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힐 리 없다던 그들”…사이버 렉카 몰락의 전말 [동아닷컴 금주의 신간]
2026.05.01 17:01
표현의 자유는 확장됐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이제는 분명해졌다. 이 책은 그 경계를 현실로 끌어올린 기록이다. 연예인을 겨냥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며 급성장한 ‘탈덕수용소’ 같은 채널은 오랫동안 익명성 뒤에 숨어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익명이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준다.
정경석 변호사는 해외 플랫폼 뒤에 숨은 운영자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미국 ‘디스커버리 제도’까지 활용하며 집요하게 추적한다. 이 책은 각 플랫폼에 제출한 메일과 그로부터 받은 답변까지, 매체에 담기지 않았던 과정들을 그대로 공개한다. 이름도, 주소도 없던 ‘성명불상자’를 특정하기까지의 과정은 그 자체로 치열한 기록이다.
단순한 사건 해결기를 넘어, 표현의 자유 뒤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증명한다. 유튜브와 SNS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는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보다, 그 말에 어떤 책임을 질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 호모 인플루언서/ 이희대 지음/ 244쪽·1만7000원·헤르몬하우스
디지털 시대 개인의 영향력 구조를 분석한 신간 ‘호모 인플루언서’가 출간됐다.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에서 ‘성공하는 개인’의 공통 전략을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책은 미디어 연구자인 이희대 광운대학교 대학원 AI미디어솔루션학과 교수가 약 6년간 인플루언서 70여 명을 인터뷰하고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집필됐다. 단순한 성공 사례 나열이 아니라, 영향력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다섯 가지 축으로 정리했다.
저자는 오늘날 개인이 플랫폼을 통해 스스로 미디어가 되는 흐름을 ‘호모 인플루언서’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는 단순히 유명해진 개인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 자신만의 영향력을 설계하고 확장하는 새로운 인간형을 의미한다.
책은 이러한 변화의 핵심 요인으로 시간, 자아, 관계, 무대, 규칙 등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각각 콘텐츠 생산 방식과 브랜딩, 팬과의 관계 형성, 플랫폼 활용, 수익 구조 설계와 연결된다.
특히 유튜브를 비롯한 영상 플랫폼의 성장과 생성형 AI 기술 확산이 개인 창작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꿨다는 점에 주목한다. 과거에는 기술 숙련도가 진입 장벽이었다면, 현재는 누구나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인간적인 차별성’이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책에는 지무비, 제이키아웃, 김단군 등 국내 인플루언서 사례와 함께 글로벌 크리에이터 미스터비스트(MrBeast)의 전략도 포함됐다. 저자는 이들의 공통점을 “우연이 아닌 설계의 결과”로 해석한다. 저자는 “같은 도구를 쥐고도 누군가는 소비자로 남고, 누군가는 생산자가 된다”며 “중요한 것은 환경이 아니라 선택과 설계”라고 강조했다.
◇ 국방일보 패러독스/ 기국간 지음/ 348쪽·1만9800원·북펀딩
국방일보 출신 미디어 전략가가 공공 미디어의 구조적 한계를 진단한 신간을 출간했다. 언론과 기관지 사이에서 발생하는 통제와 자기검열 문제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분석한 점이 특징이다.
이 책은 비상계엄 상황 속 멈춰버린 미디어를 출발점으로, 관료주의와 권력 구조가 저널리즘에 미치는 영향을 짚는다. 특히 위계, 왜곡, 소통이라는 세 가지 ‘패러독스’를 통해 공공기관 언론이 겪는 한계를 구조적으로 해부했다.
저자는 막스 베버의 관료제 이론과 피에르 부르디외의 개념 등을 토대로 문제를 설명하고, 레드팀 저널리즘 도입과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 등 대안도 제시했다.
◇ 한국의 핵안보 프로젝트 4: 북한의 핵위협과 한국의 억제전략/ 장인순 외 지음/한국핵안보전략포럼 엮음/ 446쪽·3만 원·블루앤노트
“이웃집에 불이 나면 너희 집에 물을 끼얹어라.” 30여 년 전, 로버트 퍼트남(Robert Putnam)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저서 『Making Democracy Work』(1993)에서 소개한 이탈리아 남부의 속담이다. 당시에는 공동체 의식이 결여된 삭막한 문장으로 읽혔을지 모르나, 2026년 오늘날, 대한민국 안보 현실 앞에서는 섬뜩할 만큼 정확한 생존 지침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북한의 핵위협을 과장하거나 선동하기 위한 저작이 아니다. 동시에 북미 대화와 군축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에도 분명히 선을 긋는다. 북핵 위협이 이미 구조적 현실이 된 상황에서, 한국이 어떤 억제전략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묻고 답하는 데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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