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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협상 교착에 '승부수' 띄웠지만…휴전 깨뜨릴 '무리수' 될 수도

2026.05.04 17:48

"호르무즈 선박 구출 작전 개시"

트럼프 "해협 갇힌 배 빼낼 것"
이란 "협정 위반"…긴장 고조
< 이 와중에…골프장 간 트럼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왼쪽)가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트럼프 내셔널 도럴 골프클럽'에서 열린 '2026 캐딜락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중 벤 그리핀 선수가 공에 사인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 골프클럽은 트럼프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시간으로 4일 오전 호르무즈해협에 갇힌 제3국 선박들이 안전하게 빠져나오도록 지원하는 작전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원유 수송을 막아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다. 이란은 ‘휴전 협정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SNS에 “많은 선박에서 식량 등 모든 것이 부족해지고 있다”며 “선박 이동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은 사람들과 기업 그리고 국가들을 해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작전 개시 배경을 설명했다. 작전명도 ‘자유’ ‘해방’을 뜻하는 ‘프로젝트 프리덤’으로 정했다.

다만 지난 3월 시도한 것과 같이 미국 군함 등이 직접 유조선을 호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작전엔 여러 국가와 보험사, 해운사들이 참여해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통행을 원활하게 할 것”이라며 “미 해군 함정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호위하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작전 발표 후 해협 인근에서는 유조선 한 척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됐다.
호르무즈해협은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보유한 유일한 ‘레버리지’다. 방공망이 붕괴해 1만 번 넘게 폭격당하는 와중에도 해협을 봉쇄해 유가 급등을 초래하고 미국과 동맹국을 압박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언만으로 통행 재개를 용납할 리 없다. ‘프로젝트 프리덤’이 선언된 직후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유조선 한 척이 공격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면에는 이란의 대응 이후를 겨냥한 고도의 노림수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에서는 휴전 상황을 뒤엎는 무리수가 될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4일 이란군은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통항 지원에 맞서 군사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호르무즈해협 안보를 완전하고 강력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이란군과 조율이 없는 이동으로 안전을 위태롭게 하지 말라고 민간 선박과 유조선에 알린다”고 했다.

이날 벌어진 유조선 피격 사태는 해협 통제권을 유지하겠다는 이란의 ‘무력 시위’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유조선이 해협 통과를 시도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도 해당 공격 사태를 이유로 영국해사무역기구는 호르무즈해협 내 보안 위험 등급을 ‘심각’으로 유지했다.

이런 가운데 항행 재개를 위해 미국이 어떤 수단을 동원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미군은 파악한 기뢰 정보를 선박에 전달하는 등 안전한 항로를 식별하게 돕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란의 선박 공격을 전제로 한 반격 계획은 나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방해가 있다면 유감스럽게도 강력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프로젝트 프리덤에 유도 미사일이 장착된 구축함, 육상·해상 기반 항공기 100대 이상, 무인 플랫폼 및 병력 1만5000명이 투입된다”고 했다.작전 실행 배경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가장 설득력을 얻는 건 교착 상태인 종전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충격요법’이란 해석이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7일 휴전에 합의하고 ‘종전 협상’에 나섰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핵과 관련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 주말 사이 이란은 경제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핵 협상에 나서겠다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란의 제안을 거부한 직후 미국이 프로젝트 프리덤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카드로 보는 시각이 많다. 유조선이 해협을 빠져나가면 국제 유가가 안정되고 이란이 가진 힘이 일부나마 줄어드는 효과를 노린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이란이 본격 저항하면 현재 휴전은 붕괴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압도적 전력 우위에도 이란이 드론, 재래식 미사일 등을 통해 공격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미군에도 인명 피해가 생길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게 뉴욕타임스(NYT) 등의 분석이다.

애초에 작전 발표 자체가 무리했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제럴드포드 항공모함이 중동 해역에서 이탈하는 등 미국이 상선 통행을 지킬 만한 군사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럽 등 다른 나라와의 공조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독일 내 미군 일부 철수 발표 등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

작전의 실효성 자체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란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를 감수할 선주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선박 관리 회사 앵글로이스턴의 비에른 호이고르 회장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안전한 통로를 확보하려면 한쪽이 아니라 양측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란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 한 해상 상황은 실질적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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