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5년 늘리면, 채용은 줄어든다”… 기업이 꺼낸 ‘1.8명 계산’
2026.05.01 08:30
“고용 유지냐, 채용 기회냐”… 노동시장 구조 정면 충돌
정년을 65세로 늘리면 일자리는 늘어날까.
기업들은 정년 연장이 채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고연차 직원 한 명을 더 고용하는 순간, 신입 채용 한 자리가 사라진다는 계산입니다.
정년 연장을 둘러싼 논쟁이 ‘고용 안정’에서 ‘채용 감소’ 문제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 “한 명 더 남기면, 한 명 못 뽑는다”
1일 정치권과 경제계에 따르면 전날(30일) 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국회에서 ‘대·중소기업 현장 간담회’를 열고 경영계 의견을 들었습니다.
삼성·SK·현대자동차·LG·롯데 등 주요 그룹 계열사들은 일률적 정년 연장에 대해 일제히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핵심은 인건비 구조였습니다.
총액이 고정된 상황에서 고용 방식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드러났습니다.
삼성 측은 고연차 직원 1명을 유지하는 비용으로 신입사원 1.8명을 채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비용이라면 채용 규모 자체가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롯데도 비슷한 문제를 짚었습니다.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면 연간 약 1,000명의 고용이 유지되지만, 이는 신규 채용 인원의 3분의 1 수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년 연장은 기존 고용을 유지하는 대신, 새로운 진입 기회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구조… 연공형 임금이 만든 부담
경영계는 정년 자체보다 임금 구조를 더 큰 문제로 지목합니다.
연차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체계가 유지되는 한, 근속 기간 연장은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연공 중심 임금과 고용 경직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년을 일률적으로 늘리면 그 부담은 청년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중소기업의 상황은 더 직접적입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인건비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정년 연장이 적용되면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같은 정책이지만 기업 규모에 따라 체감 충격이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 인사 적체 시작되면, 채용 통로부터 좁아져
정년 연장이 현실화될 경우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인사 적체입니다.
기존 인력이 더 오래 머물면서 승진과 이동이 늦어지고, 그만큼 신규 채용 여지가 줄어들 것으로 봤습니다.
특히 대기업 중심 노동시장에서는 이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납니다.
내부 인력 유지가 곧 외부 진입 축소를 가속화시킬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세대 간 공정성 논란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기회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 해법은 ‘연장’이 아니라 ‘방식’… 재고용 모델 부상
기업들이 제시하는 대안은 정년을 일괄적으로 늘리는 게 아닙니다.
퇴직 이후 필요한 인력을 선별해 다시 고용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기업 상황에 따라 임금과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일본은 이미 이런 선택형 구조를 도입해 대부분 기업이 65세까지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일한 기간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고용을 이어갈지 선택하는 게 핵심입니다.
정년 연장은 더 이상 ‘찬반’ 문제가 아닙니다.
누구의 일자리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누가 기회를 잃는지를 묻는 문제로 바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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