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의 뉴스프레소] "어차피 보수는 결집"-"험지 포기하자는 거냐"
2026.05.04 07:06
| ▲ 5월 4일 한겨레 3면 기사. |
| ⓒ 한겨레 |
1) "어차피 보수는 결집"-"험지 포기하자는 거냐"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의 5월 국회 표결 방침을 둘러싸고 당 내부에서 연기론이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달 안에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6·3 지방선거에 미칠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다.
이 문제에 대한 수도권과 영남 선거 관계자들의 온도차는 분명하다.
익명의 수도권 의원은 한국일보에 "보수는 이게(특검법) 아니어도 어차피 결집한다"고 말했지만, 또 다른 민주당 초선 의원은 한겨레에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에 실망해 투표할 의지를 잃었지만 그럼에도 민주당이 싫어 투표할 이유를 찾는 보수층 지지자들에게 집결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격전지로 꼽히는 광역단체장 후보 선거를 돕는 재선 의원은 한국일보에 "험지 선거엔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선거 전에 (법안을 추진)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고, 열세 지역 선거를 돕는 또다른 의원은 한겨레에 "(법안 추진) 시기가 너무 안 좋다. 험지는 포기하자는 거냐"고 했다.
직접적인 경고음은 영남에서 나왔다.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김부겸은 4일 대구시당 필승 전진대회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여러분이 전국 정세를 보기 때문에 쉽게 던지는 말 한마디, 여러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법안 하나, 여기서 고생하면서 뛰고 있는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신중히 해 달라고 요청드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김부겸 측은 "일반론적인 얘기를 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국일보는 "당내에서 특검법 처리에 대한 우려를 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썼다.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민주당 후보와 정청래 대표는 구포시장에서 특검법 처리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은 말을 아끼겠다"며 답을 피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개혁신당 김정철 서울시장 후보,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지사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등 4명은 4일 긴급 회동을 갖고 특검법 강행 처리에 맞선 공동 대응 전선을 구축하기로 했다. 수도권은 '특검법 발의' 전까지는 별다른 쟁점이 없어 민주당의 우세가 점쳐지는 지역이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는 공소 취소의 정당성을 묻는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지도부가 표결 처리를 결심할 경우 조국혁신당의 입장이 변수가 된다. 원내 12석을 보유한 조국혁신당이 반대로 당론을 정하면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키기가 불가능해져 특검법 처리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2) 무소속 출마 결심 굳힌 김관영 전북지사
대리기사비 지급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지방선거 무소속 출마를 오는 6일 공식 선언할 계획이라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가칭 '김관영 도민 후보 추대위원회'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관영의 무소속 출마를 촉구할 예정이다.
김관영은 지난해 11월 30일 전주의 한 식당에서 청년·대학생 위원 등 20여 명과 자리를 가진 뒤 대리기사비 명목으로 1인당 2만~10만원씩, 총 108만원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이듬해인 올해 4월 1일 공개되자 민주당은 긴급 윤리감찰 착수 12시간 만에 전격 제명을 의결했다. 김관영 측은 "술을 마신 뒤 대리비를 건넸다가 이튿날 전액 회수했다"며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는 김관영이 곧바로 제명된 반면, 또다른 경선주자였던 이원택 의원의 '식비 대납 의혹'은 하루 만에 '혐의 없음' 결론이 난 것에 대해 친명계를 중심으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관영과 가까운 안호영 의원이 경선에서 패한 뒤 이원택 의혹에 대한 재감찰을 요구하며 12일간 단식투쟁을 벌였지만 당 지도부는 이를 거부하고 이원택의 공천을 확정했다.
김관영 측은 출마 회견에서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와 현대차 투자 유치 등 핵심 사업의 연속성을 재선 명분으로 내세울 계획이라고 한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유력한 전북에서 현직 지사의 무소속 도전이 실현될 경우, 전북지사 선거는 기존의 민주당 독주 구도에서 양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전북경찰청이 이원택·김관영 두 후보 모두에 대한 선거법 위반 의혹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경찰은 "어떠한 정치적 고려 없이 엄중하고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냈다.
3) 노노갈등으로 번지는 삼성전자 분규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조 안에서 내홍이 번지고 있다.
반도체 부문 중심의 노조 운영에 불만을 품은 비(非)반도체 부문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열흘 동안 2500여 명이 탈퇴 신청을 한 것이다.
