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뮤지컬 매력 느끼게 해야죠"…중국 투어 앞둔 '쉐도우' [문화人터뷰]
2026.05.03 15:00
작년 초연 이어 8월 중국 투어…내년 미국 쇼케이스도 계획
"'현지화' 교과서 돼야 다음 한국 뮤지컬 수출에도 도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아버지가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게 한 사건은, 전세계 누가 들어도 '둘의 관계가 어쩌다 그 지경까지 갔을까'하는 궁금증을 갖게 하는 이야기죠."(허재인 작가)
한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부자 관계로 꼽히는 영조와 사도세자를 다룬 창작 뮤지컬 '쉐도우'가 중국무대에 오른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만난 김현준 연출과 허재인 작가는 역사적 사건을 넘어, 부모와 자식이라는 보편적 서사를 담은 작품이 해외 관객을 만나는 것에 기대를 드러냈다.
'쉐도우'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히기 전날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열흘을 따라가는 2인극 록 뮤지컬이다. 작품 속 뒤주는 타임머신으로 설정돼, 사도세자가 어린 시절의 영조를 만나며 관계가 새롭게 비춰진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뮤지컬 '컴포트 우먼'으로 아시아 국적 연출가 최초로 오프브로드웨이에 진출했던 김 연출은 "뒤주와 타임머신이라는 설정을 처음 들었을 때, '이건 무조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고 떠올렸다.
"초기에는 사도세자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타임머신 설정이 더해지면서 영조의 내면까지 함께 들여다보게 됐어요. 부모와 자식이 친구처럼 마주하는 순간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타임루프 판타지 구조를 취하면서도 고증은 치밀하게 거쳤다. 허 작가는 2년 반 동안 사료를 검토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치며 기록의 빈틈을 상상력으로 채웠다.
그는 "덩치가 컸던 사도세자가 뒤주를 부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나오지 못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며 "혹시 스스로 선택한 것은 아닐지, 아들은 어떻게 아버지를 이해하고, 아버지는 자식을 살리는 방법을 택할 수 있을까를 떠올리다 작품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품 준비에는 3년이 걸렸다. 창작진과 배우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며 세밀한 부분까지 다듬었다. 김 연출은 "협업 예술의 정수 같았다"며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참여해줬다. 그래서 공연 때도 장면을 바꾸거나 불평하는 것 없이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쇼케이스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뒤, 같은 해 9월 초연으로 이어졌다.
오는 8월부터는 상하이와 베이징 등 중국 5개 도시 투어가 예정돼 있다. 국내 공연 당시부터 중국 SNS 샤오훙슈(레드노트)에 관련 콘텐츠가 꾸준히 올라오는 등 현지 관심도 확인됐다.
이번 공연은 현지 배우들이 참여하는 라이선스 프로덕션으로 진행되지만, 김 연출과 허 작가도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중국 라이선스 공연이 10년, 20년 이어지려면 기준이 되는 첫 버전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 측과 계약에 국내 창작진의 현지 작업 조항을 넣었다.
김 연출은 "'현지화가 잘 됐어'라는 교과서가 있어야 한국 뮤지컬의 수출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해외에 진출하고 싶은) 다음 작품들, 다음 세대들을 위해서도 한국 뮤지컬의 매력을 완전히 동화돼 느끼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진출은 문화적 자긍심이 바탕이 돼야해요. 결국 관객은 재미있으면 봐요. 디즈니 작품들도 다양한 문화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기본은 재미입니다."
허 작가는 "중국 드라마나 영화에는 가족 서사가 빠지지 않는다.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족 소재가 작품의 메인 소재다 보니, 그들이 이걸 어떻게 이해할지 궁금하다"고 기대했다.
이들은 6월께 중국으로 향해 본격적인 중국 공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연출은 현지 연출에 대해 "중국 내에서 이 작품이 스타 등용문이 될 수 있게 셋업을 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허 작가는 "현지 배우들이 느끼는 부자 관계나 감정선을 반영해 대사나 뉘앙스가 중국 대중들에게 더 깊게 와닿게 다듬을 생각"이라며 "다만 역사적 고증과 기본 흐름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를 향한 '쉐도우'의 도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작품은 내년 미국 쇼케이스도 준비 중이다. 뉴욕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김 연출에게는 더 의미가 있는 도전이기도 하다.
"한국 뮤지컬이 '그냥 외국에 갔다'가 아닌 '정말 통할 수 있게 갔다'가 됐으면 좋겠어요. 한국적 소재를 가지고 가지만, '미친 공연'이라는 걸 뉴욕 친구들이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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