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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북한] 북한 ‘파병 기념관’ 완공…혈맹 강조하는 속내는?

2026.05.02 08:09



[앵커]

러시아가 전쟁에서 쿠르스크 지역을 다시 확보한 게 1년 전입니다.

파병 북한군도 여기에 참전해 대규모 인명 피해를 입었는데요.

사망 북한군의 추모 시설인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이 지난주 평양에서 준공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뿐 아니라 행사에 맞춰 방북한 러시아 하원의장과 국방장관도 참석했습니다.

동맹을 넘어 혈맹임을 강조하는 북한과 러시아.

서로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북한의 인공기 아래 우뚝 선 군인 동상, 한편에선 러시아 국기도 나부낍니다.

각계각층의 북한 주민들이 모여든 이곳은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준공식 현장입니다.

3층 규모의 기념관은 러시아에 파병됐다가 사망한 북한 군인들은 추모하기 위한 시설입니다.

야외에는 전사자들의 묘비와 이름을 새긴 석비가 조성되어 있고, 건물 안에는 병사들의 유품이 보관돼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기념관은) 참전용사들에게 드리는 우리 당과 정부, 우리 인민과 인민군 장병들의 무한한 치성과 공경, 숭고한 도덕 의리심이 집성되고 우리 시대의 영웅성과 우리 위업의 필승 불패성이 응축됐습니다."]

이날 준공식에는 참전 군인들도 참석해 눈시울을 붉혔는데요.

행사장을 찾은 김정은 위원장은 가장 먼저 이들을 찾아 악수하고 안아주는 각별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가열한 전투 포화를 앞장에서 헤쳐온 미더운 지휘관들을 한 사람 한 사람 포옹해 주시며."]

이어진 준공식 연설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은 참전 군인들의 희생을 거론했는데요.

그러면서 북한군이 참여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탈환이야말로 북러 양국의 우애를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정의의 이념에 충실한 조로(북러) 두 나라 군대가 평화와 주권을 위하여 어깨를 겯고 한 전호(참호)에서 싸운 쿠르스크 해방작전의 전략적 의의와 전투적 우애의 본보기를 창조하는..."]

이 발언이야 말로 준공식의 여러 장면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는 분석입니다.

[표도르 째르치즈스키/북한학자/「북한과 소련」 저자 : "이게 바로 푸틴에게 보내는 메시지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의 진짜 친구이다. 우리는 진짜 푸틴 대통령의 특수 군사작전을 지지하고 있다. 유일하게 전 세계에서 자국 군인까지 우크라이나에 파견한 나라는 북한뿐입니다. 그래서 김정은 입장에선 그 사실을 계속 강조하고 강조하고 또 강조하면서 푸틴으로부터 어떤 혜택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전투위훈기념관 준공식은 북한 파병군이 참전한 러시아 쿠르스크의 탈환 1주년에 맞춰 개최한 것인데요.

실제로 북한은 기념관 건설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습니다.

지난해 8월, 김정은 위원장은 참전 군인 유가족들 앞에서 평양의 신도시 주택을 제공한다는 방침을 깜짝 발표했는데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25년 8월 : "참전군인들의 유가족들을 위한 새 거리가 일떠서게 되며 우리는 그 거리의 이름을 우리 군인들의 별처럼 빛나는 위훈을 칭송하여 새별 거리로 명명하자고 합니다."]

박수갈채가 터져 나오자 곧바로 추가 발표를 내놨습니다.

바로 추모 기념관 건설입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25년 8월 : "그리고 바로 그 앞 수목원의 제일 훌륭한 명당자리에 열사들의 유해를 안치하고 조선 인민의 강인성과 조선인민군의 존위와 명예를 수호한 위대한 전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불멸의 전투 위훈 기념비를 일떠세울 것입니다."]

올해 1월에는 딸 주애와 함께 기념관 건설 현장을 찾아 삽으로 흙을 뜨고 직접 지게차를 모는 모습도 공개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은 조선 인민의 우수한 아들들의 영용성을 상징하는 시대의 대 기념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자국 군인들의 희생을 꾸준히 부각하며 기념관 건설을 독려해왔는데요.

준공식에서 김 위원장은 직접 유해에 흙을 얹고 유해 안치실에서 헌화까지 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습니다.

