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반도체 수혜 제한...'배터리·화학' 회복 열쇠
2026.05.02 13:00
SK그룹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SK하이닉스의 부상으로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다만 현재 지배구조에서는 어려움에 빠진 배터리·화학 등의 계열사가 반도체의 수혜를 입기 어려운 것으로 진단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웹세미나에서 반도체가 SK그룹을 견인하고 있지만 배터리·화학의 부진과 부채성자본조달 등 과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2024~2025년 배터리·화학의 부진에도 인공지능(AI) 제품 경쟁력에 힘입은 반도체 부문의 대규모 영업이익 시현으로 그룹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역대 최대 실적에 힘입어 순차입금이 2023년 말 26조원에서 2025년 말 –2조원으로 전환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그룹 실적을 견인했으며 영업이익 47조원을 기록해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약 95%를 차지했다. 일부 계열사는 반도체 수혜를 입었다. SK하이닉스의 팹 건설을 담당한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공장 수주 확대로 사업기반과 이익창출력이 개선됐다. 이밖에 지주사인 SK㈜는 AI 전환(AX), SK이노베이션은 반도체 클러스터 집단에너지 등을 통해 간접적인 반도체 수혜가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 계열사 이외는 반도체 낙수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 SK㈜는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를 통해 SK하이닉스를 지배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지분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SK㈜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분율이 낮다는 구조적 문제로 배당금 수취를 통한 자금 회수가 어렵다. 그룹 차원의 부담이 발생할 때 SK하이닉스를 활용한 지원 수단도 제한적이다.
SK그룹은 리밸런싱 등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됐으나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에 기반한 구조적 개선보다는 자산 매각, 자본조달 등을 통한 차입금 감축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결과다. SK㈜의 순차입금은 2023년 말 59조원에서 2025년 말 48조원,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66%에서 2025년 말 149%로 감소했는데 SK실트론과 울산 AI 데이터센터 지분 등을 매각한 영향이다.
재무부담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부채성자본조달이 급증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SK그룹 주요 계열사의 부채성자금조달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9조원(SK㈜, SK하이닉스 연결 합산 기준, SK디스커버리 계열 제외)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 SK이노베이션과 SK에코플랜트이 조달한 자본 총 9조3000억원 중 8조9000원 부채적 성격을 띠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차입금 성격의 구매카드 활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용등급의 핵심 변수는 배터리와 화학의 실적 개선 여부다. 배터리는 계열사 합병, 자본조달 등 그룹의 지원이 집중됐다. 다만 투자 대비 성과가 부진한 데다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면밀한 신용도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석유화학 계열사의 실적 개선 가능성도 주목된다. 지난해 SK지오센트릭과 SKC, SK피아이씨글로벌 등 석유화할 계열사는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이 하락했다. SK그룹은 투자 축소와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부담을 관리하고 있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석유화학 계열사 전반의 신용도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진행 상황과 계열사별 수익성 회복 여부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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