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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형 구형…내달 19일 선고

2026.01.14 03:12

(종합)
특검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사형을 구형한 13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사진=뉴시스
12·3 비상계엄 선포 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사형을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결과는 다음달 19일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3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을 마무리 짓고 다음달 19일 오후 3시 선고기일을 연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날로부터 442일이 지나서야 선고가 나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결심공판은 13일 오전 9시30분에 시작돼 이튿날 오전 2시25분 종료됐다. 법정에선 지난 기일에 마치지 못한 윤 전 대통령의 서증조사와 최후변론, 특검팀의 최종의견 및 구형,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피고인 8명의 최후진술 등이 진행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최후진술 "내란은 망상·소설"


윤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이 사건은 객관적 사실과 법 상식에 맞지 않는 망상과 소설"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밤 12시12분부터 약 1시간30분간 말했다. 목소리가 커지다 이내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망상과 소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윤 전 대통령은 미리 준비한 종이를 보고 발언하다 대부분 시간 동안 재판부가 아닌 방청석을 보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신에 대한 수사기관 수사가 이어진 것을 두고 "지휘체계도 없이 중구난방으로 여러 기관이 미친 듯이 달려들어 수사하는 것은 처음 봤다"며 "우리나라를 오래전부터 지배해온 어둠의 세력들과 국회에서 절대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의 호루라기에 맹목적으로 달려들어 물어뜯는 이리떼들의 모습 같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근현대사 가장 짧은 계엄일 텐데 내란으로 몰았다"며 "국가비상사태를 알리려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누구도 국회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주권자가 제발 정치와 국정에 관심을 갖고, 이런 망국적 패악에 대해서 감시와 견제해달라는 호소였다"며 "국헌문란의 고의와 폭동 의식도 없었다"고 했다.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또 "월담하는 국회의원을 체포하라는 얘기는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아무리 내가 임명한 장·차관 공무원이라고 해도 옛날 하나회도 아니고, 내가 뭘 믿고 그들에게 어림도 없는 부탁을 하겠나"라고도 했다.

이 밖에 윤 전 대통령은 "거대 야당이 체제전복·반국가 세력과 손잡고 국회의 헌법상 권한을 남용해 식물정부로 만들어갔다"며 "야당이 남발한 탄핵소추는 헌법 정신과 취지에 명백히 어긋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계몽됐다며 응원해준 것을 보고 '내가 누른 국가 비상벨이 효과가 있구나' 생각했다"며 "많은 사람이 실제로 (이번 계엄령은) 계몽령이 됐다고 알고 있다.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결정이었다는 걸 공감해준 것"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군·경 관계자들은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따라 일한 사람들이지, 헌법기관을 뒤엎어 해산시키고 내란에 가담하고 도와준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이 사람들은 아무 죄가 없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윤 전 대통령은 "모두 제 부족함의 소치"라며 "제가 좀더 똑똑했더라면 이러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제가 너무 순진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김홍일 변호사는 "이 사건은 엄격한 증명에 의해, 사실과 범죄 구성요건 등을 검토해야 하는 형사재판이지 정치의 책임을 묻는 탄핵심판이 아니다"며 "아무런 증거도 없는 이 사건에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최후진술에서 "특검에선 합법적인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많은 현역 군인의 명예가 짓밟히고 고통과 핍박 속에서 내란 몰이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한민국은 소리 없는 전쟁, 보이지 않는 전쟁 중에 있다"며 "이 몸이 죽어서 자유 대한민국에 살 수 있다면, 현역 군인의 명예를 회복시킬 수 있다면 백 번, 천 번 고쳐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개인적 건강 문제(혈액암)로 공판절차에 지장을 드려 죄송하다"며 "저로 인해 많이 힘들어하는 경찰 가족을 보며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앞으로 어떻게 갚아야 할지 많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 당시 굉장히 혼란한 상황에 처해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판단도 있다"며 "법원에서 현명한 판단을 하실 거로 믿는다. 제 판단과 행동의 결과가 어떤 책임이 주어지든 기꺼이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청장은 다른 피고인들의 최후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방청석에서 몸을 앞으로 숙인 채 왼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는 등 모습을 보였다.



