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도 잡아야 사는 정청래…영남만 지켜도 사는 장동혁
2026.05.02 06:01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달 30일 국회 중앙 잔디광장에서 열린 불기2570년 국회정각회 봉축 점등식에 자리해 있다. 연합뉴스
이런 그림을 만든 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거침없는 동진(東進)이다. 4월에만 이미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을 각각 세 차례씩, 울산도 한 차례 방문한 정 대표는 2일부터 다시 2박3일 간 ‘포항→부산→창원→진주→부산→포항’으로 이어지는 영남 강행군에 나선다. 동진을 시작할 땐 “민주당으로선 좀 어려운 지역을 더 자주 와야 되겠다”(3월 28일 경북 영덕 청어잡이 현장)는 차원이었지만, 최근엔 “전국을 파란 바람으로 물들여 승리하겠다”(지난달 15일 최고위원 회의)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의 한 3선 의원은 “정 대표가 전국 석권에 가까운 지방선거 성적표를 본인의 업적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거 같다”며 “영남을 승부처로 보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이 경북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주도권을 쥐고, 국민의힘이 추격하는 구도가 형성된 지 오래다. 한국갤럽의 월별 통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4월 TK 국정 지지율은 53%로 과반이었다. 지난해 8월부터 올 2월까지 40%대에 머물다가 50% 벽을 넘은 것이다. 한국리서치가 부산KBS 의뢰로 지난달 25~27일 진행한 대구시장 무선 전화면접조사에서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 38%,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31%로 7%포인트 격차였다. 민주당 4월 TK 지지율은 30%로 국민의힘(36%)보다 낮았지만, 오차범위 내였다
부산·울산·경남(PK)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대통령의 4월 PK 지지율은 61%였다. 같은 달 민주당의 PK 지지율도 41%로 국민의힘(28%)보다 13%포인트 앞섰다. 이 정부 출범 뒤 최대 격차다. 한국리서치·부산KBS의 부산시장 여론조사에서도 전재수 민주당 후보 42%,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32%로 10%포인트 격차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보수 텃밭이던 울산시장 선거도 국민의힘 출신 박맹우 전 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울산동구청장을 지낸 김종훈 진보당 예비후보가 1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면서 접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공희준 정치컨설턴트는 “대통령의 60%대 지지율의 뒷받침을 받는 민주당의 기대치는 극대화된 반면, 국민의힘의 기대치는 바닥을 쳤다”며 “부산·울산·경남과 대구 중에 민주당은 1곳 정도 이기는 것으로는 성과라고 내세우기 어려워졌고, 국민의힘은 2곳만 사수해도 선방이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지도부에 속한 한 의원은 “이제 결집만 하면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여당에서 이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의 길을 여는 특검법을 발의하는 등 보수층을 자극하는 이슈가 이어지는 것도 희망의 근거다. 대구 지역구의 한 의원은 “(특검법 발의는) 그간 비교적 이 대통령에게 호의적이던 영남 여론을 들끓게 할 패착”이라고 말했다.
결국 영남 선거 결과는 정치적 처지는 다르지만 ‘지방선거 뒤 당권 사수’라는 목표가 같은 정청래·장동혁 대표에게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민주당의 한 다선 의원은 “최근 이 대통령의 TK·PK 국정 지지율 선전을 고려하면 정 대표 입장에선 경북지사 선거 정도를 제외한 모든 선거가 자신의 성적표와 직결되는 전쟁터가 된 셈”(다선 의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재선 의원도 “만약 영남 선거에서 선전하면 정 대표는 정치적 날개를 달지만, 반대로 영남을 다 내주면 책임론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수도권 선거에서 지더라도 만약 TK·PK를 모두 이기면, 사퇴론에 시달리고 있는 장 대표에게 버틸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민주당의 고공행진과 국민의힘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정 대표에게는 다소 과도한 잣대가 장 대표에겐 너무 낮은 잣대가 제시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선거가 끝나고 나면 냉정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준규·김나한 기자 park.junky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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