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 불참 조합원 제명’ 삼성 노조 폭주에…법원 “내부통제권 있어도 부당”
2026.05.02 17:41
삼성 노조, 투쟁 불참자에 “동료 아냐”
내부 구성원 간 또 다른 ‘갈등’ 우려
내부 구성원 간 또 다른 ‘갈등’ 우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제12민사부(재판장 윤재남)은 최근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민주연합노조) 조합원 A씨 등 6명이 노조를 상대로 낸 제명 결의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지자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용역업체에서 근무한 이들은 용역업체 변경 과정에서 분쟁에 휘말렸다. 당시 지자체가 용역업체를 C사로 바꾸는 과정에서 민주연합노조 조합원들이 고용승계를 받지 못하자 노조는 해고자 복직 투쟁에 나섰다.
그러나 A씨 등은 이 투쟁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후 민주연합노조가 해고자 복직 투쟁을 통해 직접고용·고용승계 내용이 담긴 화해안을 마련했는데도 A씨 등은 이행을 거부했다.
민주연합노조는 이를 징계 사유로 봤다. A씨 등이 노조 지시에 따라 투쟁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합의한 복직계획도 거부하면서 복직이 무산된 만큼 징계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노조 측은 조합 운영에 큰 지장을 초래한 데다 다른 조합원들에게 고용불안을 유발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제명했다.
이에 A씨 등은 정당한 이유 없는 제명이라면서 민주연합노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 측 손을 들어줬다. 노조가 단결권 확보를 위해 필요한 범위 안에서 조합원을 상대로 내부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면서도 A씨가 복직 관련 합의안을 거부한 행위를 제명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노조가 투쟁과 관련해 언제, 어떤 등 구체적인 지시를 했고 A씨가 이를 어떻게 거부했는지 입증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투쟁 불참이나 지침 위반을 이유로 조합원을 내보내려면 그만큼 구체적인 근거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노조 규약에 나온 조합원 제명 사유가 추상적인 점도 법원 판단에 힘을 실었다. 재판부는 “노조 규약에 조합원의 노조 지침 수행 의무에 대해 명확한 규정이 없다”며 “명확한 규정도 없는 상황에서 조합원들이 추상적인 제명 사유를 만족했다는 이유로 제명하는 것은 무효”라고 판시했다.
A씨 등이 직접고용·고용승계를 거부한 이후 실제 교섭이 무산되지 않았던 사실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실제 일부 조합원이 고용승계를 거절한 이후로도 노사 교섭이 이어졌고 이에 따라 나머지 조합원들의 고용승계가 이뤄졌다. 이는 A씨 등이 합의안을 거부한 사실이 교섭에 미친 영향이 미미했다는 법원 판단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했다. 제명 사유로 언급됐던 ‘다른 조합원들의 고용 불안 야기’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번 판결은 초기업노조나 삼성전자 내 다른 노조와 직접 관련된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노조가 단결을 명분으로 조합원에게 투쟁 참여나 내부 방침을 강제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확인한 판결이어서 향후 삼성 노사간 움직임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초기업노조는 다음 달 총파업을 앞두고 조합원 7만6000명이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 당시엔 조합원 4만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업노조는 불참자들을 향해 “다가올 총파업에서조차 끝내 사측의 편에 서서 동료들의 헌신을 방해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당신들을 동료로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7만6000 조합원이 한마음으로 뭉쳐 삼성전자를 바로 세우자”고 압박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의 안전보호시설 운영이 법적 의무라고 강조하면서 전체 직원 가운데 단 5%만이라도 정상 업무를 수행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유독성·가연성 가스와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취급하는 반도체 사업장에서 안전보호시설이 멈추면 사업장을 넘어 지역사회 안전도 위협받을 수 있다.
이번 삼성전자 총파업으로 내부 구성원 간 갈등이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노조 조합원 개인이 조합 방침과 다른 판단을 하다 불이익을 받을 경우 또 다른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어서다. 법원은 민주연합노조 사건을 통해 노조 내부통제권도 합리적 범위 안에서만 행사될 수 있다는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직원과 지역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한편 고객사 피해와 납기 차질, 글로벌 공급망 혼선, 국가 경제에 미칠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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