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전
[밀물썰물] 즉석복권 브이로그
2026.05.03 18:38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복권이 발행된 때는 1947년 12월이었다. 1948년 런던 올림픽 참가 비용을 후원하자는 취지였다. 복권 1장의 액면가는 100원, 1등 당첨금은 100만 원이었다. 이후 이재민 구제, 산업 부흥, 사회복지 자금 마련 등 다양한 목적에 따라 복권은 한시 발행됐다. 그러다가 1969년 정기 발행되는 주택복권 시대가 개막했다. 초기 1등 당첨금은 300만 원이었고 당시 집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고 한다. 현재 국내 복권은 2002년 12월 등장한 로또와 연금복권, 즉석복권인 스피또 시리즈와 온라인 전용 전자복권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국내 복권 판매액은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다. 2008년 2조 3940억 원에서 2011년 3조 원을 넘어선 이후 2020년 5조 원을 돌파했다. 급기야 지난해엔 7조 6581억 8200만 원을 기록, 2024년 7조 3348억 6900만 원보다 4.4% 증가하면서 역대 정점을 찍었다. 판매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로또는 6조 2167억 5400만 원에 달했는데 도입 이후 처음으로 6조 원을 넘어섰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고소득자의 구매액도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소득 하위 20%의 평균 복권 구매액은 4636원으로 전년(3949원)보다 17.4% 증가했지만 소득 상위 20% 이내인 고소득자들의 평균 구매액은 4767원으로 전년(4382원)보다 8.8% 많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엔 즉석복권이 20~30대 청년층에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런 열풍 덕분에 복권 명당을 찾아 즉석복권 당첨 여부를 확인하는 영상을 보여주는 ‘스피또 브이로그’와 유튜브 쇼츠 등의 콘텐츠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스피또 판매액은 9622억 원으로 2022년 5678억 원에 비해 가파르게 증가했다. 더욱이 지난해 4분기 20~30대 가구주의 월평균 복권 구매 비용이 전년 같은 기간 831원보다 10.5% 증가한 918원으로 집계된 것도 즉석복권 열풍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통계들은 초장기 불황, 취업난, 만성적인 경기 둔화, 자산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따른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연령과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복권을 구매에 나서는 팍팍한 현실을 드러낸다. 특히 즉석복권은 바로 당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보니 청년층 놀이 문화의 일종으로 자리 잡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복권 총 판매액은 사상 최초로 8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경기 불안 심리가 회복돼 복권 판매액이 감소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천영철 논설위원 c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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