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알글로벌리츠 공모채 불완전판매 논란…한투 등 5개사, 부실 알고도 팔았나
2026.05.04 12:00
[디지털데일리 강기훈기자]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제이알글로벌리츠의 32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에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전자단기사채를 보유한 국내 금융기관은 물론 공모채를 사들인 개인 채권투자자 피해가 예상된다. 공모채가 증권사 인수단을 거쳐 퇴직연금 등 리테일 시장으로 재유통됐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번질 조짐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달 27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만기가 돌아온 400억원 규모 전자단기사채를 갚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회생절차에는 전단채와 회사채를 보유한 국내 금융기관, 공모채 인수단, 일반 채권투자자 등이 이해관계자로 얽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동성 위기는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투자에서 비롯됐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2020년 7월 파이낸스타워를 1조6000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금리 인상 여파로 건물 감정평가액이 급락했다. 벨기에 정부가 이 건물에 입주해 있지만, 6년 뒤 퇴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건물 가치가 떨어지면서 담보인정비율(LTV)은 대출 약정 기준인 52.5%를 9%포인트 웃돌았다. 해외 대주단은 임대료 수익을 압류했고, 제이알글로벌리츠의 현금 조달 통로는 막혔다.
충격은 국내 금융권과 개인 채권투자자로 번졌다.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채권시장에 상장한 제3-1회 600억원, 제3-2회 800억원, 제4회 1200억원, 제6회 600억원 등 채권 4종 총 3200억원에서 EOD가 발생했다. 해당 채권 4종은 지난 29일 거래가 정지됐다.
이 중 제4회와 제6회 1800억원 규모 무보증사채는 증권사 인수단을 거쳐 시장에 유통됐다. 제4회 인수단은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한양증권 등 5개사다. 제6회 인수단은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한양증권이다.
이들 증권사는 제이알글로벌리츠가 발행한 무보증사채를 전량 총액 인수한 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에게 넘기는 이른바 ‘셀다운’을 진행했다. 발행 주관사의 한 관계자는 “개인에게 직접 셀다운한 건은 단 한 건도 없다”며 “통상 절차에 따라 셀다운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기관투자자에게 넘어간 물량이 퇴직연금, 펀드 등을 거쳐 리테일 시장으로 다시 풀렸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증권사가 개인에게 직접 팔지 않았더라도 최종 손실이 개인 채권투자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리츠 회사채는 일반 회사채보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해외 부동산 리츠 부실을 넘어 판매 책임 논란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해외 부동산 가치 하락과 차환 리스크가 이미 시장에서 거론돼 온 만큼, 공모채 발행과 유통 과정에서 투자 위험이 충분히 고지됐는지가 쟁점이다.
특히 공모채 발행 당시 투자설명서와 판매 과정에서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 하락, LTV 초과, 해외 대주단의 임대료 수익 통제 가능성 등이 투자자에게 명확히 전달됐는지가 관건이다. 주관·인수 증권사들이 투자 자산의 부실 가능성을 알고도 판매를 진행했거나 위험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면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라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다”며 “판매기관의 불완전·불공정판매 이슈로 와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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