특검, 윤 전 대통령 사형 구형…"12·3 비상계엄, 반국가 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질서 파괴 사건"


특검팀의 박억수 특검보는 이날 "반국가 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질서 파괴 사건"이라며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형 구형은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로 약 30년 만이다.

박 특검보는 이날 구형에 앞서 "이번 재판을 통해 공직 엘리트들이 자행한 헌법 질서 파괴행위를 전두환·노태우 세력보다 더 엄정하게 단죄함으로써 대한민국이 형사사법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헌정질서를 수호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란 범죄의 중대성 △1980년 이후 재현된 헌정 파괴 △정치적 중립 및 국민에 대한 충성의무 있는 군·경 동원 △국민 갈등 및 국론 분열 △대한민국 경제 상황 악화 및 국가 신인도 추락 △재발 방지 필요성 △엄정한 형벌의 필요성 및 양형에 관한 판단 △가장 큰 피해자인 국민의 엄벌 호소를 고려했다"고 했다.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체적인 양형 사유에 대해서는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 지위와 권한을 악용한 지능적·계획적·조직적 범행으로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등 측면에서 피고인에 유리하게 참작할 사정은 없다"며 "피고인은 권력 독점과 장기집권 권력욕을 위해 비상계엄을 기획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국민을 속이고 견제기구를 무력화하는 등 가중의 사유만 있으며 감경의 사유가 전혀 없다"며 "피고인은 국민에게 한 차례 사과도 한 적 없고 분열과 반목을 부추겼다. 재발가능성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특검보는 "대한민국 형사사법에서의'사형'은 집행하여 사형을 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동체가 재판을 통해 범죄 대응 의지와 그에 대한 신뢰를 구현하는 것"이라며 "법정형 중 최저형으로 형을 정함은 마땅하지 않고, 최저형이 아닌 형은 '사형' 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사형을 구형하자 윤 전 대통령은 입꼬리를 올렸다. 박억수 특검보가 구형 사유를 밝히는 동안 윤갑근 변호사와 마주 보며 웃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사형 구형 직후 방청석에서는 일제히 욕설이 터져 나왔다. 방청석에 착석한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X소리" "미X새X" 등의 발언을 했다. 어이없다는 듯한 웃음소리도 들렸다. 이에 재판부는 "방청석 조용히 해달라"고 저지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장관에게는 무기징역이 구형됐다. 박 특검보는 "김 전 장관은 단순 가담자가 아니라 범행 전반을 지배·통제한 자로서 우두머리와 다를 바 없는 지위에 있었다"며 "피고인 윤석열과 비상계엄 모의를 진행하면서 피고인 노상원과 구체적 실행 방안 등 비상계엄을 기획하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겐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경찰 인력을 보내 국회 봉쇄에 가담했단 혐의를 받는 조 전 청장에 대해선 징역 20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밖에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12년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징역 10년 △김용군 전 제3야전군(3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은 징역 10년이 구형됐다.

이들 모두는 2024년 12·3 비상계엄 선포 전후 국회를 봉쇄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진입하는 등 윤 전 대통령 내란 행위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 무기금고로 정해져 있어 선택지가 많지 않다. 특검팀은 구형량을 정하기 위해 지난 8일 수사에 참여했던 담당자들이 모여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고민 끝에 조은석 특검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서도 검찰 측은 사형을 구형했다.

결심공판이 마무리되자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의 변호인단과 악수하며 "수고했다"고 말하는 모습이었다. 김 전 장관은 방청석을 향해 손을 올려 인사했다. 방청석에선 "감사합니다" 등 일제히 피고인들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재판부는 다음달 19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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