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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칼럼] 이재명의 안보 자만

2026.05.04 23:56

駐독일 미군 철수는
트럼프의 앙칼진 보복
한국에도 여파 염려된다

자주국방·전작권 외치며
核은 말하지 않는 대통령
발언의 무게를 계량하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27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은 엊그제 주(駐)독일 미군 5000명을 철수시킨다고 발표했다. 이 숫자는 주독 미군병력 3만5000명의 7분의 1 수준으로, 전력운용 면에서는 큰 감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발표 시점이 나토(NATO)의 대(對)이란전 참여 거부, 메르츠 독일 총리의 미국·이란 전쟁 비판 이후 취해졌다는 점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앙칼진 보복 의지로 해석된다.

이것은 우리에게도 섬뜩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트럼프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전쟁이 교착상태에 이르자 한국을 비롯한 우방 동맹국들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재명 정부는 사실상 거부했다. 게다가 비록 명목은 인도적인 것이라지만 이란에 50만달러를 지원했다. 시점이 아주 공교롭다. 그래서 그 영향이 있지 않을까 지레 걱정했다. 주독 미군 일부 철수가 앙갚음이라면 트럼프의 성깔로 보아 우리에게도 그 여파가 있지 않을까 염려된다.

그런데 대미(對美) 관계에서 미·이란전 이전부터 변화를 느끼게 하는 이재명 정부의 선제적(先制的) 발언들은 이미 있었다. 안보면에서 좌파의 본색을 노출하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속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미 동맹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금물이다.” “전시작전통제권 회복 조속하게 추진할 것”, “세계 5위의 군사력을 가지고도 스스로 방어하지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것은 굴종적 사고”, “북한 GDP의 1.4배에 달하는 국방비를 사용하면서 국방을 외부에 의존한다는 것은 국민적 자존심의 문제” 등등이었다. 그의 발언은 좋게 보아 언젠가 있을 수 있는 미군 철수의 한·미 동맹 변화에 심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면, 나쁘게 말하면 ‘이제 우리도 이만큼 컸으니 너희 도움 없이도 국방할 수 있다’는 간접화법으로 읽힌다.

그러나 한국인은 한국의 자주국방 능력을 불신하기보다 북한의 핵무장과 무력도발을 두려워한다. 따라서 우리의 ‘국방 능력 세계 5위’에 안도하기보다 미군이 빠짐으로써 북한의 전쟁 유혹을 부추기는 사태를 우려한다. 그래서 주한미군이 필요한 것이고 한·미동맹이 유효하기를 바라는 것이지 우리의 국방력이 허술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미군을 붙들어두기 위해 미군에 지휘권을 주는 것이고, 합동 훈련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나서서 자꾸 ‘우리도 힘 있으니 너희 나가도 돼’라는 말을 선제적으로 해대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2018년 12월 독일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미군 병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악관 트위터

지금 이 정부의 문제는 단순히 안보 자신감, 자주국방을 강조하는 차원에 그치고 있지 않다.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명제에는 아무런 언급조차 없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도 언급이 없다. 그저 미국으로부터의 국방 독립뿐이다. 그것도 전문 기관의 충분한 연구와 자료를 수반으로 한 과학적 안보 능력 제시는 없고 대부분 국민적 자존감에 호소하는 감정적 안보론뿐이다. 지금 북한과 러시아의 국방협력과 무기공조는 날이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고, 중국은 미국이 빠지고 있는 세계 안보 전력 판도에서 미국의 대체 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어쩌면 트럼프 재임 기간 중 나토는 커다란 내홍을 겪으면서 유럽 집단 방어에 변화가 올 것이다. 아시아에서도 북한의 동맹 체제인 중국과 러시아의 존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안보의 자급자족에만 자만하며 미국과의 관계에서 혼선(예컨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발언)만 노출하고 있다.

우리는 대통령이 이런 문제들과 관련해 누구의, 어느 기관과 단체의 조력을 받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고 안보 최고 책임자다. 하지만 그는 안보 전문가는 아니다. 불행인지, 불운인지 군(軍) 경력도 없다. 그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정치인일 때는 누구나처럼 국방 외교·안보를 거론할 수 있다. 그러나 나라를 책임진 대통령 자리에 앉았으면 단순한 정치인에 머물지 않는다. 전문가들의 보좌를 받고 조언을 듣고 발언의 무게를 계량할 책무가 있다. 국민들이 그의 안보 발언에서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인상을 받는다면 그것은 국익에도, 그리고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제는 잘못되면 고통은 받지만 수정해 나갈 수 있다. 사법의 문제도 위헌적이지만 그것들은 정권과 사람이 바뀌면 교정될 수 있다. 그러나 안보는 한번 잘못된 길에 들면 되돌릴 수 없다. 한 정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혹자는 국민이 ‘그 사람’을 뽑았으면 안보도 ‘그 사람’에게 맡긴 것이라고 하지만 나라의 명운이 달린 문제는 한 사람의 정치노선에만 의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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