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벤처모펀드에 꽂혔다…판 커지는 모험자본
2026.05.03 18:00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은 민간 벤처모펀드를 앞세워 생산적 금융 투자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금융도 모펀드 운용 경험과 국민성장펀드 매칭 전략을 바탕으로 경쟁 구도에 들어섰다. 금융권 자금이 벤처펀드와 첨단산업 투자로 향하면서 기존 대출 중심 성장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민간 벤처모펀드는 민간 자금을 모아 여러 벤처 자펀드에 다시 출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개별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보다 위험을 나눌 수 있고 정책자금과 민간자금을 결합하기에도 유리하다. 금융그룹 입장에서는 단순 대출을 넘어 미래 산업과 성장 기업을 선점하는 투자 플랫폼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경쟁의 성격도 단순 출자 규모 싸움에 그치지 않는다. 신한금융은 청년·지방 창업 지원과 그룹 계열사 출자를 결합했다. 하나금융은 국내 1호 민간 벤처모펀드라는 선점 효과를 앞세웠다. KB금융은 조 단위 투자 계획과 외부 기관투자자 유치를 내세우고 있다. 우리금융은 국민성장펀드 매칭과 자체 투자 계획을 묶어 후발 주자로서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30일 1000억원 규모 민간벤처모펀드를 출범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이번 모펀드는 금융위원회·중소벤처기업부와 구축한 벤처투자 활성화 민관 협력 체계의 첫 실행 과제다. 6월 결성을 목표로 하는 '신한벤처혁신 재간접 투자조합'은 신한벤처투자가 운용을 맡는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등 주요 그룹사가 출자자로 참여한다. 모펀드 1000억원에 자펀드 결성에 따른 레버리지를 더하면 총 운용 규모는 1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민간 벤처모펀드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확보한 곳이다. 하나금융은 2023년 2월 '하나재간접펀드 1호'를 출범시켰다. 벤처투자법 개정 이후 정부 승인을 받은 국내 1호 민간 벤처모펀드다. 후속 모펀드인 '하나모두성장 K-미래 전략산업 벤처펀드'도 추진한다. 하나금융그룹 6개 관계사가 공동 출자해 4000억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이를 2028년까지 최대 8조원 규모 자금을 공급하는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와 연결하고 있다.
KB금융은 투자 규모와 운용 방식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KB금융은 연간 2000억원 규모의 그룹 기업투자 모펀드를 조성하고 5년간 총 1조원을 첨단 산업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투자 대상은 AI와 로봇, 반도체 등 전략 산업이다. KB자산운용은 그룹 내부 자금에 머무르지 않고 외부 기관투자자 자금까지 유치하는 논캡티브 모펀드 모델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우리자산운용의 모펀드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자산운용은 혁신성장펀드 모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이력이 있다. 우리금융은 2000억원 규모 '우리 국민성장매칭 펀드' 조성도 추진한다. 은행과 캐피탈, 증권 등 계열사가 전액 출자하고 우리자산운용이 운용을 맡는 방식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 국민성장펀드 관련 2조원과 그룹 자체 투자 1조4000억원 등 총 3조4000억원을 생산적 금융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그룹 관계자는 "민간 벤처모펀드는 금융사가 미래 산업에 자본을 배분하는 통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정책 방향에 맞춘 일회성 투자가 아니라 그룹의 운용 역량과 회수 전략까지 함께 검증받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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