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미국 최초 여성 특허권자의 사업과 고전
2026.05.05 04:30
1809년 5월 5일, 57세 미국 코네티컷주의 메리 키스(Mary D. Kies, 1752~1837)가 여성 최초 미국 특허를 획득했다. 실크와 실을 활용해 밀짚모자를 엮는 기술. 밀짚만으로 엮던 기존 방식과 달리 이음새가 단단해 내구성이 높았고, 실크의 광택과 질감을 살려 패션 아이템으로도 쓰일 수 있게 한 거였다.
나폴레옹 전쟁(1803~1815) 때였다. 1807년 미국은 중립 원칙에 따라 전쟁 당사국(영국과 프랑스) 상품 수입을 금지하는 ‘엠바고법(Embargo Act)’을 시행했다. 당장 유럽산 수입모자를 즐겨 쓰던 여성들이 곤란을 겪기 시작했다. 뉴잉글랜드 지역 여성들은 전통 방식으로 밀짚을 엮어 모자를 만들어 썼지만, 문제는 너무 쉽게 이음매가 풀리거나 닳고 망가진다는 점이었다. 그 문제를 해결한 게 키스였다.
아일랜드 이민자 집안 출신인 키스는 10대 말 결혼했다가 일찍 남편을 여읜 뒤 재혼해 살던 평범한 주부였다. 당시는 부부 재산 통합관리(Coverture) 관습 때문에 여성의 독립적 재산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아 모든 재산과 법적 권리가 남편에게 귀속되던 시대였다. 하지만 1790년 제정된 미국 특허법은 특허 출원의 주체를 성별 구분 없이 ‘모든 사람(any person)’ 혹은 ‘시민(citizen)’으로 명시하고 있었다.
그의 밀짚모자는 전시 중상류층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제임스 매디슨 정부의 수입품 국산화에도 기여, 영부인 돌리 매디슨이 그에게 직접 감사 편지를 보낼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특허권 개념이 희박하던 때였다. 키스는 사업을 확장했다가 무단 복제 상품과 가격에서 밀리고, 나폴레옹-미영 전쟁 종전 후 다시 수입된 유럽 제품과도 경쟁하며 고전했다. 무엇보다 여성이 경제 주체로서 은행 등과 협상하거나 비즈니스 계약을 맺는 등 사업을 하는 것 자체가 힘든 환경이었다. 말년의 그는 무척 가난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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