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 밥그릇 싸움에 ‘고유가 지원금’ 차질 빚나···경기도, 추경안 무산
2026.05.01 11:35
1조6000억원 민생 예산 처리 결국 불발
도 “민생 볼모” 유감···예비비 활용 추진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경기도의회 본회의가 파행하며 1조6000억원 규모의 경기도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무산됐다. 경기도는 “민생을 정치적 이해관계의 볼모로 삼은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경기도는 1일 입장문을 통해 “경기도가 제출한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이 끝내 처리되지 못한 채 제389회 임시회가 아무 성과 없이 폐회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기도는 “여야는 이미 (추경안에 대해) 합의한 상황이었다”며 “그런데도 기초의회 의원 선거구 획정이라는 정치적인 문제로 추경이 발목 잡히며 끝내 무산됐다”고 했다.
이어 “이번 추경은 고유가·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도민의 삶을 지키고 위축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민생 예산이었다”며 “도민의 삶을 살피고, 지역경제를 살려야 할 대의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처사”라고 밝혔다.
무산된 이번 경기도 1조6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에 편성된 사업비 가운데 70%는 고유가 피해지원금(1조1335억원)이다. 또 극저신용대출(30억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123억원), 여성청소년 생리용품(36억원) 등 다수의 민생 예산이 포함돼 있었다.
경기도는 추경 무산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성립 전 예산 제도를 활용하는 한편 도내 31개 시군과 협의해 시군 예비비를 활용할 방침이다. 당장 시급한 고유가 지원금 지급 등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또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원포인트 임시회를 통해 추경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도의회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SNS를 통해 “선거를 앞두고 모든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하며 정작 시급한 민생 예산은 뒷전이었다”며 “여야가 합의까지 해놓고도, 당리당략에 밀려 무산됐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정치가 민생을 해결하지는 못할망정, 민생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도민에 대한 최소한의 책무도 하지 못하는 정치는 그 존재 이유를 스스로 잃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 열린 경기도의회 본회의는 기초의원 선거구획정안을 두고 갈등을 빚다가 개회되자마자 정회됐다. 기초의원 선거구획정안은 시군의회 의원정수를 463명에서 472명(지역구 415명, 비례 57명)으로 9명 증원하고 일부 선거구의 기초의원 수를 조정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천·성남·부천·안산 등 의원 수가 줄어드는 지역을 중심으로 반발하며 획정안은 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위원회 수정안이 의결되지 못하면서 본회의 역시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구획정안은 개정된 공직선거법 시행일(4월 22일) 후 9일 내 조례안으로 의결하도록 돼 있다. 즉 선거구획정안 법정 처리 기한은 1일까지다. 그러나 휴일인데다가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이라 도의원들이 본회의 정족수를 채울 가능성은 높지 않다.
획정안이 법정 처리시한을 넘기면, 안건을 확정하는 권한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넘어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획정안을 검토해 경기도 조례 대신 선관위 규칙으로 선거구를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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