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붉어진 얼굴로 89분 최후진술 …"민주당 호루라기에 이리떼처럼 수사"(종합)
2026.01.14 01:51
(서울=뉴스1) 이세현 서한샘 유수연 기자 =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대해 사형을 구형한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이 '내란 몰이'를 당했다며 더불어민주당과 특검을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약 한 시간 반 동안 이어진 최후 진술에서 수사기관이 '민주당 호루라기'에 이리떼처럼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 이야기를 할 때는 얼굴이 붉어지며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3일 오전부터 14일 새벽까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과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군·경 수뇌부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하고 있다.
특검팀의 구형 이후 진행된 최후 진술에서 윤 전 대통령은 "공소장은 객관적 사실과 기본적인 법 상식에 맞지 않는 망상과 소설"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불과 몇 시간, 근현대사에서 가장 짧은 계엄을 내란으로 몰아서 국내 모든 수사기관이 달려들어 수사했고, 초대형 특검까지 만들어 수사했다"며 "임무에 충실했던 수많은 공직자들이 마구잡이로 입건·구속되고 무리한 기소가 남발됐다"고 했다.
이어 "숙청과 탄압으로 상징되는 광란의 칼춤 속에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중심을 잡고 재판을 이끌어준 재판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저도 과거 26년간 수사와 공판을 담당했지만 이렇게 지휘 체계도 없이 중구난방으로 여러 기관이 미친 듯이 달려들어 수사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내란이라는 목표로 수사가 아닌 조작과 왜곡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오래전부터 지배해 온 어둠의 세력과 절대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 호루라기에 맹목적으로 달려들어 물어뜯는 이리떼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반국가세력, 체제전복세력, 외부주권침탈세력과 연계해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거짓 선동으로 여론을 조작하고, 국민과 정부 사이를 이간질하며 반헌법적 국회 독재를 벌이고 헌정을 붕괴시키고 국정을 마비시켜 나라가 망국에 위기에 처하도록 했다"며 "저는 대한민국 독립과 국가 계속성, 헌법 수호라는 막중한 책무를 이행하는 대통령으로서 국가 비상사태를 주권자인 국민에게 알리고 이를 극복하는 데 나서 주십사 호소하고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특검팀은 구형 이유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장기독재를 위해 비상계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은 "임기를 제대로 마무리하는 일도 지금 숨이 가쁜데 장기독재를 뭘 어떻게 한단 말이냐"며 "시켜줘도 못한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또 "역사상 계엄은 비전시 계엄이 훨씬 많았다"며 "국가 비상 상황을 초래한 원인이 국회였고, 이런 대의제 패악과 독재를 주권자인 국민에게 알리고 호소하고 깨우는 거 이외에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0시 12분부터 새벽 1시 41시까지 약 1시간 30분 동안 최후 진술을 했다. 초반에 차분하게 최후 진술을 시작한 윤 전 대통령은 국회 이야기가 나오면서 점점 얼굴이 빨개지고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발언하던 도중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짓고 방청석 쪽을 바라보고 이야기하기도 했다.이날 피고인들의 변호인은 최종 변론에서 국헌문란 목적이 없었고, 내란 범죄에 대한 증거가 없음을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대국민 메시지 계엄으로 어떤 피해도 예정하지 않았고, 헌법기관 기능 정지하려는 위헌·위법한 지시가 전혀 없었다"며 "계엄이 선포됐다는 사실 외에 특검이 주장하는 위헌·위법한 행위는 실행 물론 시도조차 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헌문란 목적이 아니라 헌법 수호를 위한 주권자인 국민 결단 요구하는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는 결코 내란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헌문란 목적은 없었으며 폭동도 없었다. 대통령의 위헌·위법한 지시도 없었고 국민 피해도 없다. 국회 의결 후 즉시 계엄은 해제됐고 대한민국 헌정 시스템은 어떤 중단도 장애도 없었다"면서 "범죄 구성요건 해당성도 없을 뿐 아니라 아무런 증거도 없는 이 사건에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장관의 변호인은 "특검이 현재까지 제출한 증거 보면 이 사건 핵심 쟁점들이 과연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됐는지 의문"이라며 "국헌문란의 목적이 증명되지 않았고, 단죄 필요성이 증명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노상원 전 국군 정보 사령관의 변호인도 "피고인은 2023년 10월 이전은 물론이고 비상계엄 선포 때까지 계엄을 모의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특검팀이 계엄 모의의 증거로 꼽는,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해 "비유를 한다면 된장을 똥으로 만드는 기적이라고 할 것"이라며 "수사 결과물로써 뭐라도 보여야 하는 간절함에서 비롯된 망상은 특검 혼자 보는 일기장이나 낙서장에 쓸 일이지 공소장에 쓸 것은 아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계엄 2인자'로 지목된 김 전 장관에게는 무기징역을, '계엄 비선' 의혹을 받는 노 전 사령관에게는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비상계엄 당일 국회 봉쇄에 가담했다는 혐의 등을 받는 경찰 수뇌부에게도 일제히 중형이 구형됐다. 특검팀은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징역 20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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