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이래 최저 지지율…'장동혁 체제'로는 안 된다는 최후통첩 [배종찬의 민심풍향계]
2026.05.02 08:00
민주 48% vs 국힘 15%…일시적 악재 아닌 정당 브랜드 위기
변화냐 추락이냐…張 2선 후퇴하고 실용 야당으로 재정비해야
6·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국민의힘이 맞닥뜨린 현실은 단순한 열세가 아니라 구조적 위기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4월20~22일 실시한 NBS조사(전국 1005명 무선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7.7%.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15%였다(그림①).
이는 2020년 NBS 여론조사 시작 이후 최저치이며, 사실상 정당 존립 기반이 흔들리는 수준이다. 같은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8%였다. 양당 격차는 33%포인트(p)다. 선거 국면에서 제1야당이 여당과 10%p 이상 벌어져도 심각한 위기로 평가되는데, 30%p 이상 격차는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르기 어려운 수준이다.
정부 지원론 58% vs 정부 견제론 30%
더 심각한 점은 지지율 15%라는 숫자의 내용이다. 국민의힘은 단지 전국 평균만 낮은 것이 아니라 핵심 지지 기반에서도 무너지고 있다. 대구·경북(TK)에서 민주당 34%, 국민의힘 25%로 뒤졌고, 부산·울산·경남(PK)에선 민주당 40%, 국민의힘 20%로 20%p 차 열세였다. 서울 역시 민주당 41%, 국민의힘 15%다. 전통적 보수 우세 지역에서조차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것은 일시적 악재가 아니라 정당 브랜드 자체가 훼손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령별로 봐도 상황은 암울하다. 70세 이상에서 국민의힘은 26%로 민주당 43%에 뒤진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60대에서 18%, 50대는 7%, 40대는 9%다. 즉 특정 고령층 일부를 제외하면 전 세대 확장성에 실패한 상태다.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최소한 세대별 교두보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국민의힘은 그 교두보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왜 이런 위기가 초래됐는가. 첫째는 리더십 실패다. 장동혁 대표 체제는 출범 이후 강한 야당의 메시지, 보수 재건의 비전, 중도층 설득 전략 가운데 어느 하나도 선명하게 보여주지 못했다. 당대표는 정당의 얼굴인데, 국민은 희망보다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여론은 냉정하다. 같은 조사에서 "선거에서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58%,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야당 견제론이 아니라 여당 안정론이 우세하다는 것은 국민의힘이 견제 세력으로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둘째는 메시지 혼선이다. 썸트렌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 분석(2026년 4월20~29일)을 보면 장 대표와 국민의힘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붙는 단어는 '논란' '비판' '비판하다' '갈등' '우려' '위기'다. 긍정어로는 '신뢰' '도움되다' '희망' 등이 있으나 규모가 작고 존재감이 약하다(그림②). 이는 대중 인식 속에서 국민의힘이 정책 대안 정당이 아니라 논란 제조 정당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에서 이미지 자산은 곧 득표 자산인데, 현재 국민의힘의 브랜드 자산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셋째는 장 대표의 방미 등 외교 행보가 당 경쟁력 제고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빅데이터상에서 '무너지다' '위기'라는 키워드가 팽배한 상황에서 감행된 국외 행보는 민생을 외면한 '구름 위 행보'로 비춰졌다.
대표의 해외 일정은 원래 지도자의 확장성과 국정 감각을 보여주는 기회다. 그러나 국민은 성과보다 부정적 재료로 받아들였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 유권자가 원하는 것은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경제, 물가, 주거, 일자리 해법이다. 국민의힘은 생활밀착형 의제를 선점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대표의 일정은 오히려 현실감각 부족의 상징처럼 비춰졌다.
넷째는 내부 갈등과 인물 경쟁력 부재다. 공천 논란, 계파 갈등, 전략 부재가 겹치며 후보 개인 경쟁력마저 약화되고 있다.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의 바람도 중요하지만 결국 후보 싸움이다. 그러나 당 지지율이 15%까지 떨어지면 후보들이 간판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오히려 무소속 출마 유혹이 커진다. 이는 조직 이탈과 선거 포기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수 결집만으로 선거 치를 수 없는 상태"
그렇다면 남은 기간에 어떤 선택이 가장 바람직한가. 첫 번째 선택지는 장 대표 체제 유지다. 현재 수치상으로는 설득력이 약하다. 창당 이후 최저치라는 결과가 나왔는데도 체제를 유지하면 민심은 변화 의지가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대표 퇴진이다. 강한 충격 요법으로 당을 '리셋'할 수 있으나, 선거 직전 지도부 공백은 혼란을 키울 위험도 있다. 세 번째는 현실적인 절충안인 2선 후퇴형 비상체제 전환이다.
선거 전략상 가장 합리적인 해법은 세 번째다. 장 대표가 전면에서 한발 물러서고, 비대위 또는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전환해 외부 확장형 인사를 전면 배치하는 방식이다. 그러면 책임정치 이미지를 만들면서도 조직 붕괴를 막을 수 있다. 대표직 즉각 사퇴보다 충격은 덜하지만, 변화 메시지는 충분히 줄 수 있다.
동시에 3가지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첫째, 윤리와 쇄신 선언이다. 공천·계파·사천 논란을 즉각 차단해야 한다. 둘째, 민생 집중이다. 물가, 세금, 부동산, 자영업 회복 공약을 압축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셋째, 세대 확장이다. 2030 세대와 중도층을 위한 미래 의제를 내놓아야 한다. 지금 국민의힘은 보수 결집만으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는 상태다.
정치는 숫자가 말해 준다. 15%는 단순 지지율이 아니라 유권자가 보낸 최후통첩에 가깝다. 이 경고를 무시하면 선거는 참패를 넘어 전국 조직 붕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지도 체제를 전환하고 민생 중심의 실용 야당으로 재정비한다면, 패배 폭을 줄이고 재건의 씨앗을 남길 수 있다. 국민의힘 앞에 놓인 선택지는 명확하다. 변화냐 추락이냐의 갈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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