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살기 좋죠" 대기업 직원들 몰리는 곳이…'20억 눈앞' [철길옆집]
2026.05.03 12:01
'화성' 부정적 이미지 지우고 '동탄신도시'로 거듭
전용 84㎡ 기준 20억원 육박, 서울 중위권 수준
GTX-A노선 올해 전구간 개통…"집값 영향 제한적"
철로는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부동산 지형도를 재편하는 핵심 축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이 가시화하면서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바뀌고 있다. 한경닷컴은 노선별 개통 효과와 역세권·비역세권 간 가격 격차, 거래 흐름 변화를 데이터와 현장 취재로 짚는다. 철로를 따라 달라지는 집의 가치와 시장 재편의 실체를 검증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살기 좋다' 이 말 한마디로 설명이 다 되지 않을까요?"
동탄역에서 '동탄역롯데캐슬'로 가는 길에서 만난 한 30대 주부는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제 스물 다섯살이 된 동탄신도시는 말 그대로 '살기 좋은' 도시가 됐다.동탄신도시를 처음 만났을 때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 촌놈'은 충격을 받았다. 고층 아파트들이 줄지어 늘어섰지만, 답답하다기보다는 탁 트여 있다는 인상이 먼저 들었다. 거주 연령이 젊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젊은층을 끌여들였다는 건 그만큼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이란 얘기다.
동탄신도시는 동탄1신도시와 동탄2신도시를 함께 부르는 말이다. 이런 동탄 개발이 시작된 건 2001년이었다. 다른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꽉 들어찬 수도권 외곽에 거점 도시를 건설해 서울 집중형 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원래 이름은 동탄신도시가 아니었다. 2001~2003년까지는 화성신도시로 불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당시 한국토지공사)는 화성신도시라는 명칭 대신 '화성 동탄신도시'를 강조했다. 안내 책자 등에서도 동탄신도시를 돋보이게 했다.
분당, 일산신도시에 이은 제법 큰 주거단지였지만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란 나쁜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는 이유에서다. LH 관계자는 당시 "이런 노력을 계속하면 몇 년 뒤에 '동탄신도시'라는 명칭이 일반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이 실현되며 동탄신도시 앞에는 '화성'을 붙이지 않고 말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집값은 어떨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탄신도시 대장 아파트인 화성시 동탄구 여울동 '동탄역롯데캐슬(주상복합, 2021년 6월 입주, 940가구)'의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0일 19억40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최고가를 썼다. 이 단지 전용 102㎡는 지난 1월 22억3000만원에 거래돼 마찬가지로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 단지는 1000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지만 매물은 12개에 불과하다. 전용 84㎡ 매매 호가는 20억원, 전용 102㎡ 호가는 23억8000만원까지 나와 있다.
서울의 동대문구(용두동 '래미안엘리니티' 전용 84㎡ 20억원), 강서구(마곡동 '마곡엠벨리7단지' 전용 84㎡ 19억8500만원), 구로구(신도림동 '신도림4차e편한세상' 전용 84㎡ 18억8000만원) 등과 비슷한 셈. 서울 중위권 지역 수준이다. 어지간한 서울 외곽지역보다 높다.
대장 아파트 다음으로 꼽히는 이른바 '우·포·한' 집값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지어 '우·포·한' 중에 '포'로 꼽히는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지난 1월 15억1500만원에 손바뀜했고,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 전용 84㎡는 14억8500만원,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전용 84㎡는 14억6500만원 등에 거래가 됐다. 동탄역롯데캐슬은 동탄역 초역세권 단지이며, '우·포·한'도 도보로 동탄역을 이용할 수 있는 곳에 터를 잡았다.
윤기원 동탄역윤대장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동탄역롯데캐슬을 비롯해 '우·포·한'은 동탄신도시에서도 실수요자들이 가고 싶어 하는 1순위 단지"라면서 "과거엔 기업 대표나 임원들만 아파트를 샀지만, 이젠 인근 대기업 직원들도 가세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동탄 집값이 서울 중위권 지역 수준으로 치솟게 만든 일등공신은 GTX다. GTX-A노선은 수도권 북서부인 파주 운정에서 서울 도심을 거쳐 남동부인 동탄까지 이어지는 수도권 종단 광역철도다. 총연장 약 82km 안팎으로, 운정, 킨텍스, 대곡, 연신내, 서울역, 삼성, 수서, 성남, 용인, 동탄 등에 역이 있다.
GTX-A는 요즘 가장 주목받는 수도권 교통수단이다. 분리돼 연결됐던 '파주 운정역~서울역'과 '수서역~동탄역'을 잇는 '서울역~수서역' 구간이 6월 개통해서다. 이 구간이 연결되면 파주 운정에서 화성 동탄까지 전 노선이 뚫린다. 이렇게 되면 동탄에서 서울역까지 20분이면 닿는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서울에서 40~50km나 떨어진 탓에 동탄신도시 초기엔 주목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GTX 개통이 동탄신도시 집값 상승의 방아쇠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기흥캠퍼스 등 대기업 연구센터가 속속 들어서면서 고소득자들이 늘어난 것도 동탄 집값을 가파르게 밀어 올렸다"며 "교통과 소득이 맞물리면서 집값에 영향을 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GTX 효과가 집값을 끌어올리는 시기는 지났다는 분석도 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신생 2기 신도시 등에선 GTX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겠지만 동탄과 같이 이미 갖춰진 도시에서 GTX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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