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독미군 감축·관세 동시 압박…대서양 동맹 ‘이중 위기’
2026.05.03 16:5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독미군 감축과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미국-유럽 간 ‘대서양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을 놓고 설전을 벌인 직후 발표된 이번 조치로, 유럽은 안보 공백과 경제적 타격이라는 이중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이번 주독미군 5000명 감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증강됐던 병력을 2022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으로, 감축 뒤 독일에는 약 3만3000명의 미군이 남게 된다. 독일 주둔 미군 규모가 순환 배치와 훈련 상황에 따라 3만6000명 안팎에서 변동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5000명 감축만으로 당장 커다란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미 몇 달 전부터 검토된 조치지만, 메르츠 독일 총리의 이란 전쟁 비판 발언에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기 위해 발표 시점이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독일 정부는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이번 조처가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면서도 “유럽은 자국 안보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무기 체계 공백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4년 독일 배치에 합의했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다크 이글 극초음속 미사일 운용 부대 등 장거리 타격 대대 배치 계획도 철회하기로 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재래식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 조처였다.
미국 공화당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공화당 소속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과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공동 성명을 통해 “시기상조인 감축”이라며 병력을 완전히 철수하기보다 동유럽 등 전방으로 이동 배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주독미군 감축 규모를 키울 것이라고 공언했고, 미국의 이란 군사작전을 비판해 온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도 미군 철수를 검토할 수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통상 압박도 현실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일 발표한 유럽연합산 자동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 25% 인상은 유럽 최대 자동차 수출국인 독일을 직격한 것이다. 이 조치는 미국 대법원이 지난 2월 무효화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기반 관세와 달리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부과할 수 있다. 독일 킬 소재 세계경제연구소는 이번 관세 인상으로 독일이 단기적으로 최대 150억 유로(약 25조원)의 생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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