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의장 교체 앞두고 금리 방향 불확실성 확대
2026.05.01 01:04
이란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및 인플레이션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0% 이상 상승했다. 전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126달러를 돌파해 2022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의 이중 봉쇄 장기화로 원유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불안이 반영된 결과다.
연준은 "중동지역의 상황이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크게 높였다"고 평가했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걸프 지역에서 발생하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있고 그 영향이 얼마나 될지 아직 알 수 없다"고 경고했다.
시장은 당초 연말까지 두 차례의 추가 인하를 예상해왔지만 중동전쟁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이러한 기대를 약화시키고 있다. 전날 회의 이후 금리선물 시장에서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고 내년 상반기 금리인상 가능성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뉴버거버먼의 조셉 퍼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초만 해도 연준은 비교적 명확한 금리 인하 경로를 가지고 있었다"며 "이란 갈등과 유가 충격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고 진단했다.
4월 FOMC는 파월이 주재한 마지막 회의였으며 후임으로 금리인하를 선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워시가 유력한 상황이다.
파월은 지난 2018년 트럼프가 지명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속적으로 파월에게 보다 과감한 금리인하를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투자자들은 워시가 보다 완화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는 최근 인준 청문회에서 트럼프에게 금리인하를 약속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자산운용의 그레그 아벨라 최고경영자(CEO)는 "워시는 금리인하를 강하게 요구하는 행정부와 아직 고용이 이를 뒷받침하지 않는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며 "취임 직후 연준 이사들을 설득해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 드러난 연준 내부 분열은 향후 통화완화 정책을 펼치는 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MAI캐피털매니지먼트의 크리스 그리산티 수석 시장전략가는 연준 분열에 대해 "워시에 대한 경고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반대 의견을 낸 인사들이 '우리가 금리 완화를 지지할 것이라고 당연히 가정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앞으로 많은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몇 년간의 연준의 금리인하와 추가 완화 기대감이 위험자산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연준이 향후 예상보다 매파적 입장을 보일 경우 증시와 국채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뉴라이프 존핸콕인베스트먼트의 매튜 미스킨 공동 최고투자전략가는 "시장과 연준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신임 의장이 비둘기파일 것으로 가정해 왔다"며 "그러나 이번 회의와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금리를 내려야 할 명확한 근거도, 실제로 인하가 이뤄질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맥켄지인베스트먼트의 더스틴 채권전략책임자는 "더 비둘기파적인 위원들조차 중도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제 핵심 논쟁은 하반기에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지, 해야 하는지, 그리고 실제로 할지 여부"라고 말했다.
아울러 파월은 5월15일 의장직 임기 종료 이후에도 연준 이사직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파월은 이번 결정의 배경에 대해 "연준을 상대로 한 일련의 법적 공격들"이 우려스럽다고 밝히며 "이러한 공격은 정치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통화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위협한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의 중앙은행 독립성을 흔드는 것에 대해 맞서는 조치로 풀이된다. 파월이 이사로 남을 경우 연준 내 비둘기파 인사 수가 줄어들어 향후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된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인플레이션 둔화와 노동시장 완화가 9월 금리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유가가 하락할 경우 시장은 빠르게 금리인하 전망을 다시 반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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