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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5조 자산 팔아라' vs '1.8조 빚 갚아야'…금감원 압박에 딜레마

2026.05.04 10:41

2차 정정요구에 비업무용 자산 현금화 소명 요구까지
한화에어로 따라 규모 축소 유력
여수1호 주도권·태양광 투자 차질
서울 중구 한화그룹 사옥. 사진=한화 제공


금융감독원이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2차 정정요구를 발부하면서 한화그룹 자금조달 전략이 기로에 섰다.

금감원은 한화솔루션이 보유한 부동산·계열사 지분 등 약 5조원 상당의 비업무용 자산을 현금화하지 않고 유상증자를 택한 이유를 소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회·축소·자진정정 3개 시나리오 중 어느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하반기 ㈜한화 인적분할 일정, 정부 주도 여수1호 석유화학 재편 참여 여력, 그룹 신용등급이 동시에 흔들린다.

한화솔루션은 1분기 영업이익 9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케미칼 부문 영업이익률은 2021년 19.5%에서 2025년 -5.4%로 5년 새 25%포인트 추락했다.

2025년 케미칼 매출은 2.4조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2024년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96%에 달했고, 2년 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1조 8000억원 차환 부담도 안고 있다.

여기에 정부 주도 여수1호 석유화학 재편 참여를 위한 추가 출자 부담까지 겹치면서 증자 필요성은 커졌으나, 금감원 제동으로 자금 조달 시계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한화에어로 사례, 3.6조→2.3조 축소 후 계열사 메꿔


업계에선 한화솔루션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례를 따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한화에어로는 2025년 1월 방산·항공우주·조선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3.6조원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가 금감원 2차 정정요구를 받았다.

최종 발행 규모는 2.3조원으로 36% 축소됐고, 부족분 1.3조원은 ㈜한화·한화생명 등 계열사 참여 제3자 배정으로 메웠다.

금감원 2차 정정요구는 '규모 정당성 입증 실패' 신호로 해석된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매출이 2025년 2.4조원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과다 증자는 주주 설득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한국신용평가는 4월 29일 보고서에서 "여수1호 사업재편으로 케미칼 부문 외형·제품 포트폴리오 축소가 예상되며, 통합법인 추가 출자 시 재무부담 경감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현물출자 후 한화솔루션 케미칼 비중이 줄면 애초 증자 규모만큼 자금이 필요 없어진다는 논리다.

삼성SDI는 다른 경로를 택했다. 2025년 3월 말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금감원 집중 심사(1호)를 거쳐 정정요구를 받고 전체 규모를 기존 2조원에서 1.6조원 규모로 축소했다. 주주 권익 훼손 우려 해소를 위해 헝가리 공장 가동 현황, 국내 배터리 산업 점유율 하락, 배당 재개 계획 등을 구체화한 자진 정정신고서를 제출한 끝에 금감원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미국 조지아주 한화큐셀 카터스빌 공장 전경. 사진=한화큐셀


시나리오① 철회 카드, 인적분할 일정과 충돌


한화솔루션이 증자를 철회하면 ㈜한화 인적분할 일정과 맞물려 자금 조달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한화는 지난 4월 21일 공시를 통해 인적분할 주주확정기준일을 4월 23일에서 5월 29일로 연기했다. 분할 기일도 당초 7월 1일에서 하반기로 순연됐다. 5월 중 이사회에서 증권신고서 제출일, 주주총회일, 분할기일 등 전체 일정을 재확정할 방침이다.

증자 절차 지연으로 당초 5월 30일 예정이던 대금 납입 시기가 뒤로 밀리면서 자금 운용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분할신설회사(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가칭)는 한화비전·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 등 자회사 관리와 신규 투자를 전담한다. 분할비율은 존속회사 76.3%, 신설회사 23.7%다. 증자를 철회하면 신설법인 출범 전후 투자 재원 확보에 차질이 빚어진다.

한신평은 "2023~2024년 사업 영역 확장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수지 적자를 기록했다"며 "2025년 개선된 영업현금창출력이 투자자금 소요를 보완해 자금수지 적자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그룹 현금과부족분은 2023년 7조680억원, 2024년 6조1730억원에서 2025년 3조5880억원으로 줄었지만, 한화솔루션과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여전히 신용도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

시나리오② 축소 시 여수1호 현금분담 부담 가중


증자 규모를 축소하면 정부 주도 석유화학 재편 과정에서 현금 분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2025년 말 16개 정유·석화 업체가 산업통상부에 구조개편 계획안을 제출했고, 현재 여수 산단에서 여수1호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여수1호 재편안은 여천NCC 2·3 공장을 폐쇄하고 1공장을 롯데케미칼 여수공장과 합쳐 신설 통합법인을 만드는 구조다.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 3사가 각각 33.3%씩 동일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한신평은 "기중단된 여천NCC 3공장(에틸렌 47만톤) 포함 약 140만톤의 에틸렌 공급 완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3사 동일 지분 구조에서 실질적 출자 분담률이 의사결정 주도권을 좌우한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 물적분할로 현물 출자하고,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PE(폴리에틸렌) 사업 현물출자에 현금을 추가로 분담해야 한다.

증자를 축소하면 한화솔루션의 현금 분담 여력이 줄어 롯데·DL 대비 분담률이 낮아진다. 3사 공동 경영 체제에서 현금 분담률이 낮으면 설비투자·사업 방향 결정 과정에서 발언권이 약화될 수 있다.

