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은 파업, 한쪽은 "월급 내려놓겠다"…엇갈린 노조의 선택
2026.05.04 22:40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홈플러스에서 노조가 임금 포기라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동의 대가까지 내려놓겠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은 최근 열린 제30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직원 월급을 포기해서라도 영업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어 "홈플러스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동의 대가인 월급을 포기하고, 해당 재원이 전액 영업 정상화 및 상품 공급에 투입될 것을 촉구한다"며 "이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동자가 할 수 있는 가장 뼈아픈 희생"이라고 강조했다.
노조가 포기하겠다고 밝힌 월급은 직급에 따라 월 200~600만 원 수준이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1997년 까르푸 노조로 출범한 유통업계 최초 노조로, 과거 512일 파업 끝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번 결정은 회생계획안 제출 시한이 두 달 연장된 직후 나왔다. 일부 점포에서는 상품 공급 차질로 진열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쿠팡 등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경영 악화가 이어진 끝에 지난해 3월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매장은 PB(자체 브랜드) 상품 위주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출은 평소의 3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생존을 위해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확보 가능한 자금만으로는 회생에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추가 자금 수혈이 절실한 상태다.
노조와 회사는 모두 메리츠금융그룹의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현시점에서 대규모 유동성을 신속히 공급할 수 있는 주체는 메리츠금융이 유일하다"고 밝혔고, 노조 역시 자금 투입 결단을 요구했다.
다만 메리츠금융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담보 자산을 통해 채권 회수가 가능한 만큼 추가 지원 필요성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일부 채권자들이 자금 투입 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노조가 임금 포기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지만, 향후 정상화는 자금 지원 여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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