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터질지 알았나요? 달러 종신보험의 습격 [재테크 Lab]
2026.05.03 17:53
종신보험 든 이들의 흔한 착각
"보장ㆍ노후 동시 대비 가능해"
노후에 연금 전환 가능하지만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게 문제
확실한 노후 대비책 될 수 없어# "보장과 노후를 동시에 대비할 수 있다." 종신보험을 권유받을 때 흔히 듣는 말이다. 보험에 밝지 못한 이들은 이 말에 넘어가 값비싼 종신보험에 덜컥 가입해 버린다. 문제는 수수료가 센 종신보험은 애초에 연금 목적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점이다.
# 이번 상담의 주인공 부부는 설상가상으로 '달러 종신보험'에 들었다가 월 보험료만 100만원을 내는 곤경에 빠졌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부부의 보험 상태를 점검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이란 전쟁까지 겹치자, 원ㆍ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대까지 치솟았던 건 위기 때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잘 보여준 사례다.
과거 투자 실패를 경험한 이들에게 '안전'이란 단어는 거부하기 힘든 요소다. 7년 전, 투자 사기로 큰돈을 잃었던 김기원(가명ㆍ44), 심은혜(가명ㆍ41)씨 부부도 그랬다. 재테크에 트라우마가 생긴 두 사람은 자산을 공격적으로 불리는 대신 안전하게 지키는 쪽을 택했다.
문제는 부부가 안전자산으로 택한 게 달러로 보험료를 내는 '달러 종신보험'이란 점이었다. 수십만원의 납입금을 요구하는 이 보험은 부부의 가계부를 갉아먹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여기에 잘못된 소비 습관까지 더해지자 가계부는 순식간에 '마이너스 늪'에 빠졌다. 잘못된 지출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부부는 현재 필자와 재무상담을 받는 중이다.
1편과 2편에서 조정을 거친 부부의 가계부 상황은 이렇다. 둘 다 벤처기업에 다니는 부부의 월소득은 790만원이다. 남편이 440만원, 아내가 350만원을 번다. 부부 앞으로 1년에 700만~800만원씩 상여금이 나오지만 이는 정기소득이 아니므로 제외했다.
지출로는 정기지출 858만원, 1년에 걸쳐 쓰는 비정기지출 월평균 70만원 등 928만원이다. 한달에 적자가 138만원씩 발생한다. 금융성 상품은 없다. 부부는 1~2편에서 각종 지출을 절감해 138만원 적자를 12만원까지 줄였다. 현재 부부는 자가 아파트(시세 4억원)에 살고 있고, 갚아야 할 주택담보대출금이 1억원가량 남은 상태다.
이를 위해 액수가 가장 많은 고정 지출 항목들을 수술대에 올렸다. 먼저 보험료(96만원)다. 부부의 보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남편 기원씨 명의로 가입된 '달러 종신보험'이 조정 대상 1순위로 떠올랐다. 납입금을 달러로 내는 이 상품의 특징은 훗날 연금으로 전환할 때 연금액도 '달러'로 수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원씨가 이 보험에 거액을 붓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평소엔 사망 보장을 받다가, 은퇴 시기에 안전자산인 달러로 연금을 받아 노후를 든든하게 대비하겠다는 거다. 가입 당시 보험설계사가 한 말도 부부의 이런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달러는 가장 안전한 자산인 데다 환율이 오르면 시세차익까지 챙길 수 있다. 사망 보장을 받다가 나중에 연금으로 전환하면 노후 준비까지 한번에 끝낼 수 있다. 여러모로 만능 상품이다."
언뜻 일리 있는 말처럼 들리지만, 기원씨가 한가지 놓친 부분이 있다. 달러가 지금처럼 오르면 대책이 없다. 더구나 종신보험은 보험사에 내는 수수료 비중이 커서 일반 연금상품보다 수령액이 적다. 연금을 받을 목적으로 가입하기엔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얘기다. 사망을 보장해주면서 동시에 투자상품처럼 높은 수익률까지 안겨주는 '만능 보험'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또 벤처기업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기원씨의 업무 성격상 종신보험이 그다지 필요해 보이지도 않는다. 필자의 설명을 들은 부부는 고민 끝에 달러 종신보험을 과감히 해지하기로 마음먹었다. 내친김에 여러가지 비효율적인 보험들도 정리해 월 보험료를 96만원에서 41만원으로 55만원 절감했다.
보험을 해약하며 발생한 2050만원의 환급금은 매달 144만원씩 상환하는 대출 원리금을 줄이는 데 사용됐다. 약 1억원의 잔여 대출금 중 2050만원을 상환하자 대출 원금이 20%가량 줄어들었고, 그 결과 매월 빠져나가던 원리금 상환액도 144만원에서 114만원으로 30만원 줄어들었다. 보험료와 월 대출 상환액에서만 85만원을 절약한 셈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소중한 여유자금을 어떻게 굴리느냐다. 과거 투자 사기의 아픔으로 재테크를 멀리하던 부부의 트라우마는 상담을 진행하면서 어느 정도 해소된 듯했다. 부부는 이제라도 제대로 된 투자를 시작해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렇다고 재테크 경험이 거의 없는 부부에게 리스크가 큰 투자상품을 제시할 순 없다. 부부에게 적합한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는 무엇일까. 마지막 4편에서 최종 솔루션을 공개한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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