탈퇴 인원 대부분은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경험(DX) 부문 소속이다. 올해 1분기 반도체(DS) 부문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인 53조 7000억원을 기록한 반면, DX 부문은 3조원에 그치며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인증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DS 쪽으로 보이는 이용자가 "DX 전원이 나가도 DS만으로 과반을 유지할 수 있다"고 쓰자 DX 부문 조합원이 "결국 너희들이 휘두른 칼에 너희들이 맞고 쓰러질 것"이라고 받아치는 일도 있었다.
노조 이탈의 또 다른 배경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조합비를 급여에서 공제하는 '체크오프' 제도 도입이 꼽힌다. 급여 자동 공제 방식으로 노조 가입 사실이 회사에 노출되는 것을 꺼린 직원들의 이탈이 한몫했다는 것이다. 한 DX 부문 조합원은 "노조가 안건과 소식을 DS에만 공유하고 DX 사업장엔 홍보 활동은 전무한 데다 질의도 대답을 안 해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국민일보에 "총파업이 DS 위주로 진행되는 데다 당장 수혜가 DS 부문이 크기 때문에 일부 조합원이 탈퇴한 것"이라며 "다만 기본급 인상, 샐러리 캡(보수 상한제) 등 사안에 대해 같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논쟁은 이미 기업 울타리를 넘어선 지 오래다.
박용진 대통령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천문학적 이익을 두고 끼리끼리 먹자판 잔치와 집안싸움에 몰두하는 모습 솔직히 불편하다"고 썼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삼성전자 노조의 행태는 과도하다. (회사) 영업이익이 귀속되는 주체는 주주"라고 밝혔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대 석좌교수는 "파업 시 글로벌 빅테크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리스크"라며 엔비디아처럼 차등 보상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 미국 내에서도 우려 일으키는 주독미군 철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 5000여 명을 감축하라고 지시하면서 '80년 대서양 동맹'의 균열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5월 2일(현지시간) 향후 6개월에서 1년 안에 주독미군 약 5000명을 철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방부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4년 합의했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및 다크 이글 극초음속 미사일 운용 부대의 독일 배치 계획도 함께 철회했다.
이번 결정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지난달 28일 미국-이란 전쟁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불거졌다. 메르츠는 "미국이 전략도 없이 전쟁에 들어갔다"며 "이란 지도자들이 미국 전체를 굴욕시키고 있다"고 발언했다.
미 국방부 발표 이후 트럼프는 "5000명보다 훨씬 더 많이 줄일 것"이라고 공언했으며, 이란 전쟁에 비협조적이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도 철수를 검토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메르츠는 3일 공영방송 ARD에 출연해 "미국은 여전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며 "트럼프와 일하는 것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는 미국 공화당 내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과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2일 공동성명에서 "성급한 유럽 미군 감축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에는 유럽사령부·아프리카사령부 본부, 람슈타인 공군기지, 나토 핵공유 거점인 뷔헬 공군기지 등 핵심 군사 시설이 집중돼 있다.
주한미군의 역할과 책임 재조정을 골자로 하는 한미동맹 현대화 협의가 진행 중인 한반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주한미군이 대북 방어 위주에서 공군·우주·사이버 중심의 인도·태평양 전략 자산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5) AI 배우-각본은 오스카상에서 배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1일(현지시간) AI가 만든 배우와 AI가 쓴 각본을 수상 후보에서 배제하는 규정을 새롭게 발표했다. 아카데미가 연기·각본 부문에서 AI 사용을 명시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기 부문에서는 인간이 직접 연기했음이 명백히 확인되고 본인 동의를 얻은 배역만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AI로 제작된 가상 인물이나 타 배우의 외모를 본뜬 출연자는 수상이 원천 차단된다. 각본 부문에서도 인간이 저술한 시나리오만을 심사 대상으로 명시했다. 새 규정은 올해 1월부터 12월 사이 개봉하는 장편 영화부터 적용된다.
새 규정은 '탑건: 매버릭' 등으로 유명한 배우 발 킬머가 지난해 세상을 떠난 뒤 그를 AI로 복원해 출연시킨 영화가 등장하고, AI 영상 생성 기술이 실사 수준에 가까워지는 등 현장 적용이 빨라지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다만 아카데미는 제작 과정에서의 AI 활용 자체를 전면 금지하지는 않았다. 생성형 AI와 디지털 도구가 후보 지명에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하되, 인간 창작 기여도에 의문이 제기될 경우 추가 정보를 요청할 권리를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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