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GOLDNITY
GOLDNITY
1시간 전
금 수요
금 수요
[생활속 과학이야기] 도시광산, 공급망 위기가 뚫어낼 새로운 광맥

2026.05.04 07:00

이원재 자원활용연구본부 자원회수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서랍을 정리하다 문득 오래된 스마트폰 하나를 발견했다. 10년 전 쓰던 기기다. 버리기엔 아깝고, 팔자니 번거로워 그저 묵혀둔 채 시간이 흘렀다. 충전기를 연결하니 여전히 전원이 켜진다. 하지만 활용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 그렇게 잠시 망설이다 결국 다시 서랍 속으로 밀어 넣는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반복되는 장면이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익숙한 일상의 단면이다. 이렇게 쌓여가는 전자기기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과거의 물건'이 된다.

그러나 이 낡은 스마트폰은 단순한 전자 폐기물이 아니다. 그 안에는 구리와 알루미늄, 금과 은, 그리고 희토류까지 다양한 금속 자원이 포함돼 있다. 실제로 폐휴대폰 1톤에서는 금 200-400g, 은 3kg, 구리 100kg을 추출할 수 있다. 금광석 1톤에서 평균 5g의 금이 나오는 것과 비교하면 수십 배 높은 효율이다. 이처럼 이미 사용된 제품 속에서 자원을 회수하는 개념이 바로 '도시광산(Urban Mining)'이다. 땅을 파지 않아도, 우리가 쓰고 버린 물건 자체가 하나의 광산이 되는 셈이다. 관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자원의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도시광산이라는 개념은 1986년 일본에서 처음 제시됐다. 이후 2000년대 들어 희토류 수요가 급증하고 자원 민족주의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 역시 2010년 전후로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국제 광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경제성이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폐기물에서 금속을 추출하려면 높은 비용이 드는데, 천연광물 가격이 낮아지자 재자원화 유인은 줄어들었다. 특히 희토류와 같은 희소금속은 지금도 재활용률이 사실상 0%대에 머물러 있다.

최근 들어 상황은 다시 급변하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를 비롯해 갈륨, 게르마늄, 흑연 등의 수출을 통제하면서 공급망 불안이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은 정부가 지정한 33종 핵심광물 중 30종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니켈의 중국 의존도는 99.4%, 흑연은 93.1%, 코발트는 81.5%에 달한다. 특정 국가의 정책 변화 하나로 배터리와 반도체 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과거 경제성의 한계에 가로막혔던 도시광산이 이제 '자원 안보'라는 관점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환경 이슈를 넘어 산업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현재 국내 핵심광물 재자원화 비중은 약 2%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를 2030년까지 20%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 중심에는 폐배터리 재활용이 있다. 사용이 끝난 배터리를 파쇄하면 리튬, 니켈, 코발트가 농축된 '블랙 파우더'가 생성되는데, 이를 정제하면 다시 배터리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천연광물 채굴 대비 비용을 최대 50% 절감하고, 탄소 배출도 70% 이상 줄일 수 있어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순환경제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체계적인 수거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으면 원료 확보가 어렵고, 희토류처럼 극미량 포함된 금속은 회수 효율이 낮다. 또한 광물 가격이 다시 하락할 경우 경제성 문제가 재차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공급망 리스크는 단기간에 해소될 사안이 아니다.

서랍 속에 잠든 스마트폰, 수명을 다한 전기차 배터리, 그리고 버려지는 가전제품들. 우리가 더 이상 쓰지 않는 물건들이야말로 미래의 중요한 자원이다. 공급망 위기는 역설적으로 도시광산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우리가 버린 것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순간, 그 자체가 하나의 기회가 된다. 언젠가 우리가 버린 것들이 다음 세대의 핵심 자원이 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이원재 자원활용연구본부 자원회수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금 수요의 다른 소식

GOLDNITY
GOLDNITY
2시간 전
금 수요
금 수요
2시간 전
울산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조성…6일부터 시범 운영
GOLDNITY
GOLDNITY
4시간 전
금 수요
금 수요
4시간 전
DMZ 철책 따라 걷는 510㎞… 분단의 땅에 '평화의 길' [K트레일: 지역 살리는 숲길]
GOLDNITY
GOLDNITY
4시간 전
금 수요
금 수요
4시간 전
목소리로 치매 잡는다? 스타트업의 기술 경쟁
GOLDNITY
GOLDNITY
15시간 전
금 시세 폭락
금 시세 폭락
15시간 전
전쟁 났는데 20% 폭락…안전자산 금, 지금이 ‘줍줍’ 타이밍?
GOLDNITY
GOLDNITY
18시간 전
금 수요
금 수요
18시간 전
"원자재 값 뛸수록 이득"…배터리 소재사는 '반전 수혜'
GOLDNITY
GOLDNITY
18시간 전
금 수요
금 수요
18시간 전
원자재 쇼크에 산업계 부담 커지는데…배터리 소재사는 '반전 수혜'
GOLDNITY
GOLDNITY
21시간 전
금 수요
금 수요
21시간 전
[주末머니]"퇴직연금 계좌에 OO 혼합형 ETF 담으세요"
GOLDNITY
GOLDNITY
21시간 전
금 수요
금 수요
21시간 전
명품 가격, 또 오른다…“그래도 오픈런”
GOLDNITY
GOLDNITY
21시간 전
금 수요
금 수요
21시간 전
보석·시계 명품 브랜드, 또 가격 인상 예고
GOLDNITY
GOLDNITY
22시간 전
금 수요
금 수요
22시간 전
'최고점 찍고 우하향'…중동 전쟁에 금값 앞으로 어떻게 되나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