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이 웃고 춤춘다”…범죄자 AI 콘텐츠 확산, ‘2차 가해’ 논란
2026.05.03 11:42
흉악범들이 교도소에서 생활하는 모습이나 춤을 추는 장면 등이 밈(meme) 형태로 소비되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가 제기된다.
3일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에는 연쇄살인범 유영철, 강호순을 비롯해 오원춘, 정유정 등 신상이 공개된 범죄자들이 죄수복을 입고 식사하거나 교도소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담은 AI 영상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 일부 영상은 조회수 260만회를 넘기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콘텐츠는 범죄자의 얼굴과 음성 데이터를 학습한 뒤 생성된 것으로, 카메라를 향해 웃거나 말을 건네는 장면까지 구현돼 현실감을 높였다.
과거 이은해 사건 당시 사진에 “계곡 갈래?”라는 문구를 합성한 조롱성 밈이 유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AI 기술 발전으로 표현 방식이 더욱 정교해진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틱톡 등 플랫폼에서 이은해나 정유정이 춤을 추는 영상이 퍼지고, 여성 흉악범들을 한데 모은 이른바 ‘교도소 화보’ 형태의 AI 이미지까지 등장했다. ‘청주 여자 교도소 5인방’이라는 제목의 화보다.
사진 속에는 1∼5번까지 차례로 이은해 및 과외 앱으로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유기한 정유정, 전 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고유정, 약물이 든 음료로 남성 2명을 살해한 김소영 , 남편과 내연남을 약물로 살해한 뒤 사고사로 위장해 보험금을 탄 ‘엄 여인 사건’의 엄인숙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사진만으로도 트라우마를 느끼는데, AI 콘텐츠는 이를 더욱 현실감 있게 재현하면서 범죄를 가볍게 소비하도록 만든다”며 “중대한 범죄가 장난처럼 소비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러한 AI 콘텐츠를 직접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는 미비한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창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은 “신상 공개된 범죄자라 하더라도 AI를 활용한 2차 활용에는 명예훼손이나 초상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AI 활용에 대한 명확한 윤리 기준과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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