한신평은 여천NCC(통합법인)가 비용절감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점진적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주도권 없이는 재편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는 의미다.

금감원 "5조 자산 현금화" vs 한화 "이미 1.6조 팔았는데…"

금감원은 1차 심사에서 한화솔루션이 보유한 부동산·계열사 지분 등 약 5조원 상당의 비업무용 자산을 현금화하지 않고 유상증자를 택한 이유를 소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년간 여수산단 유휴부지, 울산 사택 부지, 관계사 지분 등 1조6000억원 규모 자산 매각을 단행했다.

금감원의 비업무용 자산 현금화 요구를 따른다면 처분 가능 자산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업계에선 미국 카터스빌 태양광 공장 일부 설비 또는 케미칼 부문 비주력 제품 라인 정리 시나리오를 주목하고 있다. ㈜한화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8.79%, 약 1.2조원 추정)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화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의 ‘혈맹’ 관계를 고려해 지분 직접 매각보다는, 보유 주식을 담보로 현금을 조달하면서도 의결권은 유지하는 교환사채(EB) 발행 등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화솔루션은 증자 대금 중 9000억원을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전지 생산 라인 구축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한신평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반신재생에너지 기조에도 AMPC(첨단제조세액공제)는 기존 지원체계가 유지돼 태양광 모듈 제조 부문 이익창출력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터스빌 공장은 2026년 중 완공 예정으로, 완공 후 태양광 제품 수직계열화가 완성된다. 투자 차질 시 중국계 대비 원가 경쟁력 확보가 지연되고, AMPC 세액공제 혜택도 반감될 수 있다.

계열사 제3자 배정, OCF 10배 반등에도 여력 제한적

또 다른 대안은 계열사 제3자 배정이다. 한화에어로 사례처럼 부족분을 ㈜한화·한화생명 등이 메우는 방식이다. 그룹 영업현금흐름(OCF)이 2024년 4110억원에서 2025년 4조577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반등한 점을 감안하면 계열 내부 조달 여력은 있다. 다만 하반기 인적분할로 ㈜한화도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나리오③ 자진정정, 비업무용 자산 소명이 관건


삼성SDI처럼 자진 정정으로 신속 마무리하려면 금감원 요구사항 수용이 관건이다. 금감원은 통상 ①유상증자 필요성 ②주주와의 소통 절차 ③자금 사용 목적을 상세히 기재할 것을 요구한다. 앞서 삼성SDI의 경우 헝가리 공장 가동 현황, 배당 재개 일정, 자금 조달 배경 등을 구체화해 통과 신호를 받았다.

한화솔루션은 여수1호 재편 참여 계획, 케미칼 부문 구조조정 로드맵, 태양광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투자 일정, 비업무용 자산 보유 타당성, 주주 환원 방안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 다만 케미칼 부문 매출이 2025년 2.4조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한 상황에서 증자 규모 정당성을 입증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대산산단에 있는 한화토탈에너지스 공장 전경. 사진=한화토탈에너지스


EBITDA 6조 vs 석화 적자, 양극화 심화


한화그룹은 조선·방산 호황에 힘입어 2025년 EBITDA 6조505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4조6470억원 대비 40% 증가한 수치다.

영업현금흐름(OCF)도 2024년 4110억원에서 2025년 4조577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반등했다. 한화오션은 1분기 영업이익 4411억원(전년 대비 71% 증가)을 기록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주잔고 3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화학/태양광 부문 적자가 발목을 잡고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 영업이익률은 2021년 10.1%에서 2025년 -4.9%로 추락했고,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도 2021년 19.5%에서 2025년 -5.4%로 역전됐다.

여천NCC 역시 2021년 6.0%에서 2025년 -4.5%를 기록했다. 3사 모두 중국 중심 신증설과 수요 부진으로 5년째 저조한 시황에 시달리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는 조선·방산 부문 EBITDA 비중이 2024년 68%에서 2025년 76%로 늘었지만, 화학/태양광 부문 EBITDA 비중은 같은 기간 27%에서 19%로 축소됐다.

류연주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확대된 한화 이익창출력을 감안할 때 차입부담과 채무상환 능력은 아직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면서도 "한화솔루션, 한화토탈에너지스가 신용도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1.8조 회사채 차환 vs 페로브 탠덤 투자, 시간과의 싸움


증자 지연이 상반기 신용평가 정기평가에서 하향 트리거가 될 경우 차입비용 상승으로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 석화 부문 반전 시점이 그룹 재무 전략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이 직면한 딜레마는 단기 재무 안정과 중장기 경쟁력 확보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구조다. 증자 규모를 줄이면 주주 반발 완화와 금감원 통과가 용이하지만, 여수1호 재편 현금분담 부담 가중과 태양광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투자 차질로 5년 후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반대로 증자 규모를 유지하면 석화 재편 참여 여력 확보와 태양광 수직계열화 완성으로 중장기 경쟁력을 다질 수 있지만, 금감원 3차 정정요구 가능성과 주가 희석 압박이란 단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업계에선 규모를 소폭 축소하되 계열사 제3자 배정으로 부족분을 메우는 절충안이 현실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감원 정정요구 대응 방향, 5월 이사회 인적분할 일정 재확정, 여수1호 재편 참여 여부가 맞물리며 한화솔루션의 선택은 그룹 전체 재무 전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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