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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쥐면 기분 좋아져요"... '말랑이' 스트레스 해소법 아시나요?

2026.05.01 09:00

손에 쥐는 장난감 ‘말랑이’ 2030 인기
스트레스 해소 도움 촉감형 아이템 선호
"안전·편안한 느낌이 말랑이 인기 비결"
지난달 21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창신동 동대문완구거리 한 상점. 이곳은 20, 30대처럼 보이는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이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 아닌 촉감형 장난감 '말랑이'. 상점 앞 매대는 두쫀쿠(두바이쫀득쿠키), 순두부, 감자빵, 복숭아를 닮은 말랑이로 가득했다. 손님들은 제품을 하나하나 손에 쥐어 보며 꼼꼼히 비교하고 있었다.

동대문완구거리에서 판매되는 말랑이 가격은 대체로 1개에 1,000~4,000원 선이었다. 최근 가장 인기가 많다는 '감자빵 말랑이'는 개당 1,5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상점을 운영하는 50대 상인 A씨는 "요즘 손님들은 '어떤 게 제일 말랑하냐', '감자빵 말랑이 파냐' 같은 질문을 하며 꼼꼼하게 비교한다"며 "한두 개만 사기보다 친구들과 함께 와 여러 개를 한 번에 구매해 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21일 서울 종로구 완구거리의 한 상점 앞. 손님들이 촉감형 장난감 말랑이를 구경하고 있다. 김희서 인턴 기자.


말랑이 찾아 동대문 향하는 2030



손으로 쥐고 누르면 부드러운 탄성 촉감을 즐길 수 있는 말랑이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30세대 인기를 끌고 있다. 기분 전환용 소비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면서다.

지난달 7일 인스타그램에는 '요즘 2030 동년배들, 동묘 말랑이 투어한다'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들이 언급한 '말랑이 투어의 성지'는 다름 아닌 창신동 완구시장이다. 말랑이 추천, 구매 후기, 자율감각쾌락반응(ASMR· 주로 청각 등 오감 자극으로 인한 감각적 경험)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170만 명을 돌파했고, 해시태그 '#말랑이'가 포함된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8만 개를 넘어섰다.

동대문완구거리 상인들 역시 최근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었다. A씨는 "손님들이 삼삼오오 함께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예전에는 어린 학생들이 주 고객이었는데, 요즘은 연령대를 특정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니도 구매 후기와 촉감 리뷰. ‘니도 헌팅’ 관련 영상이 SNS에 활발히 올라오고 있다. 틱톡 캡처.


말랑이 장난감 열풍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미국에서는 말랑이와 유사한 촉감의 스트레스 해소용 장난감 '니도(NeeDoh)'가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는 니도를 구하기 위해 여러 매장을 돌아다니는 '니도 헌팅'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고, 니도를 판매하는 매장 앞에서 '오픈런'을 하거나 구매 인증 영상을 올리는 것이 하나의 놀이가 됐다. 2024년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가 다수의 해외 방송에서 니도를 자신의 '애착 장난감'으로 소개하며 한국에도 알려졌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최근 니도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몇 시간 만에 재고가 소진되고, 아마존조차 수요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거래 플랫폼 이베이 등에서는 개당 약 5.99달러(약 8,000원)에 판매되던 니도가 약 500달러(약 73만원)까지 치솟은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두쫀쿠, 순두부, 감자빵, 복숭아를 닮은 말랑이들이 장난감 상점 앞 매대에 진열돼 있다. 김희서 인턴 기자.


말랑이 인기 비결은 '스트레스 해소'와 '위안'



2030이 말랑이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평소 말랑이를 자주 구매해 왔다는 취업준비생 류원희(24)씨는 말랑이의 매력에 대해 "특별한 이유라기보다 말랑한 촉감 자체로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평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긴 영상을 시청할 때 말랑이를 함께 만지는 편이라는 류씨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말랑이는 실생활에서 편리하고 유용한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인스타그램에서 '#말랑이'를 검색하면 동대문완구시장 방문 후기부터 말랑이 추천, 촉감 리뷰 등 다양한 게시물이 보인다. 인스타그램 캡처.


말랑이는 개인의 취향을 넘어 2030의 '멘털 관리 도구'로도 자리하고 있다. 류씨는 "함께 회사 생활을 한 동료 중에 말랑이를 좋아하는 분이 있었는데, 업무가 몰리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말랑이로 해소하더라"라고 전했다. 지난달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도 "말랑이가 주는 안정감이 크다"며 "직장인들에게 추천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인스타그램에서도 시험 기간이나 업무가 많은 날, 또는 번아웃이 온 상황 등에서 심신의 안정을 위해 말랑이를 찾는다는 반응이 많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말랑이를 경험한 이들의 후기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커뮤니티 캡처.


전문가들은 말랑이의 인기 요인으로 촉감이 주는 정서적 효과에 주목했다. 김채연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는 한국일보에 "촉각은 오감 중 유일하게 우리 몸에 직접 닿는 감각"이라며 "말랑하거나 부드러운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느끼는 감촉은 안전하고 편안한 감정을 훨씬 더 직접적으로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슬라임과 스퀴시, 뽁뽁이, 부드러운 패브릭 소품 역시 형태만 다를 뿐 촉각적 만족과 정서적 안정을 준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몸을 움직여 감각을 확인하는 과정 자체의 흥미도 작용한다고 봤다. 그는 "말랑이와 같은 장난감은 얼마나 말랑한지 알려면 직접 눌러봐야 한다"며 "몸을 움직여 감각을 획득하는 과정 자체가 흥미를 만들고, 심리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직접 몸을 움직여 관여하는 행동에 따르는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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