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약한 LCC부터 덮쳤다…美 스피릿 폐업
2026.05.03 17:29
“모든 항공편 취소, 운항 중단 유감”
구제금융 시도 채권단 반대로 무산
미국 항공사 25년 만에 폐업 나와
美 1위 아메리칸항공도 구조조정
항공업계 도미노 파산 우려 커져
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피릿항공은 이날 성명을 통해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고객 서비스도 더 이상 제공되지 않는다”며 “2026년 5월 2일부로 운항을 중단하게 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4년간 저가 항공 모델이 업계에 미친 영향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스피릿항공은 미국 주요 항공사 중 25년 만에 처음 문을 닫는 사례가 됐다.
1992년 공식 출범한 스피릿항공은 미 항공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2006년 사모펀드(PEF) 인디고파트너스가 지분을 취득한 후 비용을 극단적으로 낮추고 최저가 항공권을 판매하는 사업 모델을 정착시켰다. 뉴욕타임스(NYT)는 “기내 수하물, 좌석 선택 등에 별도 요금을 부과해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이 모델은 성공적으로 작동하며 기존 항공사들의 가격 정책 변화를 유도했다”고 짚었다.
특히 이란 전쟁의 여파가 결정타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쟁 이후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취약한 재무구조가 견디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전쟁 이전만 해도 스피릿항공은 부채 감축과 비용 절감 계획을 통해 올여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며 “그러나 연료비 상승이 회사를 더 큰 위험으로 내몰았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구제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이마저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 정부는 최대 90% 지분 확보가 가능한 신주인수권(워런트)을 조건으로 5억 달러 규모의 긴급 자금 지원을 검토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협상을 주도했지만 기존 채권자들에게 불리한 구조라는 반발이 커지면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구제금융 방식을 둘러싸고 행정부 내부에서도 입장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미 무너진 회사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
스피릿항공의 퇴출 소식에 항공 업계 안팎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당장 이번 폐업으로 회사의 직간접 고용 인력 약 1만 700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에 조종사와 승무원 노조 등은 실업급여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업계 전반의 연쇄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전쟁 여파로 기업의 비용 부담이 급증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재무 여력이 취약한 저가 항공사부터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형 항공도 마찬가지다. 미 1위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도 유나이티드항공의 합병 제안을 거부한 뒤 전체 직원의 6%인 7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일부 항공사 경영진은 정부 고위 당국자를 만나 25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숀 더피 미 교통장관은 “정부 지원은 최후의 수단이며 사적 자본시장을 먼저 활용해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항공유 위기가 항공사들에 재앙이 되고 있다”며 “항공사들은 연료비 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치솟는 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운임을 인상하고 노선을 축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뉴욕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