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보러? 굿즈 사러!’…야구판 ‘큰손’ 된 MZ女, 1.5조원 ‘잭팟’ KBO [권준영의 머니볼]
2026.05.04 00:23
△KBO 1.5조 시장 돌파 △자체 수익 비중 65% 기록 △모기업 지원금 의존 탈피
2030 女 팬덤 ‘화끈한 화력’…관람형서 소비형으로 체질 바뀐 프로야구
퇴근길 별생각 없이 들른 집 앞 편의점. 냉장고 옆 매대에 낯익은 빨간 로고와 호랑이 그림이 걸린 라면과 과자가 줄지어 서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경기장 주변 노점에서나 볼 수 있던 ‘구단 상품’이다. 이제는 완전히 일상으로 들어왔다. 아이들은 선수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용돈을 털고, 2030 직장인들은 ‘한정판 텀블러’를 사기 위해 앱을 켠다. 야구는 더 이상 경기장 안에서 끝나는 스포츠가 아니다. 생활 속으로 스며든 소비 콘텐츠에 가깝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굿즈를 소비하는 팬덤’이 있다. 특히 2030 세대 여성 팬층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단순히 경기를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굿즈를 사고 사진을 올리고, 다시 공유하는 방식으로 소비를 확장한다. 응원은 곧 구매로 이어지고, 구매는 다시 팬덤을 키운다. 과거 야구단은 모기업 홍보를 위한 적자 사업에 가까웠다. 지금은 구조가 다르다. 팬이 곧 수익을 만드는 구조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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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보다 더 중요한 변화는 따로 있다. 돈이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일부 상위 구단들을 중심으로 자체 사업 수익 비중이 65%를 넘겼다. 중계권과 입장권, 라이선스를 합친 수치다. 몇 년 전만 해도 40%대에 머물렀다. 부족한 운영비는 모기업이 메우는 방식이었다. 야구단은 사실상 ‘홍보 조직’에 가까웠다. 온라인 중계 플랫폼인 티빙(TVING)의 시청자 수가 전년 대비 30% 급증한 것도 이러한 수익 구조 변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팬이 늘고, 굿즈가 팔리고, 다시 라이선스 수익이 붙는다. 외부 지원이 아니라 내부 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단순한 매출 증가라기보다, 구조 자체가 바뀐 것이다. 적자를 전제로 굴러가던 ‘보전 모델’이 스스로 돈을 버는 ‘자립 모델’로 전환됐다. 이제 야구단은 모기업의 지원금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
이 변화의 정점에는 ‘뉴 제네레이션 굿즈’ 시장이 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5% 이상 폭증했다. KIA 타이거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KIA 타이거즈의 온·오프라인 MD 매출은 2024년 대비 무려 180% 성장하며 단일 구단 최초로 400억원 고지를 밟았다. 우승보다 더 빨리 팔린 것은 유니폼과 굿즈였다. ‘응원’이 아니라 ‘소유’가 수익을 만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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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식음료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SSG닷컴은 영패션 브랜드 ‘랩’(LAP)과 손잡고 리본핀, 키링 등 48종의 패션 소품을 선보였으며, 스타벅스는 야구공 모양의 보바를 넣은 음료와 구단별 베어리스타 스티커가 든 팝콘으로 야구장 관객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구단 입장에서는 제작 리스크 없이 브랜드 로열티를 받는 고효율 모델이다.
소비 구조의 중심에는 MZ 여성 팬덤이 있다. 이들은 단순히 경기를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티빙 기준 여성 시청자 비중이 43%에 육박할 만큼 이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굿즈를 수집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하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하며 소비를 확장한다. 과거 남성 중심의 ‘관람형 스포츠’ 시장이 여성 중심의 ‘소비형 팬덤’으로 재편되고 있다. 2025년 신규 팬의 72%를 차지한 2030 세대는 ‘큰손’으로 통한다. 이들의 경기당 평균 소비액은 약 5만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불과 2년 만에 약 2.4배로 뛰었다. 단순한 ‘관람객’이 아니라 ‘소비자’로서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제 프로야구를 단순한 스포츠 산업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팬은 관중을 넘어 소비 주체로 자리를 옮겼고, 구단 역시 지원 조직이 아니라 스스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사업체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라면 한 봉지를 집어 드는 순간, 야구 산업의 수익 구조는 이미 작동하고 있다. 경기장 안과 밖을 나눠 설명하던 방식도 점점 설 자리를 잃는 분위기다. 예전처럼 유통과 콘텐츠, 브랜드와 팬덤을 따로 떼어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야구는 더 이상 9회 말 투아웃에서 끝나는 경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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