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보조배터리 분실물 즉시 폐기"…·기내 사용 금지도 확산
2026.01.14 07:07
작년 1월 화재로 보조배터리 경각심↑…이스타, 첫 기내사용 금지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보조배터리 화재 사고를 막기 위해 국적 항공사들이 보조배터리 관련 규정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에어부산 화재 사고를 계기로 전체 국적 항공사가 기내 보조배터리 반입 시 선반 내부 보관을 금지한 데 이어 보조배터리 분실물 발견 시 폐기 처분을 원칙으로 하는 곳도 늘고 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일부터 탑승 수속 창구와 직영 라운지, 기내에서 나온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 리튬배터리 일체형 무선 고열 전자기기(무선 고데기) 등을 발견할 경우 분실물로 보관하지 않고 곧바로 폐기하고 있다.
통상 항공사들은 기내나 공항에서 발생한 분실물은 30일간 보관하거나 인적 사항이 기재된 중요 물품의 경우 공항 경찰에 인계했다. 하지만 보조배터리는 화재 사고를 근절하고자 이런 절차를 생략하기로 했다. 보조배터리 같은 리튬배터리는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열폭주 현상으로 초기 화재 발견과 진화에 실패하면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앞서 대한항공도 지난해 12월 1일부로 탑승 수속 창구와 직영 라운지, 기내에서 발견된 보조배터리, 전자담배, 리튬배터리 일체형 무선 고열 전자기기 등은 보관 없이 폐기하고 있다. 이런 분실물 규정은 지난해 상반기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채택해 현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6개 국적 항공사에서 시행하고 있다.항공사들이 보조배터리에 주목한 건 지난해 1월 김해공항 활주로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BX391편 화재 사고 때문이다. 기내 선반에 보관된 보조배터리에서 이륙 직전 시작된 불은 약 1시간 동안 항공기 A321-200 1대를 전소시켰다. 승객과 승무원은 전원 생존했지만, 에어부산은 같은 해 10월 동종의 항공기를 들여올 때까지 기재 부족으로 인해 항공편 운항에 제약받았다.
기내 선반에 보조배터리를 보관하면 화재 초기 발견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사고 직후 항공사들은 기내 보조배터리 반입 시 승객들에게 이를 소지하거나 좌석 앞주머니에 보관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그전까지는 항공기 짐칸에 싣는 위탁 수하물에만 보조배터리 반입을 금지했을 뿐, 기내 반입 시 휴대 및 보관 방법에 대해선 제지하지 않았다. 기내 반입할 수 있는 보조배터리도 이때부터 100Wh 이하 규격에 1인당 최대 5개로 제한했다.
여기에 더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보조배터리 기내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보완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보조배터리 단락(합선) 방지를 위한 절연테이프 제공 △기내 방염 기능이 있는 격리 보관백 2개 이상 의무 비치 △40도 이상에서 색이 변하는 온도 감응형 스티커 부착 등이다. 같은 해 9월부터 전체 국적 항공사에서 시행 중이다.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금지하는 항공사도 나왔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0월부터 국적 항공사 최초로 국내·국제선 전 승객을 대상으로 기내에서 보조배터리를 사용해 개인 기기를 충전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기내 반입이 가능한 보조배터리를 몸에 지니거나 좌석 앞주머니에 보관하는 것은 가능하나 이착륙 및 순항 전 구간에서 충전 등의 실사용은 불가하다.
다만 관계 당국과 항공사들의 이런 보조배터리 안전 강화 노력에도 기내 반입 시 휴대 및 보관 방법을 강제할 법적인 근거가 없어 규정 위반 승객을 형사 처벌하기는 쉽지 않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보조배터리 화재 사고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승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며 "지난해 10월부터 기내 선반에 보관하는 짐에는 '배터리 없음'(No Battery Inside Tag)' 표시를 부착하는 등 항공사들 역시 승객들에게 관련 규정을 적극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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