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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90초에 車 1대 뚝딱”…지커, 다크 팩토리 ‘극한 생산성’

2026.05.01 10:01

지커 다크팩토리, 프레스 공정 언론 첫 공개
7200톤급 메가 다이캐스팅으로 하루 600대 생산
주야간 15명씩 투입
디지털 트윈·혼류생산으로 효율 극대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닝보에 위치한 지커 인텔리전트 팩토리에서 7200톤급 메가 다이캐스팅 설비가 가동되며 차체 부품을 한 번에 주조하는 모습. 약 90초마다 차량 뼈대가 완성된다. 정경수 기자


[헤럴드경제(닝보)=정경수 기자] 중국 저장성 닝보에 위치한 지커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공장’의 기존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공간이었다. 불이 꺼진 프레스 라인에서도 생산은 멈추지 않았다. 사람 대신 로봇이 움직이고, 데이터가 공정을 지휘하는 ‘다크 팩토리’가 실제로 구현된 현장이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방문한 약 133만㎡ 규모(축구장 154개) 공장은 2021년 가동을 시작해 연간 3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지커의 핵심 거점이다. 세계 최대 물동량을 자랑하는 닝보-저우산 항과 인접해 글로벌 수출에도 유리하다.

특히 지커는 이번에 프레스 공정을 처음으로 글로벌 언론에 공개하며 생산 혁신을 부각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닝보에 위치한 지커 인텔리전트 팩토리에서 메가 다이캐스팅 공정을 통해 생산된 차량 차체 부품(섀시)이 공장 내부에 적재된 모습. 초대형 프레스로 한 번에 주조된 구조물이 라인 전반에 걸쳐 배열돼 있다. 정경수 기자


7200톤 메가캐스트…차체 ‘통째로’ 만드는 혁신


내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사람이 없다’는 점이었다. 공장은 24시간 가동되지만, 주야간을 합쳐 투입되는 인력은 약 30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생산성은 압도적이다. 이 공장에서는 약 90초마다 차량 뼈대(섀시)가 하나씩 완성된다. 24시간 기준 하루 약 600대 수준의 생산이 가능하다. 소수 인력과 완전 자동화 설비로 대량 생산을 실현한 구조다.

핵심은 지커의 ‘메가 다이캐스팅’ 기술이다. 테슬라의 기가프레스를 벤치마킹한 이 공법은 알루미늄을 고온에서 녹인 뒤 초대형 프레스로 한 번에 주조해 차체를 만드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수십 개 부품을 용접으로 이어 붙였지만, 이 공정에서는 주요 차체를 ‘통째로’ 만들어내며 부품 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를 통해 차체 강성을 높이는 동시에 약 60% 수준의 경량화 효과를 구현했다. 지커의 닝보 공장에는 세계 최초 수준인 7200톤급 설비가 적용돼 생산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닝보에 위치한 지커 인텔리전트 팩토리에서 메가 다이캐스팅으로 주조된 차체 부품의 후가공 공정 모습. 초대형 프레스로 찍어낸 뒤 불필요한 잔여 금속(버어)을 제거하고 형상을 다듬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정경수 기자


700~900도 고온서 주조…숫자로 보이는 생산 공정


다이캐스팅 라인 옆 모니터에는 알루미늄 보유량 10.7톤, 녹인 알루미늄 온도 723도, 공정 전반은 900도에 육박하는 고온 조건 등 핵심 수치가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해당 라인은 이날 기준 누적 280개를 생산한 가운데 시간당 36개 수준의 속도로 가동되고 있었으며, 생산 상황이 초 단위로 변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현재 이 같은 초대형 일체형 다이캐스팅 기술을 양산에 적용한 완성차 업체는 대표적으로 테슬라와 지커가 꼽힌다.

실제 생산 라인에서는 알루미늄 원료가 용해돼 액체 상태로 변한 뒤, 보온로에서 온도를 유지하며 금형으로 이동했다. 이후 금형이 닫히고, 고압으로 주입된 녹인 알루미늄이 내부를 채우며 제품 형상이 완성됐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닝보에 위치한 지커 인텔리전트 팩토리에서 메가 다이캐스팅으로 생산된 차체 부품(섀시)을 무인 운반 로봇(AGV)이 자동으로 이송·적재하는 모습. 생산된 부품이 사람 개입 없이 다음 공정으로 이동한다. 정경수 기자


AGV·AMR 총동원…물류·품질까지 ‘완전 자동화’


