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재명 견제 정당성 잃은 국힘…국회 입성해 바로잡겠다"[지방선거 인터뷰]
2026.05.04 07:04
"李 정권 고공 지지율…견제 작동 안한 결과"
"공소 취소 국조, 나는 왜 안 부르나"
"하정우, 피지컬 AI? 지역 아닌 본인 중심 공약"부산 북구갑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계엄 옹호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없는 국민의힘 당권파는 이재명 정부의 독주를 견제할 정당성을 잃었다"며 "국회에 입성해 정권 견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3일 부산 북구 구포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정권 지지율이 높은 이유가 정말 정치를 잘해서인가"라고 반문하며 "제대로 된 견제 기능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재·보궐 선거를 단순히 지역구 선거가 아닌 '보수 재건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바로잡고 정부를 향한 강도 높은 견제와 비판을 이끌겠다는 의지다.
한 전 대표는 "현재 국민의힘 당권파는 정부를 견제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리 말을 해도 먹히지 않는다"며 "저는 그동안 누구보다 청렴하게 살아왔으며 계엄에도 앞장서서 반대해왔다"고 했다. 이어 "국회에 들어가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것이며, 그 역할이 제대로 작동할 때 보수는 재건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 '공소 취소 특검'과 관련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공소 취소를 강행한다면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며 "대통령의 지위를 활용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깡그리 무너뜨리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공소 취소 국정조사엔 왜 나는 부르지 않는 건가"라고도 했다.
경쟁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지역 현실과의 괴리를 지적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나아가 인공지능(AI) 골든타임을 외치는 시기에 정책 총괄 수석 자리를 비워둔 이재명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피지컬 AI' 공약에 대해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었다"며 "본인의 강점을 내세우기 위해 지역을 억지로 끼워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지컬 AI의 중요성은 모두 공감하지만, 북구갑에는 이를 활용할 공장이나 항만 시설이 없다"며 "노동력을 대체하는 개념의 피지컬 AI를 언급하는 것은 오히려 북구 주민들의 삶과는 방향이 어긋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 후보가 지난 10개월 동안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서 무엇을 했느냐"라며 "전 세계 AI 골든타임이 10개월로 바뀐 것도 아닌데, 이를 정말 중요한 과제로 봤다면 국가 차원에서 수석으로서 할 이야기이지 부산 구포시장에서 할 얘기는 아니다"고 꼬집었다.
출마 지역인 부산 북구갑에 대해서는 부산은 물론 전국에서도 '1순위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정치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다. 그동안 북구는 부산 18개 지역구 중에서도 사실상 가장 뒤로 밀려 있었다"며 "최근 선거운동을 통해 북구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는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돈과 인구가 모이게 만드는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한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에 반대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이재명 대통령 관련 공소가 취소된다면 탄핵 사유다. 역사적으로 권력자가 자신의 과오를 마음대로 덮지 못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왔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은 처벌을 피할 수 없으니 아예 공소 자체를 무너뜨리겠다는 것 아닌가.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이 시스템을 흔드는 건 선을 넘는 일이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다. 민주당에는 왜 이를 말리는 사람이 없나. 공소 취소 국정조사에 왜 나는 부르지 않는 건가.
-실제로 여권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 같은가.
▲대통령과 민주당의 이해관계는 다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임기 5년 동안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오히려 그 약점을 쥐는 게 당권 유지에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 입장에선 5년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가장 힘 있을 때 밀어붙이려 할 것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지도부가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니 '그래도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천만의 말씀이다. 그건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일이다.
-보수의 견제가 너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래서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 부산 북구갑에서 승리해 그 출발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요즘 '민주당 최고의 도우미가 장동혁'이라는 말이 있는데, 처음엔 사람들이 웃었지만, 이제는 웃음기도 없어졌다.
-보수의 분열 자체가 문제 아닌가.
▲분열이라고 하려면 양쪽 모두 일정 부분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서울이든 부산이든 대구든 물어보면 답은 같다. 장동혁 지도부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비상식적인 행동을 한다는 거다. 이미 '분열' 단계를 넘어섰다. 이대로 가면 민심을 잃는다는 건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다. 현장에서 후보들과 유권자들의 표정이 그걸 말해준다.
-2023년 말 비대위 체제에서 장 대표를 처음 발탁한 게 본인 아닌가.
