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용·경제에 방점 찍은 한·일 정상회담
2026.01.14 01:21
어느 때보다 협력 필요성은 높아져
과거사 직시하며 미래로 나아가야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한·일 간 협력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국교가 정상화된 지 환갑이 지났다. 새로운 60년을 시작하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은 각별하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과 일·한 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공통인식 아래 얘기를 나눴다”고 회담 분위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두 나라 정상이 다섯 번이나 만난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한국과 일본을 둘러싼 환경은 복잡해졌고 급변하는 중이다. 자국 중심주의, 자원 패권주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얽히고 권위주의 체제 결집, 강대국 일방주의, 힘의 외교 등으로 설킨 국제 정세는 그야말로 ‘무질서의 세계’다. 어느 때보다 두 나라의 협력 필요성이 높아졌다.
한·일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교집합으로 한다. 두 나라는 반도체, 중화학 제품 등을 주고받는 수평적 협업의 교역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을 공유하면서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첨단산업에서 협력의 질을 높일 토대를 갖춘 셈이다. 두 정상은 경제안보, 과학기술 등에서 포괄적인 경제 동맹으로 나아가자는 데 공감했다. 여기에다 한·일은 중국 러시아 북한의 위협에 직접 노출되는 국가라는 점, 미국을 동아시아와 이어놓는 게 안보와 직결한다는 점을 공통분모로 지닌다. 최근 중국은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 통제에 들어가면서 한·미·일 동맹의 약한 고리를 공략하고 있다. 한·중 관계 발전, 남북 대화를 강조하며 균열도 유도한다. 북·중·러에 대응해 한·일, 한·미·일 안보동맹을 탄탄하게 구축해야 하는 필요충분조건을 안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래지향적 관계를 형성하려면 과거사 갈등을 방치할 수 없다. 껄끄럽다고 혹은 이미 사과했고 지나간 일이라고 어물쩍 넘기는 건 두 나라를 더 과거에 얽매이게 할 뿐이다. 다만 정치·외교 때문에 경제를 희생해선 안 되고, 경제 때문에 정치·외교 원칙을 훼손할 수도 없다. 갈등을 직시하되, 실용에 무게중심을 두고 전략적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걸어가야 한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이재명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