이 전 과정은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진행됐다. 원료 투입부터 완제품 이송까지 전 과정은 AGV(무인 운반차)와 로봇이 담당하는 완전 자동화 구조다. 특히 조립 공정에는 300대 이상의 AMR(자율이동로봇)이 투입돼 유도선 없이 스스로 경로를 탐색하며 부품을 공급한다. 전통적인 지게차나 트랙터를 대체한 이 로봇들은 작업자와 충돌하지 않도록 실시간으로 경로를 수정하며 움직인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닝보에 위치한 지커 인텔리전트 팩토리에서 메가 다이캐스팅으로 생산된 차체 부품(섀시)을 무인 운반 로봇(AGV)이 자동으로 이송·적재하는 모습. 생산된 부품이 사람 개입 없이 다음 공정으로 이동한다. 정경수 기자


현장 관계자는 “공장 내 물류는 AGV와 AMR이 모두 담당하며, 수백 대의 로봇이 통합 제어 시스템(RCS) 아래 운영된다”며 “로봇 간 동선을 실시간으로 조정해 병목을 줄이고, 부품 공급 효율을 높이면서 노동 생산성을 20% 이상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용접 공정도 마찬가지다. 700대 이상의 로봇이 투입돼 100% 자동화가 이뤄졌고, 도장 공정에서는 AI 비전 시스템이 미세한 결함까지 잡아냈다. 여기에 엑스레이 기반 정밀 검사까지 더해져 외관상 확인하기 어려운 내부 결함도 전수 검증된다.

검수를 통과한 부품에는 개별 QR코드가 부여돼 생산부터 출고 이후까지 전 과정의 품질 이력이 추적된다. 사람의 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수준의 오차까지 데이터로 관리되는 구조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닝보에 위치한 지커 인텔리전트 팩토리 조립 공정 모습. 다양한 모델 차량이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동시에 조립되는 ‘혼류 생산’ 방식이 구현되고 있다. 정경수 기자


하루면 모델 전환…여러 차종 한 라인서 생산


지커 공장의 또 다른 특징은 ‘유연성’이다. 생산 라인은 하루 만에 다른 모델로 전환이 가능하다. 지커 공장 관계자는 “금형 교체를 통해 지커의 쿠페형 001 모델에서 플래그십 다목적 차량(MPV) 009 모델용 부품 생산으로 전환하는 데 약 하루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지커 인텔리전트 팩토리 도장 공정 모습. 로봇 팔이 차량 차체에 도장을 수행하며, 사람 개입 없이 전 공정이 자동화돼 운영된다. [지커 제공]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지커 차량뿐 아니라 지리차그룹 내 다른 브랜드 차량까지 동시에 생산하는 ‘혼류 생산’도 구현됐다. 도장 공정을 마친 차체가 조립 라인으로 들어오면 모델과 사양이 다른 차량들이 하나의 라인에서 동시에 조립되는 구조다.

실제로 조립 공정에서는 폴스타 4와 지커 009가 동일한 생산라인에서 함께 조립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지리그룹 전기차에는 같은 전기차 공용 설계 구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외관과 사양이 다른 차량도 하나의 라인에서 동시에 생산이 가능하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닝보에 위치한 지커 인텔리전트 팩토리 조립 공정 모습. 다양한 모델 차량이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동시에 조립되는 ‘혼류 생산’ 방식이 구현되고 있다. 정경수 기자


공장 전체를 복제했다…디지털 트윈이 만든 생산 혁신


이 같은 생산 방식은 디지털 기술이 뒷받침한다. 지커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실제 생산에 앞서 가상 공간에서 공정을 미리 검증한다. 로봇 동선과 생산 흐름을 사전에 최적화해 오류를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150만 가지가 넘는 옵션 조합도 실시간으로 구현할 수 있다. 생산은 단순 조립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설계’에 가까운 형태로 이뤄진다.

이날 공장에서도 실제 공장을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한 ‘디지털 트윈’ 화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장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에는 공장 전체가 하나의 ‘지도’처럼 펼쳐져 있었다. 이날 기준 조립 공정은 목표 315대 중 68대를 처리하며 약 20%대 진행률을 보이고 있었다. 프레스·차체·도장·조립 공정이 각각의 구역으로 구분돼 표시됐고, 건물 위에는 작은 아이콘과 선들이 연결되며 생산 흐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닝보에 위치한 지커 인텔리전트 팩토리에 있는 ‘디지털 브레인’ 화면. 프레스·차체·도장·조립 등 전 공정과 에너지·설비 운영 현황을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한다. 정경수 기자


지커는 올해 하반기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X’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할 예정이다. 닝보 공장에서 생산돼 국내에 들여올 7X 역시 다양한 옵션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유연한 생산 시스템 덕분이다.

최종 조립 단계에서는 고객 주문 기반 생산(C2M)이 적용돼 수백만 가지 조합의 사양을 오차 없이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지커 관계자는 “원료 투입부터 완제품 출하까지 전 공정이 자동화돼 있다”며 “생산은 이제 사람이 아니라 데이터와 시스템이 완성하는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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