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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 시한 연장' 홈플러스, 숨 돌렸지만…운명은 메리츠 손에

2026.05.04 16:55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오는 7월로 다시 늦추며 급한 불을 껐다. 다만 단기 유동성 위기는 여전한 상황이다. 앞으로 회생의 성패가 최대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자금 지원 판단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지난달 30일 당초 오늘이었던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두 달 연장, 오는 7월 3일까지로 재조정했다. 지난 3월4일에서 5월4일로 한 차례 연장된 데 이은 추가 연장이다.

이번 연장은 기업형슈퍼마켓(SSM)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진행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재판부는 익스프레스 매각 절차와 후속 조치가 원활히 마무리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홈플러스는 하림그룹(NS홈쇼핑)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양수도계약 체결과 계약금 납부를 거쳐 오는 6월 중 잔금 지급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관리인이 매각 완료 이후 DIP(긴급운영자금) 파이낸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마련을 위한 시간을 추가로 확보했지만, 당면한 유동성 위기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매각대금 유입까지의 시차로 운영자금 부족이 지속되면서 단기 자금난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회생절차 돌입 이후 납품 차질이 심화되며 매장별 상품 공급 상황도 불균형이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점포에서는 자체 브랜드(PB) ‘심플러스’ 상품으로 빈 매대를 채우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14개월 넘게 이어진 회생절차로 매출 감소까지 누적된 가운데, 추가 자금 확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형마트 영업 유지 자체가 어려운 임계 상황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지난 3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 규모의 DIP 자금을 투입했지만, 여전히 추가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대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브릿지론 및 DIP 금융 지원 여부가 사실상 회생의 분수령으로 떠오르고 있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점포 약 60여 곳을 담보로 확보하고 있으며, 전체 회생채권 시인액(2조5758억원) 중 약 49%의 의결권을 보유한 최대 채권자다.

홈플러스는 메리츠금융그룹에 브릿지론 및 DIP 금융을 통한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공식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실행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메리츠에 요청하는 DIP 구체적인 규모 등은 구체적으로 외부에 밝힐 수는 없다”면서 “현 시점에서 대규모 유동성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주체는 메리츠금융 그룹이 사실상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익스프레스 매각대금 회수가 예정된 상황에서의 브릿지론 및 DIP 금융은 회생절차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금융조치”라며 “익스프레스 매각 마무리와 구조혁신을 통해 회생을 완수하는 것이 채권 회수 극대화 측면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경로”라고 밝혔다.

메리츠금융그룹을 향한 압박은 노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은 제30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임금을 포기하고 해당 재원을 영업 정상화와 상품 공급에 투입해야 한다”며 사실상 ‘월급 포기’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또 “DIP를 즉시 투입해 회생 기간 중 운영 동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브릿지 대출 역시 신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까지 나서며 자금 지원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은 익스프레스 매각 이후 회생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메리츠 측은 판단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이미 현금화 가능한 핵심 부동산 대부분을 신탁 방식으로 담보를 확보한 상태다. 청산 절차에 돌입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채권 회수가 가능한 구조다. 이 때문에 추가 자금 투입에 따른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형마트 업황 부진 속에 점포·인력 구조조정을 예고한 홈플러스의 영업 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한 점도 변수로 꼽힌다. 향후 수익성 회복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추가 자금 지원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 지원에 결정적 영향력을 쥔 메리츠금융그룹이 추가 자금을 투입해 회생가치를 끌어올릴지, 회수 중심 전략을 유지할지에 따라 홈플러스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메리츠금융그룹은 채권자로서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홈플러스의 경영 정상화 여건이 이미 크게 악화된 점이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MBK파트너스 체제에서 브랜드 가치가 약화된 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실이 누적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아쉬운 상황”이라며 “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역시 단기 유동성 대응에 소진될 가능성이 큰 만큼, 자금난이 지속될 경우 메리츠금융그룹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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