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클라우드 호재에도 엇갈린 1분기 IT서비스 기업 실적… LG CNS 선방, 삼성SDS·현대오토에버 수익성 주춤
2026.05.04 15:41
하반기 성장 동력도 AI
국내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이 올해 1분기 인공지능(AI)·클라우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수익성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LG CNS는 영업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삼성SDS는 물류 사업 부진과 퇴직급여 관련 일회성 비용 여파로 수익성이 둔화했다. 최근 3년간 고속 성장한 현대오토에버도 매출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차량 소프트웨어(SW) 부문을 중심으로 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 CNS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조3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늘었다. 영업이익은 942억원으로 같은 기간 19.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년 전보다 0.7%포인트(p) 상승한 7.2%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약 58%를 차지하는 AI·클라우드 사업이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스마트엔지니어링과 디지털 비즈니스 서비스 사업도 고르게 성장하면서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뤄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광윤 LG CN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실물 경제 전반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흐름 속에서도 대외 사업을 확대하면서 호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공·국방, 금융, 제조, 제약·바이오, 조선, 방산 등 다양한 산업에서 AX(AI 전환) 프로젝트와 클라우드 인프라 관련 외부 수주를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AI 데이터센터 DBO(설계·구축·운영) 사업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클라우드 관련 매출을 끌어올렸다. 김태훈 LG CNS AI클라우드사업부장은 “삼송 데이터센터에서만 1조원 이상의 사업을 수주했는데, 이는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최대 IT서비스 기업인 삼성SDS는 1분기 영업이익이 70.8% 급감한 783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사업이 AX 수요 확대에 힘입어 성장하면서 매출은 3.9% 증가한 3조3529억원으로 집계됐지만, 퇴직금 산정 기준 변경으로 일회성 퇴직급여 비용 1120억원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만 일회성 퇴직급여 충당금을 제외해도 영업이익률은 10.4%로 전년 동기 대비 3.7%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관계사 대형 프로젝트 종료에 따른 매출 감소, AI 플랫폼과 인프라 투자 확대, 공공향 협업 솔루션 투자, 대외 사업 가격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상당 폭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류 사업 부진도 1분기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물류 수요 둔화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 여파로 1분기 물류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한 1조7424억원을 기록했다.
류석문 대표 취임 후 첫 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오토에버의 경우 1분기 매출은 9357억원으로 1년 사이 1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12억원으로 같은 기간 20.7% 줄었다.
시스템 통합(SI)과 IT 아웃소싱(ITO)을 아우르는 엔터프라이즈IT 부문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차량SW 부문에서 비용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 현대오토에버 측은 미국 관세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일부 고객사와의 계약 시점이 2분기 이후로 조정된 가운데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관련 선행 투자가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AI를 전면에 내세워 외형 성장을 지속하고, 로봇 등 신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준희 삼성SDS 사장은 지난달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 풀스택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2031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구미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AI 인프라 부문에 5조원, AI 서비스와 플랫폼·솔루션 부문에 1조원, 전략적 인수·합병(M&A)에 4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투자 기업 KKR과 협력해 신규 자금 1조2000억원과 현금성 자산 6조6000억원 등을 확보했다.
시장에서는 삼성SDS가 구미 AI 데이터센터, 국가 AI컴퓨팅센터 등 200메가와트(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면서 2분기 이후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DBO 사업도 새로운 매출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LG CNS는 AX 전환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DBO 관련 대형 수주를 이어가는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피지컬 AI 사업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하반기부터 산업특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을 아우르는 ‘풀스택 RX(로봇 전환) 서비스’를 추진해 로봇 상용화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오픈AI·팔란티어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도 확대한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의 내부 IT 투자로 인한 엔터프라이즈IT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하반기부터 그룹사의 데이터센터 투자와 로봇 관제 사업 확장 관련 수혜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1분기 수익성은 부진했으나, 현대차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양산과 자율주행 외부 협력에서 현대오토에버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중장기 성장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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