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도 시장 점유율도 숨 가쁘게 추격…중국의 진짜 두려운 무기는 ‘인재’
2026.05.04 21:13
“한국 인력 공급 10분의 1뿐”…전문가들, 정부 ‘생태계 구축’ 역할 주문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한국이 우위로 평가받아온 메모리 반도체 산업도 위협하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위탁생산)와 낸드플래시 등 일부 분야에서는 기술·점유율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중국의 첨단 인재 풀에 맞설 수 있는 인재 확충에 나서고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기술력 격차는 범용 D램과 낸드에서는 2~3년 안팎, 고대역폭메모리(HBM)는 5년 이상인데, 그 격차가 점차 좁혀지는 추세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적층 단수가 성능을 좌우하는데 현재 SK하이닉스가 321단으로 선두지만, 중국 대표 낸드 생산기업인 양쯔메모리(YMTC)도 270단 양산에 나서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낸드는 2년, 그 밖의 범용 D램은 3년 정도 격차가 난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므로 5~10년 뒤 일부 분야에서는 판도가 역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내수 중심이기는 해도 중국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도 상승세다. YMTC는 낸드 분야 글로벌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11.8%에 달한다. 내년에는 14%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창신메모리(CXMT)의 D램 글로벌 점유율도 지난해 5%에서 올해 8% 수준으로 오르고, 내년에는 두 자릿수를 기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7.1%)와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5.2%)의 점유율 격차는 1년 전보다 0.7%포인트 줄었다. SMIC는 올해 성숙 공정을 넘어 첨단 공정인 7나노미터 공정 수율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2월 ‘중국 반도체 산업의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에서 “중국이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적 열위를 갖고 있음에도, 중간재·패키징·후공정 등 특정 영역에서 세계적 생산·수출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메모리 분야는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선두기업과 격차를 빠르게 좁혀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면서도 정부가 인재 양성·인프라 구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영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는 “현재 중국의 기술 자체는 그리 위협적이라고 볼 수 없다. 중국이 두려운 점은 기술이 아니라 인재”라며 “인력 공급 면에서는 한국이 10분의 1 수준으로 절대 열위에 놓여 있다. 정부가 신경 써야 할 부분도 인재 확충”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인공지능(AI) 3강’을 구호로 내세우고 있지만 반도체 전략은 상당 부분 민간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 등 전체 반도체 생태계를 키울 청사진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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