이 같은 김정은 행보는 무엇보다 북한이 러시아에 보다 긴밀하고 강화된 지원을 요구하는 신호로 풀이됩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북한은) 지금 사면초가인 상황이거든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고 지금 미국 달러가 (북한 돈) 7만 원까지 갔거든요. 1년 전에 2만 5천 원 했거든요. 중국과의 관계도 애매하고 그런 상황에서 북미 관계 해법이 찾아지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라는 협력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런 준공식의 의미는 북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러시아 측에서도 기념관 준공식 참석을 위해 대표단이 방북했는데요.

특히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 의장과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이 이례적으로 동시에 방북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준공식장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서한이 낭독됐습니다.

[조선중앙TV : "푸틴 대통령 동지는 쿠르스크 해방 작전 참전자들과 희생된 영웅들에게 진심으로 되는 감사와 숭고한 경의를 표했습니다."]

또 러시아 국방장관은 준공식에 앞서 김 위원장과 만나 군사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이날 벨로우소프 국방장관이 북러 5개년 군사협력 계획을 올해 안에 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사실을 전했습니다.

러시아가 북한과의 중장기 군사협력과 동맹 강화를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겁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러시아는 4년 이상 전쟁을 하고 있지만 전쟁이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고 그런 상황에서는 북한의 군사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군수품, 병력.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영토는 안 들어가지만, 외곽 지역에선 병력이 필요합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북한의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전장에 필요한 드론 생산은 물론 전쟁 복구 인력까지 염두에 둔 이른바 '전략적 노동력 파병'을 북한에 요청할 거라는 관측입니다.

[표도르 째르치즈스키/북한학자/「북한과 소련」 저자 : "요즘 전쟁이 무인기 전쟁이라고 할 수도 있고 국제 전문가 평가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무기는 바로 무인기죠. 그래서 러시아로선 단순한 탄약을 수입하는 것보다는 북한 노동자 조금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가 있지 않습니까. 거기도 복원 사업을 해야 하고 거기에도 북한 노동자를 많이 파견할 수 있습니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두만강을 두고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자동차 교량이 착공 1년 만에 연결됐고, 원산에서는 북러 친선병원 건설도 첫 삽을 떴습니다.

[조선중앙TV : "미하일 무라슈코동지는 오늘의 이 행사는 단순히 병원의 기초를 쌓는 것이 아니라 두 나라 보건 분야에서의 장기적이고 유익한 협조의 기초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러 밀착 속에서도 북한이 러시아 측이 언급한 5개년 군사협력 계획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북한이 러시아 측 제안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거나 아직은 공개할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민호/통일부 대변인/4월 27일 : "러시아 측에서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북러 군사협력 계획 체결 준비 언급이 있었으나 북측 보도에는 없었습니다. 이런 러시아 측 보도 나오는 것도 함께 저희가 주시해 가면서 북러 간 군사협력 동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형성된 협력인 만큼, 전쟁 종료 이후에는 양국 관계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화장실 갈 때는 휴지가 정말 필요하죠. 그러나 화장실 갔다 오면 덜 필요하죠.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는 전쟁의 긴장은 유지하지만 고강도는 아니다 그럼 경제 재건, 전후 복구가 중요할 거거든요. 그럴 때 북한의 효용 가치는 제한적이다. 노동력 정도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어 당분간 북러 밀착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표도르 째르치즈스키/북한학자/「북한과 소련」 저자 : "푸틴이 전혀 이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원래 트럼프 대통령은 곧 평화 협정을 하겠다고 주장하지만 보시다시피 효과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러시아는 오히려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 입장에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북한 정권의 큰 축복이죠."]

준공식 이후 북한 매체는 파병군 기념관을 찾는 주민들의 소식을 연일 전하고 있는데요.

참전 군인들의 희생을 감성적으로 조명하면서도,

[러시아 파병 전사자 가족 : "(동생이) 누나, 저기 7번째 영웅 자리엔 내 이름이야. 이렇게 늘 말했습니다. 저 7번째 영웅은 내가 될 거야. 그런데 정말 이번에 (참전으로) 7번째 영웅으로 계승했습니다."]

이들을 영웅으로 내세워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는 것을 빼놓지 않습니다.

[전투위훈기념관 관람객 : "저도 며칠 있으면 군대에 가야 하는데 여기를 돌아보면서 참전 열사들의 숭고한 넋을 이어서 저도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의 참된 아들로, 조국의 아들로 살겠다는 것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파병 군인 추모를 넘어 북러 밀착의 상징 공간이 된 북한의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전쟁이 이어지는 한 북한은 이를 러시아와의 협력과 체제 결속을 위한 내부 동원의 계기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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