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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돼지국밥은 ‘미완성 교향곡’…할매신 있는 영도는 ‘작은 제주’

2026.05.02 00:43

‘K컬처 인 부산’ 시리즈 인기
언덕길이 많은 부산 영도에선 어디서든 멋진 수평선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김경아]
최신 트렌드 중 ‘경험 사치(Experience Luxury)’는 ‘특별한 경험’에 돈과 시간을 투자해 럭셔리를 누리는 소비 패턴을 말한다. 『라이프 트렌드 2026』을 쓴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은 “남들에게 드러내고 과시하고 자랑하는 건 이제 ‘비싼 물건’이 아니라 ‘비싸고 특별한 경험’”이라고 했다. 물론 이때의 ‘럭셔리한 경험’을 위해선 음식 또는 공간의 기저에 흐르는 문화 요소를 알아볼 수 있는 인문학적 교양이 필수다.

그런 점에서 부산대 출판문화원에서 펴낸 ‘K컬처 인 부산(K-Culture in Busan)’ 시리즈는 눈여겨볼 만하다. 바다와 육지를 모두 품고 있으며, 한국전쟁 당시 팔도의 피란민이 모였고, 고대부터 외국과 교류가 활발했던 도시 부산을 중심으로 생성된 K컬처를 소개하는 책인데 학자들이 여러 문헌에서 찾아낸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이야기들이 꽤 흥미롭다. 최근 시리즈의 두 번째 『돼지국밥-부산의 소울푸드』, 세 번째 『오, 섬! 영도』가 나란히 발간됐다. 고혜림, 김경아 저자는 2024년 중어중문학자 14인이 부산의 맛과 역사를 풀어낸 책 『부산미각』에 참여했던 인연으로 이번에는 각각의 최대 관심사인 부산돼지국밥과 영도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고혜림 저자는 “돼지국밥은 우리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과 나만의 맛을 찾아가는 자유가 담긴 그릇”이라며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밀려 든 전국의 피란민, 전쟁 후 근대화·산업화의 물결을 헤쳐 나가야 했던 항구 노동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짧은 시간 안에 최고의 에너지를 줄 수 있었던 한 그릇이 바로 돼지국밥이었다”고 소개했다.

맑은 국물이 특징인 합천식 돼지국밥. [사진 고혜림]
흥미로운 점은 그 저렴한 한 그릇에도 각자의 미각적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가 있었다는 점이다. “부산 전역에 국밥집이 700여 곳이 있는데 국물의 색깔과 질감은 천차만별이에요. 어떤 집은 찻물처럼 맑은 국물이고, 어떤 집은 우유처럼 뽀얗고 걸쭉한 국물이죠. 이 차이가 부산의 역사죠. 초기 피란민 시절의 국밥은 지금보다 훨씬 투박하고 맑은 형태였을 것으로 추정돼요. 이후 경제가 성장하고 외식문화가 발달하면서 국물은 점차 진해지고 화려해졌죠.”(고) 지금은 국물의 특성이 지리적으로 나뉜다고 한다. 보통 맑은 국물은 ‘합천식’, 뽀얀 국물은 ‘밀양식’, 그리고 그 사이의 것은 ‘부산식’이다. 밀양과 합천이 각기 다른 조리철학을 구축하며 부산으로 유입됐고, 그 넓은 스펙트럼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것이 부산식이라는 설명이다.

“손님 앞에 나온 돼지국밥은 아직 미완성 교향곡이에요. 이 음악을 완성 짓는 것은 손님 몫이죠. 다대기, 새우젓, 정구지(부추의 경상도 방언), 깍두기 국물, 소금, 후추 등을 가미해서 ‘나만의 돼지국밥 맛’을 만들어내니까요. 한마디로 K커스터마이징의 정수죠.”(고)

『오, 섬! 영도』는 신비롭고 오컬트적인 전설로 가득한 섬, 영도가 주제다. 김경아 저자는 영도에서 태어나 40여 년간 굽이진 산복도로와 골목을 누비며 자란 영도 토박이로 부제에 ‘Awesome Yeongdo’를 붙였다. ‘오, 섬!’과 ‘어섬(Awesome·굉장한, 멋진)’의 발음이 비슷한 것을 활용해 영도의 특징을 표현한 것이다.

저자와 함께 영도를 돌며 느낀 것은 제주도와 너무 닮았다는 점이다. 섬 한가운데 솟은 봉래산이 바다까지 이어지고, 봉래산에 깃든 신이 여신인 ‘할매신’이며, 신라시대부터 말을 키우는 목장이 있었던 점 등이다. 실제로 제주 해녀들이 많이 건너와 삶의 터전을 이뤘다고 한다. “영도를 ‘작은 제주’라 부르기도 해요. 영도 내 식당들에도 오래된 제주의 맛을 간직한 곳이 많죠. 가격도 제주보다 훨씬 저렴하고요.”(김) 물론 ‘부산화’ 된 곳들도 있다. 40년 전통의 ‘부흥식당’에선 자리돔을 세꼬시 방식으로 썰어, 물을 부어 먹는 제주와는 달리 특제 소스와 함께 ‘비벼 먹는 물회’로 내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큰 어선들이 쉬고 있는 묘박지 풍경은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사진 김경아]
김 저자는 영도에 오면 꼭 가볼 곳으로 3곳을 꼽았다. 봉래산 정상의 ‘할매바위’, 흰여울문화마을과 75광장까지 이어지는 해안가에서 보이는 ‘남외항 묘박지’, 봉래나루로 ‘커피특화거리’다. 영도에 살던 사람이 내륙으로 이사하면 3년 안에 집안이 기운다는 짓궂은 전설로 유명한 할매신이지만 ‘할매바위’에 가보면 전설 이면의 다정한 면모를 알 수 있다. “‘묘박지’란 바다 위 주차장을 말해요. 입항 순서를 기다리거나 기름과 물을 보충하고 선체를 수리하기 위해 배들이 바다 위에서 잠시 대기하는 공간인데 영도만의 특별한 바다 풍경으로 힐링 스폿이죠.”(김)

영도 '커피특화거리'의 카페 '무명일기'. 항구 앞 오래된 창고를 개조했다. 서정민 기자
요즘 영도는 핫한 ‘커피 섬’으로 변신하고 있다. 봉래나루로 ‘커피특화거리’에는 부산을 대표하는 커피 브랜드 겸 카페 ‘모모스’를 비롯해 ‘무명일기’ ‘스페이스 원지’가 들어서 있고 이 외에도 영도 곳곳에서 개성 있는 카페들을 만날 수 있다. “영도의 카페들에는 대부분 ‘시간’도 함께 머물죠. 매끈하게 새로 지은 건물보다 오래된 항구 앞 창고, 해안가 낡은 집 등을 개조해 카페를 열고 오래된 시간의 향기 안에 커피 향을 자연스럽게 버무리죠.”(김) 확실히 영도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 같다. 그 자세한 정보가 책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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