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형 구형
2026.01.14 00:56
조은석 내란 특검이 13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求刑)했다.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작년 2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지 352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이날 결심(結審) 공판에서 조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헌정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반국가 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질서 파괴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특검은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은 반성의 기미 없이 하급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감경 사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법정 최저형’인 무기형은 양형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법정형 중 최저형이 아닌 형은 ‘사형’밖에 없다”고 했다. 특검은 “대한민국이 사실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국가라 하더라도, 사형은 공동체가 재판을 통해 범죄 대응 의지와 그에 대한 신뢰를 구현하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과 경찰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는 혐의를 받는다. 위법한 포고령을 근거로 정치인들을 영장 없이 체포·구금하도록 지시하는 등 군경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직권남용 혐의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군과 경찰을 동원해 입법·사법권을 장악하고 정치적 반대 세력을 일거에 제거해 권력을 독점하고 장기 집권할 목적으로 2023년 10월 이전부터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내란을 준비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최후 변론에서 “최소한의 비무장 병력만 동원한 대국민 메시지 계엄을 내란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일체의 적법 절차를 무시하고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려는 시도가 명백한 내란”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 선고는 다음 달 중순 내려질 예정이다.
“피고인 윤석열에게 사형을 구형합니다.”
13일 오후 9시 35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결심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조은석 내란 특검팀의 박억수 특검보가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하자, 방청석에선 “개소리!” 등 고성과 욕설이 터져 나왔다. 굳은 표정으로 박 특검보의 구형 의견을 듣고 있던 윤 전 대통령은 황당한 듯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은 야당의 입법 활동과 공직자 탄핵, 예산 삭감 등을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 행위로 몰아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나 친위 쿠데타에 동참하거나 묵인한 이들이야말로 윤석열 등의 헌정 질서 파괴에 동조한 ‘반국가 세력’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에 빗대 “전두환·노태우 세력이 권력 찬탈을 위해 단행한 조치 이후 44년 만에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박 특검보는 그러면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단죄한 역사적 경험이 있음에도 윤 전 대통령과 공직 엘리트들은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내란을 획책했다”며 “국민들은 비극적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전두환·노태우 세력보다 더 엄정한 단죄가 필요함을 실감하게 됐다”고 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을 건의하고 준비·실행을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게는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민간인 신분으로 ‘부정선거 수사단’을 기획하는 등 계엄의 ‘비선 기획자’로 불리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겐 징역 30년,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된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9시간가량 서증 조사를 통해 막판 변론에 나섰다. 프랑스 철학자 몽테스키외의 삼권분립 원칙을 들어 “대통령의 권한 행사를 법원이 심사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에게 국정 위기 상황을 알리기 위한 ‘경고성 계엄’이라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또 나폴레옹 3세(프랑스)와 우고 차베스(베네수엘라), 히틀러(나치 독일) 등 해외 독재 지도자를 열거하면서 “이들은 선거라는 민주적 절차로 집권한 뒤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며 “현재 대한민국의 어느 정당이 떠오른다”고 했다. 지동설(地動說)을 주장하다 종교재판을 받았던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언급하며 “다수가 언제나 진실을 알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날 결심 공판이 열린 417호 대법정은 특검의 구형과 윤 전 대통령 측의 최후 변론을 듣기 위한 인파로 가득 찼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계엄은 특정 정당이 절대 다수석을 장악하고 입법권·예산권·탄핵권을 앞세워 국가를 비상사태로 몰아넣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선포한 ‘방어적 민주주의’의 발동”이라고 말하자, 방청석에서 지지자들의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법원 앞에서는 빨간 모자를 쓰고 태극기를 든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하루 종일 집회를 이어갔다.
지난 4월 시작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은 이날 9개월 만에 마무리되면서 선고만 남겨두게 됐다. 형법은 내란 우두머리죄를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이 죄를 자백하고 반성하거나 고령이거나 중병을 앓고 있는 경우 재판부 재량으로 감형도 가능해 10~50년의 징역·금고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윤 전 대통령은 감형 사유가 없어 내란죄가 인정되면 무기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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