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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고속도로에 '명절 수준' 정체…최고가격제의 역설 [사설]

2026.05.03 17:00

징검다리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1일 전국 고속도로가 몸살을 앓았다. 에너지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명절 수준의 도로 위 교통량은 아이러니하다. 고유가 쇼크에 갈수록 무감각해지는 현실을 투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신호를 왜곡하는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가 이제 중단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노동절이자 황금연휴 첫날이었던 1일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은 605만대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설 연휴 기간 전국 고속도로 일평균 교통량(563만대)을 넘어선 수준이다. 이른 아침부터 전국 곳곳에서 지·정체 현상이 빚어졌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때 7시간 넘게 걸렸다.

연휴를 맞아 쏟아져 나온 인파 행렬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침체된 내수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측면도 있다. 문제는 비상한 에너지 위기를 소비자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 안팎으로 억제돼 있다.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이 가격표는 2200원, 경유 가격은 2800원 선으로 바뀔 것이다.

이처럼 에너지 위기 땐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억제돼야 하는데 최고가격제가 이런 자율조정 작용을 차단하고 있다. 이뿐인가. 가격 통제에 따른 정유사 손해액은 오롯이 국민 세금으로 막아야 한다. 지난달 추가경정예산에만 4조원 이상 손실충당금이 편성됐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장기화하면서 전문가들은 주요국 원유와 휘발유, 디젤 재고가 이달 말 위험 수준으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염려한다. 글로벌 유가 변동성이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증폭될 것이라는 경고다.

가격표를 왜곡해 수요 감각을 마비시키는 석유 최고가격제는 하루빨리 해제하는 게 답이다. 여름철 수요 증가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고려하면 더 미룰 일이 아니다. 최고가격제의 일시적 진통 효과에 기대는 무리한 시장 개입은 오히려 에너지 위기를 키우는 '값비싼 착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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