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독일 주둔 미군 5천명 철수 명령…“6~12개월 내 완료”
2026.05.02 07:3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독일 주둔 미군 약 5000명의 철수를 명령했다. 이란 전쟁을 둘러싸고 독일과 공개 충돌이 격화된 가운데 나온 조처다.
숀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1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유럽 내 병력 배치 태세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전구 요건, 현지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철수는 6~12개월 내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그동안 장기적으로 유럽이 자체 재래식 방어를 주도하도록 하고, 유럽 내 미군 주둔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혀 왔다.
이번 결정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최근 이란 전쟁과 관련해 “미국이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비판한 직후 이뤄졌다. 메르츠 총리는 미국이 명확한 출구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고,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메르츠 총리를 강하게 비난하며 갈등이 심해졌다.
독일에는 현재 3만6000명 이상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 내 최대 규모다. 독일 내 미군 기지들은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핵심 거점으로 활용돼 왔다.
미 시비에스(CBS) 뉴스는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번 조치는 독일에 주둔한 육군 여단전투단 1개를 포함한 병력에 영향을 미친다”며 “또한 올해 말 독일에 배치될 예정이었던 장거리 타격 대대 계획도 재조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감축이 완료되면 유럽 내 미군 규모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인 2022년 수준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일부 병력은 미국 본토로 복귀한 뒤 다른 지역에 재배치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인도·태평양과 서반구에 대한 전략적 우선순위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도 미군 철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이란 전쟁에서 동맹국들이 충분히 협력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해 왔다. 이러한 갈등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부의 균열을 드러내는 사례로 평가된다.
독일에는 람슈타인 공군기지와 함께 미 유럽사령부, 미 아프리카사령부 본부 등이 위치해 있으며, 란트슈툴 지역의료센터는 해외 최대 미군 병원으로서 이란 전쟁 부상자 치료를 담당해 왔다. 시비에스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철수가 란트슈툴의 부상자 수송 및 치료 기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기 당시에도 독일 주둔 미군 약 1만2000명 감축을 추진했지만, 의회의 반대로 무산됐고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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