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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주택 구입 급증] 집값 상승에 정부대책 불신…패닉바잉 역대 최고

2026.05.04 17:46

[서울 생애최초 주택 구입, 30대 비중 3월 57.4%]
주민 반발 등에 공급정책 답보
임대 매물 줄고 전월세값 급등
“대출 얹어 사는 게 낫다” 판단
강서·노원 등 외곽 주로 매입
전문가 “공급 속도 더 높여야”
서울에서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30대 비중이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정부의 공급 대책 발표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불안감에 30대들이 주택 매수에 나선 결과를 분석이다.

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 등)을 구입한 30대 비중은 49.9%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0년 이래 16년 만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는 30대의 생애최초 주택 구입 비중은 더 높아졌다. 1월 53.9%에서 2월에는 55.2%로 비중이 커지더니 3월에는 57.4%로 3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4월도 57.0%에 달한다. 2010~2021년까지 10년 넘게 43~46%대에서 횡보하던 비중이 불과 수년 만에 57%대로 뛰어오른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으로 국한하더라도 올해 1월 32.6%이던 30대 매수 비중은 2월 40.0%, 3월 43.4%로 올라 2019년 1월 집계 이후 8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의 배경에는 지속적으로 오르는 집값과 함께 정부의 주택 공급정책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부터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 9월과 올 1월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용산·과천·태릉 등 대규모 공급지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반발에 부딪혀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실거주 의무가 부여된데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임대 매물이 줄어들면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자 임차 대신 매수로 전환하는 30대가 빠르게 늘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며 갱신청구권을 쓰지 않고 보증금을 높여 계약하는 갱신이 늘어나고 있는데, 임차인들이 앞으로 전월세 가격이 더 오를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라며 “목돈을 전월세로 묶을 바에는 차라리 대출을 얹어서 사는게 낫다고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30대가 시장 가격에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생애주기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결혼·육아·학군이라는 실수요가 한꺼번에 발생하는 30대는 주택 매수의 기회비용에 가장 예민하다. 2022년 금리 인상기에 30대의 생애최초 주택구입 비중이 36.9%까지 급감했다가 정책금융이 본격 공급된 2023년 이후 가장 빠르게 시장에 복귀한 것도 이러한 불안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2023년 이후 특례보금자리론·신생아 특례대출 등 저금리 정책금융이 집중 투입되면서 서울 생애최초 매수 시장은 사실상 ‘30대 맞벌이 가구의 정책금융 의존형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30대 고소득 맞벌이 가구는 단순히 하나의 수요층을 넘어 시장의 상단과 하단을 완전히 분절시키는 주역으로 요즘 서울 주택을 구매하는 30대의 정체성”이라고 짚었다.

30대의 주택 매수가 몰리는 지역은 집값이 서울 평균가격보다 낮고 대중교통이 발달한 외곽 주거지다. 올해 1~4월 기준 30대가 생애최초 집합건물 매수를 가장 많이 한 자치구는 강서구(1051명)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16년 연속 부동의 1위다. 이어 노원(958명)·성북(882명)·영등포(871명)·구로구(863명) 순이다. 박 전문위원은 “30대의 첫 집은 중저가 주택이어서 고가주택에 비해 대출의 문턱이 낮은데다 각종 세금 부담도 덜하다”며 “이들이 적극적 매수자로 나서면서 주택시장이 강남과 비강남으로 분절화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30대가 시장 점유율을 채워가는 동안 20대와 40대의 생애최초 주택구입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20대 비중은 2022년 17.8%에서 올해 1월 8.5%로 5년 새 반토막 났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0억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대출 규제까지 겹쳐 초기 자본 조달이 여의치 않은 탓이다. 40대 역시 올 들어 1월 22.8%이던 비중이 21.3%(2월), 18.7%(3월), 17.8%(4월)로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서울 주택 시장에서 특정 연령대로의 매수 쏠림이 구조적으로 고착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더 늦기 전에 주택 공급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 전문위원은 “3기 신도시와 도심지에 예정대로 주택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신호를 강력하게 보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지방 균형 발전 계획을 통해 수요를 분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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