▲길게 변명하지 않겠다. 당시 갑작스럽게 당을 맡았고 대통령 관련 상황(계엄과 탄핵 등) 상황도 복잡했다. 당직을 부탁드렸던 다선 의원들이 대부분 고사하는 상황에서 짧은 시간 안에 체제를 꾸려야 했다. 그분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이후 평가는 이미 국민과 언론이 하고 있다고 본다. 안타깝다.
-중도 보수 결집 전략은.
▲결국 진심이다. 약속을 지키고, 상식적인 정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시민들은 이미 상식의 기준에 도달해 있다. 정치권만 뒤처져 있다. 이번 선거가 바로 그 간극을 보여주는 출발점이다. 여기서 이기면 정권 견제의 필요성을 분명히 하고, 잘못된 당 운영도 멈추게 할 수 있다.
-보수 재건과 관련해 김영삼 전 대통령을 자주 언급하는데, YS 정치적 메시지가 주는 의미는.
▲부산은 보수의 본령 같은 곳이다. 민심에 어긋나면 과감히 밀어내고, 제대로 하겠다고 하면 강하게 밀어준다. 그 '선명함'이 저와 맞는다고 본다. 낙동강 전선을 이끈 부산에서 보수 대통령이 나온 게 1992년이 마지막이다. YS는 원칙과 유연함을 함께 가진 정치인이었고, 금융실명제와 하나회 숙청으로 나라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YS 정신은 지금 보수에 필요한 정신이다.
-원내 입성한다면 이후 계획은.
▲할 일이 많다. 이재명 정권 지지율이 높은 게 정말 잘해서인가? 아니다. 견제받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는 무슨 말을 해도 설득력이 없다. 계엄 옹호에 대한 반성이 없었기에 무슨 얘기를 해도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 능력이 아니라 자격의 문제다. 저는 계엄을 막는 데 앞장섰고, 그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국회에 들어가면 제대로 견제 역할을 하겠다. 그게 보수 재건의 시작이다.
-엘리트 검사 이미지와 북구 정서가 안 맞는다는 지적도 있다.
▲북구는 늘 부산 18개 지역 중에서 후순위였다. 이제 그 순서를 바꿔야 한다. 살기 좋은 동네지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결국 '누가 누구에게 잘했다'는 평가 말고 '이곳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저는 북구를 부산의 1순위로 바꿀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누구보다도 북구와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본인 선거는 처음인데, 직접 주민들을 만나보니 어떤가.
▲지역 정치인으로, 전국 정치인으로 지지자들이 제게 바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 두 가지는 하나로 만나게 될 거다. 주민들을 만나며 구조적인 문제라고 느낀 점은 부산의 인구 감소다. 특히 북구는 고령화가 더욱 심각하다. 결국 사람과 돈이 모여야 한다. 그동안 정치인들의 공약은 엘리베이터 설치 같은 지나치게 지엽적인 것들이었다. 이제는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북구를 부산의 중심, 나아가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만들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왜 북구가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렸다고 보나.
▲정치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다. 그동안 북구는 그 순위에서 밀려왔다. 순위를 정하는데 지역민들을 대변하는 정치인이 그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 하지만 이제는 바꿀 때다. 일단 선거 운동을 하면서 전국적으로 북구를 알리고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이게 출발점이다. 북구를 부산의 1번지, 대한민국의 1번지로 바꿀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
-민주당 진영에선 전재수·하정우 러닝메이트 구도, 국민의힘에서도 공천 얘기가 나온다. 무소속 후보로서 쉽지 않은 선거일 텐데.
▲북구에 내려오면서 죽을 각오로 왔다. 정치의 끝을 이곳에서 보겠다는 생각이다. 저는 거짓말을 한 번 하면 그날로 끝나는 유형의 정치인이다. 북구 주민들께 끝까지 북구에 남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시민 한 분 한 분의 눈을 맞추기 위해 수행원들을 최소화하고 일부러 혼자서 다닌다. 이곳에서 전재수보다 더 전재수같이 (살갑게) 하겠다.
-하정우 후보에 대한 평가는.
▲하 후보가 피지컬 AI를 출마 선언에서 언급했는데,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북구는 피지컬AI를 활용할 공장이나 항만이 있는 지역이 아니다. 지역에 본인을 맞추는 게 아니라, 본인이 잘하는 걸 가지고 와서 지역에다 꿰맞추고 있다. 북구에 와서 AI 얘기만 계속할 거면 청와대 수석을 계속해야 하지 않나. AI를 이야기하려면 국가 차원에서 할 일이지, 구포시장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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