 진행되고 있다.
5월 주식시장 투자의견을 △이란 전쟁 △워시 쇼크 △BDC 업데이트 △AI 전망으로 풀어보겠다.
△이란 전쟁
이란 전쟁은 4월 중 미국이 역봉쇄를 통해 이란이 협상에 나오게 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휴전 협상은 오래 걸릴 것이다. 가장 예민한 핵협상까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 과거 핵협상 일지를 보면 가장 가까운 예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 2년 반 걸렸다. 투자자들은 고유가와 고금리(표2)가 언제든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워시 쇼크
투자의견과 관련해 필자는 케빈 워시의 행적을 눈여겨볼 생각이다. 두 가지 때문이다. 첫째, 워시는 2011년 임기를 7년이나 남겨두고 돌연 사직을 발표한다. 당시 양적완화(QE2)에 대해 강한 반대를 표했기 때문이다. 이사로서는 소신 있는 행동이었을지 모르나 의장, 즉 리더로서는 지켜볼 일이다. 중앙은행은 개인의 철학을 실험하는 곳이 아니다. 연준 의장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컨센서스 형성 능력이기 때문이다.
둘째, 시장과의 소통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투자자는 친절하고 조심스러운 연준 대신 원칙을 강요하고 시장과 기 싸움(Chicken Game) 하는 연준을 보게 될 수 있다. 필자는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안내)를 셰르파에 비유하곤 한다. “이쪽 길은 크레바스가 많으니 오른쪽으로 우회하겠습니다.” 즉 셰르파의 경로 안내는 연준의 금리 경로에 해당한다. 의장은 산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하지만 동시에 시장 참여자들을 안전하게 끌고 올라가는 소통가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워시 쇼크가 불필요한 변동성을 야기시키지 않길 바랄 뿐이다.
△BDC 업데이트
필자는 4월 초 먼슬리에서 BDC(사모대출투자회사) 환매 확대가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하향조정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AI가 발달하면 “BDC가 대출해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4월에 앤트로픽이 발표한 미토스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AI가 소프트웨어를 직접 조작하고 워크플로를 자동화하는, 즉 미토스가 기존 소프트웨어의 운영체제 역할을 하겠다는 신호를 줬다. 즉 대체재가 아닌 동반자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사모대출기업 스프레드(가산금리)가 500~700bp에서 유지될 수 있었다. 즉 BDC가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빌려준 돈이 크게 위험하지 않다는 믿음을 주었다. 이러한 견고한 스프레드가 4월에 반도체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됐으며 5월에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AI 전망
4월 마지막 주에 미국 4개 빅테크 실적발표가 있다. 빅테크 관전포인트는 세 가지다. 설비투자계획과 펀딩계획, 클라우드 실적이다. 삼성전자 주가에 민감한 변수는 설비투자계획이다.
#장면 1
아마존의 CEO 앤디 제시는 2026년 4월 10일 주주서한에서 “AI 투자를 절대 멈추지 않고 오히려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지금의 AI 전환기를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거대한 기회”로 규정했다. 결국 앤디 제시는 AI 투자는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담보라고 못 박은 셈이다. 물론 아마존의 과도한 투자 발표 직후 수익성이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주가가 조정을 겪기도 했지만 필자는 경제적 해자를 구축하는 과정으로 평가한다.
#장면 2
우버의 CTO인 프라빈 나가는 2026년 4월 17일 “2026년 한 해 AI 예산을 불과 4개월 만에 다 써버렸다”고 시인했다. 우버가 예산을 소진한 이유는 AI 에이전트 도입 때문이었다. 시사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 AI는 돈값을 한다. 즉 우버가 예산을 초과하면서까지 AI를 쓴다는 것은 그만큼 생산성 향상이 비용 증가분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AI에 대한 투자 폭발, 즉 우버처럼 예산이 바닥난 기업들은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추가 자금 집행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면 3
씨티그룹은 30년 전부터 사용해온 낡은 코드(일례로 COBOL)를 처리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써왔다. 씨티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모델을 활용하여 낡은 코드를 현대적인 언어로 재작성했다. 사람이 하면 수년이 걸리고 수천억원이 들었을 작업을 AI가 단기간에 수행해냈다. 이는 금융회사들이 가진 가장 큰 고질병을 AI가 해결했음을 증명한 상징적 사건이다. 다른 금융회사들 역시 레거시와 결별할 것으로 예상한다.
위 3가지 뉴스들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앤트로픽의 언어모델이 AI의 기술적 가능성과 수요 폭발을 보여줬다면 아마존의 2000억달러 투자는 자본적 확신을 준 것이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되어 AI는 거품이 아니라 실체가 있는 거대한 돈의 흐름이라는 인식을 만들었다. 이러한 배경이 4월 반도체 주가 상승의 강력한 배경이 되었으며 5월에도 같은 흐름일 것으로 전망한다.
쇼티지에 투자
투자자들은 4월에 드라마틱한 수익률을 올렸을 것이다. 대형주 중 4월에 스윙팩터는 삼성전기였다.반도체의 경우 필자는 투자종목을 찾을 때 반도체 제조 공정을 펼쳐놓는다. 공정 중 가장 쇼티지(공급부족) 구간을 찾는다. 반도체 공정은 전공정과 후공정(패키징)으로 나뉜다.
후공정의 대표적 아이템이 HBM이다. HBM이 등장한 이후 후공정의 중요성이 계속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전통적인 PCB 기판 중 FC-BGA(Flip Chip Ball Grid Array)를 만들고 있다. FC-BGA는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GPU + 인터포저 + HBM’을 메인보드와 연결해 주는 최하단 기판이다. 이게 지금 쇼티지 나고 있으며 그러다 보니 삼성전기가 엔비디아에 가격결정권을 갖게 됐다.
그럼 또 다른 쇼티지 공정은? 과거 쇼티지 구간은 전공정 중 노광 공정이었다. 현재 쇼티지 공정은 후공정 중 ‘패키징 + 테스트 + 기판’ 구간이다. 이 세 구간에서 종목찾기를 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후공정의 패키징 구간 중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가 쇼티지인데 이를 대체하기 위한 CoPoS(Chip on Package on Substrate)에도 관심을 갖기 바란다.
투자자의 포트폴리오가 시장수익률을 이기려면 주지한 바와 같이 반도체, 반도체 소부장, 그리고 4월에 추천했던 재생에너지, 원전, 스윙팩터로 화장품을 추천한다.
조병문 메디치투자일임 대표이사·연세대 경영학과 연구교수
☞현 메디치투자일임 대표이사 및 연세대 경영학과 연구교수.
대신경제연구소를 시작으로 NH투자증권 기업분석부장, KB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전무)을 역임한
정통 베테랑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국민연금과 삼성생명 자산운용컨설팅,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 전문위원을 지내며 자본시장 분석과 자산운용 분야에서 폭넓은 전문성을 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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