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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 맞다"며 특검 밤새 준비하던與…靑요구에 '급 브레이크'

2026.05.04 18:01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민주당이 추진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해 내용은 공감하지만, 처리 시기에 대해서는 숙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에서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과 박수를 치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 재판의 공소취소 권한까지 포함된 특검법의 ‘5월 처리’를 공언하던 민주당이 급브레이크를 밟고 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4일 오후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특검법의 6·3 지선 전 처리 여부에 대해 “시기와 구체적 내용에 대해 당내 여러 의견이 있고, 논의를 진행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특검법 대표 발의자인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이 지난달 30일 “비정상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가급적 5월 중 처리할 생각”이라고 밝힌 것과는 온도 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당내 기류 급변의 결정적 계기는 이날 오전 홍익표 정무수석이 전한 이 대통령의 메시지였다. 홍 수석은 청와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특검을 통한 진실 규명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구체적 시기와 절차는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 판단해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속도 조절을 주문하자 지도부가 ‘일단정지’ 버튼을 눌렀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인 평가다. 국조특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6일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바로 의원총회를 열어 지선 뒤 특검법 처리로 당론을 모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 생각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지난달 30일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청와대가 나서기 전부터 당내에선 악화되는 영남 여론을 우려하며 ‘지선 후 처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전날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신중해 달라”고 호소한 데 이어, 이날 의원 단체 대화방에도 “지방선거 이후로 시기 조절을 제안한다(권칠승 의원)”“살얼음판 같은 영남 선거에 영향이 크다(임미애 의원)”는 건의가 잇따랐다.

하지만 청와대가 나서기 전까지 지도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천 직무대행도 이날 홍 수석 브리핑 전 “일부 의원들의 의견을 언론이 침소봉대해선 안 된다. 대다수 의원이 특검법 신속 처리에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정청래 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작기소 특검은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한 시대적 소명”이라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여당이 특검법 처리 속도전을 벌여온 건 “신속 처리가 이 대통령의 의중”(민주당 재선 의원)으로 읽어왔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자신과 관련된 사건이 검찰의 조작 기소라는 입장을 X(옛 트위터)에 수차례 밝혀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주 지도부에서 갑작스레 특검법 준비 지시가 내려와 국조특위 위원들이 법안 발의를 위해 밤샘 작업을 한 것으로 안다”며 “지선 전 처리가 목표였다”고 말했다.

홍익표 정무수석이 4일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입장을 전하는 브리핑을 하고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의 속도 조절 요구는 최근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의 하락세가 확인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4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발표한 여론조사(4월 27~30일 2006명 무선자동응답 방식 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해 두 달 만에 50%대인 59.5%로 내려앉았고, 민주당 지지율도 한 달 만에 40%대인 48.6%로 떨어졌다. 특검법 발의(4월 30일) 여파가 완전히 반영되기 전임에도 하락폭이 컸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청와대 입장에서 지선 전 특검법 처리에 대한 강한 경고성 신호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의 의중이라 믿고 지도부와 아무런 상의없이 특검법에 속도를 높일 때부터 불안했다”며 “자칫하면 영남은 다 뒤집어질 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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